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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연이은 강도높은 규제에도 수도권과 지방간 아파트 청약시장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다. 규제가 센 서울에서 분양한 단지들은 역대급 청약경쟁률을 기록하는 반면 규제가 덜한 지방에서는 오히려 미분양이 속출하는 기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해 서울에서 분양한 단지의 평균 청약경쟁률은 68대 1을 기록했다. ▲2017년 13대1 ▲2018년 30대1 ▲지난해 32대1 등 지속적으로 증가하다 올해는 지난해의 2배를 넘어선 모습이다.
특히 최근 분양한 단지 중 가장 청약경쟁률이 높았던 곳은 서울 강동구에서 분양된 '고덕 아르테스 미소지움'으로, 역대 서울에서 분양된 최고 청약경쟁률인 537대 1을 기록했다. 기존 최고 경쟁률인 지난 8월 분양한 'DMC SK뷰 아이파크 포레'의 340대 1를 불과 두달 만에 훌쩍 뛰어넘는 경쟁률이다.
이 단지는 지난 7월말 본격 시행된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된 첫 단지로, 분양가가 시세보다 저렴해 인기를 끌었다는 평가다. 상한제 시행 이후 서울에서 분양하는 단지가 대폭 줄어든 것도 경쟁률 상승에 한몫했다.
지난달 경기권에서는 과천 지식정보타운에 분양된 '과천 푸르지오 오르투스'가 192가구 모집에 10만2693건이 몰리며 535대 1을 기록하며 가장 경쟁이 치열했다. 이 단지 역시 공공택지에서 공급하는 분양가상한제 적용 민영주택으로 주변 시세보다 저렴하게 공급됐다.
반면, 지방 부동산의 청약시장은 미분양을 연이어 기록하고 있다. 청약홈에 따르면 지방 중소도시에서 지난 7월부터 10월까지 분양한 33개 단지 중 70%인 23곳이 1순위 청약 미달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지난달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 총 2만8309가구 중 67.6%인 1만9143가구가 지방 중소도시에 있다. 이에 비해 서울은 미분양이 54가구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52가구가 준공후 미분양 단지다.
또한 다주택자들의 세 부담을 강화한 '7·10부동산대책' 이후 지방 아파트 매물이 늘었났다. 양도세와 보유세 부담이 늘어난 다주택자들이 '똘똘한 한채'만 남기고 지방 소유 주택을 우선 매도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업계 한 전문가는 "1가구 1주택을 강조하는 정부 정책이 이어질수록 부동산 시장 양극화는 심해질 것"이라며 "지방 중소도시의 부동산 시장은 외지인 수요가 빠지면 지탱되기 힘든 구조인데 정부 규제로 외지인들이 빠져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