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윈터스 회장 방한, 임직원 회동에서 인력·점포유지 뜻 밝혀박종복 SC제일은행장 “소매금융 확대, 복합점포 신설할 것”2022년부터 차세대 시스템 도입, 2027년까지 1700억원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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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한 중인 빌 윈터스 스탠다드차타드(SC)그룹 회장이 임직원들에게 “코로나19로 인한 구조조정은 하지 않을 것이며, 점포폐쇄도 신중히 하겠다”고 밝혔다.
18일 은행권에 따르면 빌 윈터스 회장은 지난 10일 박종복 SC제일은행장을 비롯한 노동조합 관계자들과 회동한 자리에서 제일은행 현안에 대한 대화 중 이같이 말했다. 빌 윈터스 회장은 지난달 30일 방한해 한 달 일정으로 머무르고 있다.
이날 김동수 제일은행 노조위원장은 비대면 영업 활성화로 점포폐쇄가 가속화 한 상황이지만 은행업 라이선스 유지를 위해서는 현재 수준의 점포 유지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빌 윈터스 회장은 “수익이나 비용도 감안해야 하지만 가장 최우선으로 고려해야하는 건 고객”이라며 “고객을 최우선으로 하는 일련의 노력들이 수반된다면 일정 비용이 발생하더라도 충분히 점포 유지를 위한 비용은 상쇄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당분간 점포폐쇄는 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지방 구도심 내 있는 점포를 새로운 상권지역으로 이전해 영업해보자는 제안에 대해서는 “고려해보겠다”고 답했다.
제일은행의 국내점포(지점·출장소) 수는 2015년 말 254개에서 올해 3월 말 215개로 5년여 사이 15%(39개)가 줄었다.
윈터스 회장은 코로나19로 인한 구조조정을 계획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구조조정은 절대 하지 않겠다”고 일축했다.
SC그룹은 올해 상반기 전 세계 현지법인을 대상으로 수백명 규모의 감원을 시행할 계획으로 알려져 왔으나 한국은 제외됐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윈터스 회장은 한국방문 이유에 대해 “올 가을 동북아시아·범중화권 지역본부(GCNA, Greater China & North Asia) 방문 계획이 있었는데 한국 시장이 규모가 크고 한국 내 방역상황이 양호해 고객과 직원을 만날 수 있어 먼저 방문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당초 홍콩과 중국을 방문하려 했으나 코로나19로 외국인의 입국이 어려운 상황이고, 싱가포르는 전 직원이 재택근무를 하고 있어 차선책으로 한국방문을 먼저 온 것으로 보인다. 윈터스 회장은 이미 영국에서도 재택근무를 6개월간 해왔다.
이날 회동에서 박종복 SC제일은행장은 제일은행 비즈니스를 소매금융을 중심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제일은행 한국법인은 SC그룹이 선정한 RB(retail banking·소매금융)비즈니스 육성 대상 10개국 중 하나다.
제일은행은 또 IT 전산시스템 고도화 등 차세대 시스템 도입에 나서기로 했다. SC그룹이 2022년부터 2027년까지 IT 차세대 시스템 도입을 위해 1700억원 규모의 투자를 결정했는데 이 투자대상에 한국도 포함된 것이다.
은행과 증권을 결합한 복합점포도 신설할 예정이다.
박종복 행장은 이날 회동에서 “제일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증권업 라이선스를 이용해 투자상품판매에 대한 판로를 개척할 수 있도록 복합점포 개설을 준비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감독당국의 자산관리 상품 규제 강화에 대비하겠다”고 밝혔다.
잇따른 사모펀드 환매중단 사태로 은행의 사모펀드 등 투자상품 영업이 위축·제한되자 복합점포로 판매채널을 확대해 수익활성화에 나서겠다는 의미다.
그러면서 “복합점포 신설을 위한 전산 개발에 100억원 규모의 투자가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빌 윈터스 회장은 방한기간 중 본격적인 대내외 소통행보를 밟고 있다. 금융당국과 인터넷은행의 대표들과 연일 회동을 소화하고 있는데 지난 16일에는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을, 17일에는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와 만남을 가졌다.
18일에는 내년 토스뱅크(가칭)를 출범하는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와 만났다. 제일은행은 토스뱅크의 지분 6.67%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오는 22일에는 은성수 금융위원장과도 회동할 예정이다.
이밖에도 부산을 방문해 부산베네시티지점과 온천동지점을 방문, 지역본부장과 직원들을 만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