올해 6월 광의 통화 증가율 9.9% 큰 폭 늘어경제주체 유동성 단기화…시장 쏠림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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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코로나19 정책대응 과정에서 기업의 유동성 공급이 크게 확대되며 통화 증가율이 빠르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의 유동성 확대가 실물경제 충격 완화에 기여하고 있으나 최근 불확실성 확대로 단기화된 시중 자금이 자산시장으로 쏠릴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국은행은 5~8월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대상으로 작성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시중 유동성 상황을 판단하는 데 주로 활용되는 통화지표인 M2(광의 통화) 증가율(평잔)은 2019년 12월 7.9%에서 올해 6월 9.9%로 큰 폭 상승했다.

    올해 통화 증가율이 급상승한 것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한은의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와 정부의 기업자금 지원정책 등으로 금융기관의 기업신용으로의 유동성 공급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실제 상반기 중 은행 및 비은행의 기업신용은 125조2000억원 증가해 한은의 통계 작성(2001년 12월) 이래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총신용 증가율을 봐도 6월 기준 9.2%로 기업 신용의 기여도가 5.7%포인트 상당 부분을 차지했다.

    기업에 대규모로 공급된 유동성은 대부분 코로나19의 충격을 극복하기 위한 기업의 영업활동에 활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제조업과 도·소매업을 중심으로 운전자금대출이 대폭 확대됐다. 

    한은은 기업부문 중심의 유동성 확대가 기업의 자금사정을 개선하고 원활한 영업활동을 지원함으로써 코로나19에 따른 실물경제 충격을 완화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시장금리가 최저 수준으로 하락하고 코로나19로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시중 유동성이 단기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단기화 자금이 수익추구를 위해 자산시장 등으로 쏠릴 가능성이 우려된다.

    실제 가계, 기업 등 경제주체들은 보유한 통화의 상당 부분을 단기성 금융상품으로 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반기 중 M2 증가액을 금융상품별(M1 및 M1 제외)로 나눠보면 수시입출식예금, 요구불예금 등으로 구성된 M1은 133조원 증가해 전체 M2 증가액(164조9000억원)의 80.7%를 차지했다.

    반면 정기예금, 수익증권 등 M1에 포함되지 않는 중장기성 금융상품은 31조9000억원 소폭 증가에 그쳤다.

    이는 저금리에 따른 중장기성 금융상품의 금리 유인이 약화되고 기업 조달 자금의 단기운용 등에 주로 기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