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격 택배연대에 반발… 온건성향 기사들 동조한 달 만에 400명, 8개 지회 창설민노총-한노총 대리전 양상도
  • ▲ 민주노총 택배연대 집회 자료사진 ⓒ 연합뉴스
    ▲ 민주노총 택배연대 집회 자료사진 ⓒ 연합뉴스
    택배 노동계가 두 갈래로 나뉠 전망이다. 민주노총 택배연대의 과격한 운동방식에 반발한 한국노총이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하면서다. 그간 활동이 없었던 비(非)노조 기사들이 한국노총 활동에 동조하고 있어 양 단체 간 다툼도 전망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노총 택배본부 경기지부 성남, 분당지회는 전날 출범식을 가졌다. 이들은 한국노총이 특수형태근로종사자(특고)를 아우르기 위해 만든 전국연대노조에 속해있다.

    전국연대노조 산하 택배 지회는 빠르게 생겨나고 있다. 지난달 강원지회를 시작으로 한 달여 만에 8개 지회가 만들어졌다. 조합원 수는 400여명 수준이다.

    구성원은 그간 노조 활동을 않던 비노조 기사가 대다수다. 배송거부 등 민주노총 산하 택배연대의 과격한 운동방식에 반발해 가입한 조합원이 많다.

    반대파인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택배연대는 약 6000명 규모다. 전체 종사자 10% 안팎이 가입돼 있다. CJ대한통운, 롯데글로벌로지스(롯데택배), 한진 등 주요 3사에 근무하는 업계 종사자는 약 5만 명으로 추산된다.

    택배연대는 업계 유일 노조였다. 최근에는 배송 업무 전 지역 터미널에서 이뤄지는 ‘분류(택배인수)’ 이슈를 주로 다루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일부 강성 노조원은 업무 거부와 태업을 감행하기도 했다. 전국 규모 파업은 총 세 번 계획했었다.

    업무 거부는 담당 구역 물량을 터미널에 방치하거나, 비노조 동료 기사의 대체배송을 저지하는 식으로 이뤄졌다. 이 과정에서 발생한 물리적 충돌과 배송 지연으로 인한 소비자 불만으로 현장 혼란은 이어졌다.

    양 단체는 이미 날을 세우고 있다. 민주노총 택배연대는 최근 기자회견에서 “동해 지역에서 생긴 한국노총 택배본부에는 대리점 직원, 대리점 소장의 배우자 등이 가입돼 있다"며 “이는 사측의 노조 개입이며 파괴 행위"라고 주장했다.

    관련해 한국노총 택배본부는 “(민노총 택배연대는) 한국노총 택배본부를 마치 대리점주가 개입해 만든 노조인 것처럼 매도하고 비난을 일삼고 있다”며 “과반노조 지위를 빼앗길까 ‘나 말고는 다 나쁘다’고 주장하는 것은 오만함의 극치”라고 지적했다.

    현장은 양 단체의 세력 다툼이 격화될 것으로 예상한다. 그간 민노총 노조원의 업무 거부로 피해를 봤던 대다수 비노조 기사들이 활동에 동조할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이후에는 민노총 택배연대를 뛰어넘는 규모의 단체로 불어날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현장 관계자는 “그간 민노총 택배연대가 명분 없이 배송거부 등 파업을 끌고 있다는 현장의 불만이 많았다”면서 “화주 이탈, 고객 컴플레인 등의 피해를 본 비노조 기사들이 한국노총에 동조하고 있어 기존 택배연대가 수세에 몰릴 수도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