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분양물량 6만가구로 잠정집계, 전년동기比 2배코로나19로 미룬 공급 재개, 내년 규제 회피 목적도
  • 새해를 앞두고 주택 분양 열기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건설사들이 막판 공급에 나서면서 전통적 비수기로 꼽히는 12월에도 내집마련을 위한 실수요자들 발걸음이 분주하다.

    14일 분양업계에 따르면 이번달 분양물량은 전국 7만7200가구중 약 6만가구에 달하는 것으로 잠정집계됐다. 작년 12월 3만가구였던 규모와 비교하면 2배나 많은 수치다. 업계 관계자들은 통상 연말에는 공급물량이 급감하는데 올해 이례적인 현상이 나타났다고 입을 모은다.

    이달 서울에서는 민간보다 공공분양 물량이 더 많은 편이다. 지난주 청약접수를 실시한 위례포레샤인15, 17단지(각각 394가구, 1282가구)에 10만명이 몰리는 등 역대급 경쟁률을 기록했다. 

    현재 시장의 관심은 오는 18일 견본주택을 개관하는 서울 강동구 강일동 '힐스테이트 리슈빌 강일'에 쏠려있다. 한동안 분양물량이 한 건도 없었던 서울에서 가뭄 속 단비로 평가받고 있다 힐스테이트 리슈빌 강일이 들어서는 고덕강일지구는 서울 시내 조성되는 마지막 택지개발지구로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는 곳이다. 총 809가구 규모로 전용 84㎡는 7억원, 전용 101㎡는 8억원대에 공급될 전망이다. 

    특히 전용 101㎡ 물량은 247가구 중 123가구가 추첨물량으로 배정돼 1주택자들도 기존주택 처분 조건에 서약하면 청약에 접수할 수 있다. 전체물량의 50%는 서울, 나머지는 수도권 거주자에게 공급되고 청약시장에서 소외받던 1주택자들에게도 추첨물량 기회가 주어지는 만큼 경쟁 또한 치열할 전망이다.

    수도권에서는 인천 연수구 송도동 '송도자이 크리스탈오션(1503가구)', 성남시 고등동 '판교밸리자이(350가구)', 화성시 봉담읍 동화지구 '봉담자이 라피네'(750가구) 등 민간분양 물량이 대기 중이다.

    최근 세자릿수 경쟁률을 기록하는 지방에서도 대규모 공급이 예고돼있다. 두산건설은 오는 15일 부산시 사하구 장림1동에 '두산위브더제니스 센트럴 사하(1301가구)' 일반분양 청약접수를 받는다. 부산 사하구는 비규제지역이다보니 대출이나 청약자격이 까다롭지 않아 더욱 각광받을 가능성이 크다. 

    충남 아산시에는 호반건설이 대규모 브랜드 타운을 조성한다. 충남 아산시 탕정면 갈산리 일대에는 무려 3027가구인 '호반써밋 그랜드마크'가 들어선다.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돼 평당 분양가가 1050만원으로 책정됐고, 오는 23일 1순위, 24일 2순위 청약을 받는다.

    강원도 강릉시 내곡동에는 GS건설이 총 918가구 규모 '강릉자이 파인베뉴'를 선뵌다.최근 5년간 신규분양이 없었던 강릉에 새 아파트가 공급되는 만큼 지역 주민을 비롯해 내집마련을 준비 중인 수요자들의 청약 접수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상반기 코로나19와 각종 규제로 분양 일정을 미뤄둔 건설사들이 내년을 앞두고 물량 밀어내기 공세를 펼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한다. 게다가 내년부터 시행되는 분양권 규제를 앞두고 물량을 시장에서 최대한 해소하려는 포석도 깔려있다.

    현행 세법상 분양권은 주택수에 포함되지 않지만 내년 1월1일부터 조정대상지역에서 취득하는 분양권은 양도소득세 계산시 주택수에 포함된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올해말까지 분양권을 취득하면 1세대 1주택자 비과세 혜택을 보거나 다주택자 중과세를 피할 수 있어 관심을 보이는 이들이 많다"며 "건설사 입장에서도 내년 부동산 정책이 어떻게 바뀔지 예측하기 힘들어 연말 물량을 대방출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