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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월세상한제, 계약갱신청구권 등 새 임대차법 시행 이후 서울 아파트 전세매물이 '품귀현상'을 지속하며 69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서울 중저가 일부 단지에서는 전셋값이 급등해 집값을 추월하는 등 불안한 조짐을 보이면서 집값상승을 부추기는 양상이다.
22일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 상승률은 0.08%로 지난주와 동일한 상승폭을 기록했다. 69주 연속 상승세다.
신규 입주물량이 감소하고 청약대기 수요, 거주요건 강화 등으로 매물부족 현상이 지속되는 가운데 가을철 이사수요까지 유입되며 상승세가 꺽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감정원 관계자는 "저금리 장기화로 유동성 확대 영향이 있는 가운데, 거주요건 강화 및 계약갱신청구권 시행 등으로 매물부족이 지속되고 있다"며 "교육·교통 양호한 지역과 역세권 및 직주근접 지역 중심으로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디"고 설명했다.
강북의 경우 노원구(0.10%), 용산구(0.10%), 성북구(0.09%) 등이 교육환경이 양호한 중저가 단지와 역세권 단지 위주로 올랐다. 강남에서는 전체적으로 매물 부족이 지속되는 가운데, 송파구(0.11%), 강남구(0.10%), 서초구(0.10%), 강동구(0.10%) 등 서울 평균을 웃도는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서울 일부 단지에서는 아파트 전셋값이 매매가격을 추월하는 기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양천구 신월동 '해태' 전용 59는 지난달 2억5000만원에 실거래됐다. 최근엔 같은 면적의 전세 매물이 2억8000만원에 계약돼 3000만원이나 비싸게 전세거래됐다.
전세가격 신고가 경신도 이어지고 있다. 강남구 '도곡렉슬' 전용 84㎡는 지난달 28일 15억5000만원으로 역대 최고가에 전세계약이 체결됐다.
업계 한 전문가는 "서울 및 수도권 전셋값은 최근에 입주물량이 부족하다보니 가격이 오르고 있다"며 "임대차법으로 물량 자체가 적고 3기신도시 등 청약대기 수요까지 겹치면서 집값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와 마찬가지로 0.01% 오르며 9주째 매수인과 매도인의 줄다리기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지난주 하락 전환했던 강남구도 보합전환했다.
인천 아파트 값은 전주 0.08%에서 0.12%로 상승률이 확대됐다. 부평구(0.17%), 미추홀구(0.16%), 연수구(0.15%) 등 전 지역에서 상승폭이 확대됐다.
경기 역시 지난주(0.10%)보다 상승폭이 커진 0.14% 상승을 기록했다. 비규제지역인 김포시(0.51%)가 구래·장기동 등 개발기대감(GTX-D)이 있거나 상대적 저가 단지 위주로 상승했다.
고양 덕양구(0.31%), 일산동구(0.22%), 성남 분당구(0.20%), 용인 수지구(0.19%) 등도 교통호재가 있는 단지 위주로 평균을 웃도는 상승률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