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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월세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을 주된 내용으로 한 새 주택임대차보호법 시행 이후 사상 최악의 전세난이 계속되면서 빠른 시일내에 입주할 수 있는 후분양 단지가 인기를 끌고 있다. 빠른 입주뿐 아니라 단기간에 시세차익까지 거둘수 있다보니 청약경쟁률이 치솟고 있다.
17일 한국감정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 10일 1순위 청약접수를 받은 서울 강북구 '수유동 북한산 스카이뷰' 아파트는 55가구 모집에 1939명이 신청해 1순위 평균 청약경쟁률 35대1을 기록했다. 83㎡A타입은 1가구 모집에 618명이 몰리기도 했다.
이 곳은 후분양으로 공급되는 단지로 올해안에 입주할 수 있다는게 장점이었다. 이에 인근지역의 전세 세입자들이 대거 청약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워낙 소규모 단지인데다 분양가가 주변시세보다 다소 비싸게 책정돼 인기를 장담할 수 없었다"면서 "하지만 최근 전세난이 심각한 상황에 서울내 분양이 없다보니 빠른 입주를 원하는 세입자들이 대거 몰렸다"고 설명했다.
지난 6월 서울 동작구에서 공급한 '상도역 롯데캐슬(950가구)'도 1순위 모집에서 23대1이라는 높은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 단지 역시 후분양아파트로 내년 2월 입주 예정이다.
특히 이 단지의 분양권은 지난 9월 전용 59㎡가 11억500만원에 거래됐다. 분양가가 9억1300만~9억9800만원인 점과 비교하면 1억원 이상 웃돈이 붙은 것이다.
지난 4월 준공된 경기 과천시 '과천 푸르지오 써밋(1571가구)'도 후분양단지였다. 지난해 8월 후분양으로 내놓은 분양가는 전용 59㎡가 10억7750만~11억1720만원이었다. 최근엔 14억9500만원에 실거래되고 있어 1년도 안돼 4억~ 5억원 이상 올랐다.
그렇다고 모든 후분양아파트가 인기를 끈 것은 아니다. 이달초 경기 평택시에서 최초 후분양 아파트로 분양한 'D아파트'는 1순위 청약에서 전체 미달됐다. 이미 이 일대에는 1블록과 2·4블록에서 3000여가구가 지난해 입주를 끝내면서 공급물량이 많았기 때문이다.
한편 역대 최대 규모의 재건축사업으로 꼽히는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1만2032가구)'는 당초 선분양을 추진했지만 분양가 책정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후분양으로 기울고 있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올 하반기 분양예정이던 재건축단지들이 후분양을 선택할 경우 공급절벽은 더욱 장기화될 전망"이라며 "갈수록 전세난이 심각해지면서 후분양아파트 인기는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