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사려깊지 못한 발언" 사과
  • ▲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오른쪽)와 이동걸 산업은행장이 22일 서울 중구 웨스턴조선호텔에서 열린 이해찬 전 대표의 전기 '나의 인생 국민에게' 발간 축하연에서 대화하고 있다.ⓒ연합뉴스
    ▲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오른쪽)와 이동걸 산업은행장이 22일 서울 중구 웨스턴조선호텔에서 열린 이해찬 전 대표의 전기 '나의 인생 국민에게' 발간 축하연에서 대화하고 있다.ⓒ연합뉴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최근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의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한 건배사 '가자, (민주당 정권)20년'에 대해 결국 사과했다.

    이 회장은 24일 산업은행 보도자료를 통해 "고별의 자리라는 성격을 감안해 정치 원로의 노고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 한 건배사로 정치적 의도는 전혀 없었다"며 "사려 깊지 못한 발언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앞으로 발언에 더욱 신중을 기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회장은 지난 22일 열린 이 전 대표의 전기 만화책 '나의 인생 국민에게' 발간 축하연에 참석해 "이 전 대표가 당대표를 맡으시며 정말 많은 일을 하셨다"며 "저한테 가장 절실하게 다가온 말 중 하나는 '우리가 (민주당 정권을) 20년 (유지)해야 한다'는 말씀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전 대표가 국무총리 등을 하시면서 민주정부가 벽돌 하나하나 쌓아 열심히 쌓아 놓으면 그게 얼마나 빨리 허물어지는지 보셨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행사에 참석한 민주당·정부·지방자치단체·공기업·민간기업 관계자들에게 건배사를 제안하며 "이 전 대표의 말씀을 깊이 마음에 새기고 열심히 하자는 취지에서 제가 구호 두 가지를 제안하겠다"며 "'가자'고 말씀드리면 모두가 '20년'을 말해달라"고 요청했다. 

    "각자 30년, 40년을 부르셔도 되고 마음 내키는 대로 불러달라"고도 했다. 그러자 장내에서는 "가자! (민주당 정권)20년!"의 구호가 우렁차게 울려펴졌다.

    당장 정치인이 아닌 국책은행 수장이 공개 석상에서이 전 대표의 '집권 20년론'을 거론하며 '가자, 20년'이라고 건배사를 제안한 것에 대해 적절치 못한 발언이었다는 비판이 나왔다.

    정치적 중립이 요구되는 금융공기업 수장의 입에서 여당의 장기 집권을 바란다고 노골적으로 선포한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이 회장은 얼마 전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연임을 확정받아 이달 11일부터 3년의 임기가 다시 시작된 상황이어서 논란은 더 가중됐다.

    야당은 이 회장의 '민주당 정권 20년 건배사'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 회장의 건배사에 대해 "정치적 중립을 엄격히 지켜야 할 산업은행 회장에 대해 엄격히 책임을 묻겠다"고 불쾌감을 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