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기시험 재응시 불발 시 내년도 전공의 25% 축소 우려한희철 이사장 “코로나 응급상황서 형평성보다 우선순위 따져야” 미적지근 대응했던 ‘野’… 의사 미배출 문제로 본격 대응할지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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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주간 이어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가 오늘(22일) 종합감사로 막을 내린다. 현시점 가장 중요한 안건은 ‘의사 국가고시 실기시험’ 재응시 문제다. 여야의원들의 공방이 예고된 상황이며, 이를 통해 해결점을 찾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종합감사에서 최종적으로 결론이 나지 않으면 의사국시 실기시험 재응시는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이럴 경우, 내년도 대학병원 내 인턴, 레지턴트 등 전공의 25%는 사라진다. 코로나 시국 속 의료공백이 현실화되는 것이다.한희철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 이사장(고대의대 생리학교실 교수)은 종합감사를 앞둔 21일 본지를 통해 여야의원 및 대국민 대상으로 의사국시 재응시 필요성에 대해 호소했다.한 이사장은 “응급상황에서 형평성은 고려돼야 할 사안이 아니다. 응급실에서도 중증환자를 먼저 보는 것이 원칙이다. 코로나19 사태가 이어지며 의료인력 확보가 최우선 과제다. 우리는 지금 이 문제에 대해 논해야 한다”고 언급했다.매년 3000명의 의사가 배출되고 있는데 갑자기 2700명의 공백이 발생하는 것은 진료체계가 흔들리는 구조로 변화하는 것이고, 결국 이 문제는 환자들의 불편함으로 전이될 것이라는 분석이다.그는 “주요 대학병원장들이 선두에 나서 의사국시 재응시 문제를 호소하는 것도 바로 이 부분 때문이다. 이번 의사국시 사태를 풀어야 감염병 위기로부터 국민 건강권을 지킬 수 있게 된다. 이는 절대로 협박성 발언이 아니다. 이미 예견된 문제라 우려가 커지는 것”이라고 말했다.국내에서는 의대생 단체행동에 대한 ‘괘씸죄’와 형평성 문제로 재응시 문제를 풀지 못하고 있지만, 이탈리아의 경우는 지난 3월 코로나19 확산에 의료인력 확충을 위해 졸업 예정인 의대생 1만명을 의사자격시험 면제 후 현장에 투입하기도 했다.좀체 잡히지 않는 코로나19 사태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의사를 배출하지 못하면 그 공백에 따른 환자 진료 및 수술이 미뤄지는 등 ‘부수적 피해’가 따라올 것이라는 분석이다.한 이사장은 “종합감사에서 이러한 상황을 면밀히 살펴보길 간곡히 부탁한다. 그간 의대생들의 행보를 두고 국민과 국회가 좋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는 것은 인정한다. 그렇지만 내년에 닥칠 현실적 문제를 생각해달라. 선배로서 사과를 말씀을 올린다”고 밝혔다.◆ 의사국시 논란, 야당의원들 대응 여부 ‘관전 포인트’의사국시 실기시험 재응시 여부는 종합감사에서 여야 공방이 벌어진 후 최종 정리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문제는 야당이 이 문제에 대해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는 점이다.여당은 지난 국시원 국감에서 국민 여론조사 결과 등을 근거로 의사국시 실기시험이 재응시 관련 형평성 문제를 지적했다. 여기에 지난 지각생 구제사건, 부정행위 등 시험 자체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그러나 야당 측은 ‘재응시 분위기’만 풍겼고 적극적 대응은 하지 못했다.당시 전봉민 국민의힘 의원은 “시험을 안 본다고 했을 때 다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이해해주고, 원만히 잘 해결해달라”고 말했다.약사 출신 서정숙 의원도 “소통과 협상에 미비가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의대생들이 국시 거부로 의사 표현을 한 것이다.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함께 노력한다는 자세로 풀어나가자”라고 언급했다.강기윤 의원 역시 “병원장들이 백방으로 안타까움을 호소하며 구제를 요청하고 있다. 의대생들이 법을 어겼다고 재단하게 되면 제2차 3차로 파생되는 문제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이번 종합감사에서 의사국시 문제는 핵심 주제로 거론될 것으로 관측된다. 지금까지 ‘말 아끼기’ 전략을 썼던 야당의원들이 관련 의사 미배출 문제의 심각성을 드러낼 수 있는지 여부가 관전 포인트다.의사국시 실기시험 일정은 내달 20일에 마무리되지만, 약 6주 가량 소요되기 때문에 종합감사와 동시에 정리돼야 재응시 가능성이 열린다. 의료계는 복지위 종합감사를 앞두고 초긴장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