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조까지 1.5~2년 소요후판투입 1년 후에나전체 수주 지난해 비해 적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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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스코, 현대제철이 2021년 후판사업에서 웃을 수 있을까.

    최근 국내 조선사들이 연말 릴레이 수주에 성공하며 후판 공급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철강사들의 표정은 그리 밝지 못하다.

    건조까지 2년여 소요되는데 비해 당장 내년 후판 수요전망이 높지 않기 때문이다.

    29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그룹은 올해 수주 목표액 110억 달러의 91%를 달성했다.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달성율 역시 75%, 65%로 집계됐다.

    특히 이들은 11~12월 두 달에만 113억달러(12조5000억원)를 수주하는 뒷심을 발휘했다. 이 기간 전 세계 발주량의 70%를 국내 조선 빅3가 독식한 것이다.

    연말 조선사들이 릴레이 수주에 성공하자 포스코, 현대제철 등 국내 철강사들은 내심 후판가격 회복을 기대하는 눈치다. 이들은 조선 3사에 선박 건조의 주요 자재인 후판을 공급하고 있다.

    철강사들의 바람에도 내년 협상 역시 쉽지 않게 흘러갈 가능성이 크다. 조선사들의 연말 수주 효과가 내년에 당장 나타나지 않을 뿐더러 실제 수주량도 예년에 비해 적기 때문이다.

    조선사들이 통상적으로 수주에서 건조까지 걸리는 기간은 1.5년에서 2년 사이다. 선종에 따라 다르고 LNG선 같은 고부가가치 선박의 경우 일반 선박에 비해 더 길다.

    후판이 투입되는 시기 또한 수주에서 대략 1년 정도 걸린다. 다시 말해 올 연말 수주 효과는 2021년 말이나 2022년 쯤 돼야 철강사들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얘기다.

    조선사들 수주 달성율이 높은 것은 이들이 목표치를 낮춰잡은 영향도 있다.

    실제 현대중공업그룹은 올해 10월 수주 목표치를 150억달러에서 110달러로 내렸다. 당초 목표치로 진행했으면 91% 달성율이란 숫자는 도출될 수 없었던 것이다. 

    조선사들은 내년 역시 어려운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올해 수주 달성율이 지난해에 비해 높아 보이지만, 실제 수주량은 전년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일례로 현대중공업그룹의 올해 수주 달성율은 91%로 지난해 82%보다 9%P 높다. 하지만 실제 수주액은 올해 100억달러, 2019년 130억달러로 지난해가 많았던 것을 알 수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연말 잇달아 수주에 성공하며 뭔가 물량이 많아진 것처럼 보이지만 이는 착시효과"라며 "실제 수주량은 지난해에 비해 적다. 이 말은 곧 내년과 내후년까지 어려움이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철강사들은 조선사들 상황과 무관하게 내년에는 후판부문 수익성 회복을 추진하겠단 입장이다.

    올해 상반기 톤당 3만원 인하를 감행했고, 최근 철광석 가격 또한 톤당 160달러를 오르내리는 등 원가압박이 심해 더 이상 양보는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후판 부문 누적 적자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며 "더 이상 조선사들 입장을 봐줄 수 있는 처지가 아니다. 우리 역시 내년에는 꼭 수익성을 회복해야 하는 절실한 입장에 처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