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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배당 시즌을 앞두고 배당주들의 주가가 상승하고 있다. 올해 코로나19 사태 이후 기술·성장주들이 강세를 보이면서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배당주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모습이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은행업종은 26일 기준 지난 9거래일간 9.7%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1.5% 하락한 것과 비교된다.
같은 기간 종목별로는 하나금융지주(12.1%), 신한지주(10.7%), KB금융(9.4%), 우리금융지주(6.7%)가 상승했다.
보험업종도 마찬가지다. 같은 기간 KRX보험업종은 8.2% 올랐고, 세부 종목별로 메리츠화재(11.8%), 현대해상(14.9%), 삼성생명(8.3%), 삼성화재(6.6%) 등도 상승했다.
펀드 사태 리스크로 제한적이지만 증권업종 역시 상승하고 있다. KRX증권업종은 3.4% 올랐고, 종목별로는 대신증권(13.1%), NH투자증권(4.6%), 삼성증권(3.9%) 등이 강세를 보였다.
찬바람 부는 배당주 계절이 다가오자 관련 주가가 눈에 띄게 상승하고 있는 것이다. '찬바람 불면 배당주를 담으라'는 증시 격언은 배당 지급 시기인 12월을 앞두고 연말 배당 기대감이 커지는 10~11월쯤 배당주가 강세를 보이는 데서 유래됐다.
기술·성장주 랠리에 밀려 올해 내내 배당주는 부진했다. 코스피가 26일 기준 연초 대비 7.8% 오른 반면 코스피 고배당 50지수는 7.4% 하락했다.
보통 배당주들은 경기민감 가치주 성향을 보이는데, 올 상반기 코로나19로 이들 업종에 대한 실적 신뢰도가 낮아진 것이 주가 약세 요인으로 작용했다. 저금리 환경이 가치주 대비 성장주의 투자 매력을 부각시켜준 점도 주가 하락을 심화했다.
박수민 신영증권 연구원은 "금융주의 경우 유례 없는 저금리 시대의 배당주로 각광 받을 수 있는 섹터임에도 배당주로서의 매력보다 낮은 금리로 인한 펀더멘털 우려가 더 부각됐다"고 설명했다.
국내외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연말을 앞두고 배당주에 대한 관심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불복 우려, 이란과 러시아의 대선 개입 뉴스 등 대외 정치 불확실성으로 투자자들이 큰 베팅을 꺼릴 가능성이 있는데다가 미국과 유럽 내 코로나19 재확산 우려에 따른 불확실성도 주가의 방향성을 불분명하게 만들 수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
이재윤 SK증권 연구원은 "계절적으로 연말을 앞두고 배당주가 강세를 보이는 경향이 있다. 특히 올해는 불확실한 대외 상황 속에서 배당주에 대한 관심 높아질 수 있다"면서 "이같은 상황에서 안전하게 연말 배당을 받을 수 있는 종목들과 우선주 등이 대안으로서 관심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이 연구원은 "코로나19 사태 등 불확실성이 높아 배당 금액을 예상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배당 여력을 나타내는 순이익이 양호한지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