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위기 예산 전면 재검토… 재량지출 12兆 다이어트나랏빚 1091兆 '눈덩이'… 국가채무비율 52.3%까지 올라4차 산업혁명·2050 탄소중립 집중 투자… 저출산 극복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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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당국은 문재인 대통령 임기 마지막 해인 내년에 코로나19(우한 폐렴) 위기대응을 위해 한시적으로 늘린 사업예산을 줄이고 선도형 경제로의 전환을 위한 투자와 양극화 해결에 집중 투자하기로 했다. 중장기 재정운용 계획을 따른다면 내년 본예산 규모는 587조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재정당국은 10%쯤 군살을 빼겠다는 태도지만, 대선을 앞두고 선심성 복지예산이 대거 편성된다면 사상 처음으로 600조원을 넘어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정부는 30일 국무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을 담은 2022년도 예산안 편성·기금운용계획안 작성 지침을 의결했다. 예산안 편성지침은 국가재정의 방향을 큰 틀에서 정하는 가이드라인으로, 각 부처는 이 지침에 따라 내년도 예산요구안을 5월 말까지 재정당국에 내야 한다.정부는 내년에 고용유지 지원사업 등 코로나19 위기대응을 위해 일시적으로 예산 투입을 늘린 사업을 전면 재검토하고, 지출 구조조정을 통해 아낀 재원은 미래 투자와 양극화 해결에 투자한다는 방침이다.먼저 중장기 국가재정운용계획보다 비대해진 재정지출 규모를 다이어트해 재정건전성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다이어트는 의무지출을 제외한 재량지출에서 10% 규모(12조원쯤)로 이뤄진다.문재인 정부는 코로나19 이전부터 재정을 확장적으로 운용해왔다. 총지출증가율은 본예산 기준으로 2019년 9.5%, 지난해 9.1%, 올해 8.5% 증가했다. 올해 증가율은 다소 줄어든 것처럼 보이지만, 총지출 증가율에서 총수입 증가율(0.3%)을 뺀 확장재정 수준으로는 8.2%포인트(P)로 역대 최대 규모였다.정부의 2020~2024년 중기재정운용계획상으로는 평균 5.7%쯤 늘어날 예정이었다. 중기 계획상 내년 총지출증가율은 6.0%다. 애초 계획대로라면 내년 본예산 규모는 587조원을 웃돌게 된다. 7%대 중반대 증가율을 보이면 처음으로 600조원을 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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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랏빚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지난해 60년 만에 4차례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하면서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43.9%를 기록했다. 본예산 기준으로 애초 올해 국가채무비율은 46.7%, 2024년에는 58.3%를 기록할 예정이었으나 올해 이미 47.3%, 2024년에는 59.7%까지 오를 전망이다.
지난해 2월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는 "한국의 부채비율이 2023년 46%까지 오르면 국가신용등급이 내려갈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8일 열린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지난해 112개국의 국가신용등급이 하락했다. 국제신용평가사들이 지난해까지는 (한국에 대해) 긍정 평가했지만, 최근에는 코로나19 이후의 채무 안정화 대책이 없으면 (신용등급 하락의) 위험이 있을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내온다"고 부연했다. -
내년 예산에서 코로나19 위기대응 예산은 점차 줄지만, 미래 투자와 양극화 해결을 위한 예산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먼저 선도형 경제로 전환하기 위해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디지털 뉴딜, 2050 탄소중립, 미래차·바이오헬스·시스템반도체 등 BIG3 등 4차 산업혁명 분야에 대한 투자가 확대된다. 미국 바이든 행정부에서도 강조하는 2050 탄소중립과 관련해선 전기·수소차 등 무공해 차량 보급을 늘리고 관련 재정을 뒷받침할 기후대응기금도 신설한다.양극화 해결을 위해선 기초생활보장제도를 강화하고 전 국민 고용보험·국민취업지원제도(한국형 실업부조) 정착, 무주택 서민을 위한 공적임대주택 확대 등에 예산을 대거 투입한다.아울러 인구 절벽 사태와 관련해 저출산 문제 해결에도 적극 나선다. 0∼1세 아동에게 주는 영아수당을 신설한다. 금액은 월 30만원으로 시작해 2025년까지 50만원으로 올린다는 계획이다. 출산 시 지원금을 주는 '첫 만남 축하 바우처'도 도입한다. 부부가 동반 육아휴직할 경우에는 1명만 휴직할 때보다 많은 휴직급여를 지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