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 전 수석부원장, 퇴임 5개월 만에 서울보증보험 사장 도전금감원 노조 "선 후보선정/후 취업심사 꼼수, 취업금지기간 위반 답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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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감독원 노동조합이 퇴임 5개월 만에 서울보증보험 사장 면접 후보에 오른 유광열 전 수석부회장을 공개 비판했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금융감독원지부(금감원 노조)는 9일 성명서를 내고 "4급 이상의 금감원 직원은 퇴직 직전 3년간 본인이 수행한 업무와 관련 높은 회사에 취업할 수 없는 사정을 감안하면 납득하기 어려운 행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유 전 수석부원장은 금감원 인사를 관장하는 인사윤리위원회 위원장을 3년 가까이 맡았고 올해 3월부터 금감원 보험업무를 총괄했다"며 "이 같은 사정을 감안하면 금감원의 검사를 받는 서울보증보험 사장 자리는 당분간 피하는 게 상식이자 도리"라고 목소리를 높혔다. 

    금감원 노조는 "금감원 수석부원장 이후 서울보증보험과 수출입은행을 거쳐 금융위원장의 대업을 이룬 최종구 전 위원장의 길을 답습할 수 있다고 기대하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성명서에 따르면 최 전 위원장은 금감원 수석부원장에서 물러난 지 1년 만에 서울보증보험 사장 자리에 앉았다. 박근혜 정부 당시 공직자윤리위원회는 금감원에서 인사와 보험 총괄 담당자가 취업금지기간(3년)이 지나지 않은 상태에서 서울보증보험 사장에 취임할 수 있도록 허가해준 바 있다. 

    금감원 노조는 "최 전 위원장은 공직자윤리위원회의 심사를 먼저 받고 서울보증보험 사장 자리를 차지했지만, 유 전 수석부원장은 심사도 받지 않고 사장 자리에 먼저 응모했다"며 "공직자윤리위원회를 상대로 '웬만하면 재취업을 승인하라'고 겁박하는 모양새"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어 "마치 지주회장의 거수기인 사외이사들이 현직 회장을 단독 후보로 추천해 주주총회의 의결절차를 무력화시키는 장면을 보는 것 같다"며 "이대로 유 전 수석부원장이 서울보증보험 사장에 임명된다면 금감원의 검사 업무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을 위험이 높다"고 밝혔다.

    금감원에서 업무지시를 하고 승진 인사를 했던 인물이 피검회사의 사장이라면 담당 검사부서 직원들이 불편함을 느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유 전 수석부원장이 최소한의 양심이 있다면 금감원과 업무 관련성이 높은 자리에는 3년이라는 취업금지 기간을 지켜주길 바란다"며 "금감원이 여러 악재로 여러운 상황인만큼 개인의 영달만 쫓는 행동은 자중해주길 바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