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증권우 80%·유안타증권우 34%·SK증권 27%·KTB증권 26%↑중소형증권주 5거래일 동안 25% 급등…전체 증권업지수 대비 상대적 강세개별기업 호재에 중소형사 전반 주가 영향……"과도한 측면, 펀더멘털 살펴야"
  • 1분기 실적개선 기대감과 더불어 두나무 상장 이슈, 인수합병(M&A)설까지 더해져 최근 증권주, 그중에서도 중소형주들이 연일 고공행진하고 있다. 반면 증권가에선 오름폭이 과도하다면서 투자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7일까지 5거래일 동안 한화투자증권과 한화투자증권우는 44.91%, 79.69%, 유안타증권과 유안타증권우는 각각 24.26%, 33.67%, SK증권과 SK증권우는 27.09%, 16.91% 폭등했다. 한양증권·한양증권우 15.94%·74.21%, KTB투자증권 25.72%, 상상인증권 20.08% 등도 마찬가지로 급등했다.

    이 기간 동안 지난 5거래일간 KOSPI 증권업지수는 9% 상승한 반면 SK증권이 퀀트와이즈를 이용해 만든 중소형 증권사 인덱스는 25%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월까지만 해도 전체 증권업종에서 중소형 중권주들은 상대적 부진 흐름을 보여왔던 것과 달리 매우 급격한 상승이다. 실제 지난 2010년 이후 전체 증권업지수 대비 중소형사들은 -50%포인트를 기록했었다.

    구경회 SK증권 연구원은 "그간의 수익률 격차의 상당 부분이 일시에 해소됐다"면서 "이렇게 짧은 기간 내 큰 변화가 생긴 것은 지난 10년간 없었던 일"이라고 분석했다.

    우선 이례적인 급등세에는 1분기 실적 기대감이 반영됐다는 평가다. 최근 이들 중소형주를 비롯한 증권주들은 실적 공개를 앞두고 강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1분기 코스피 지수가 3200포인트를 돌파하는 등 사상 최대 호황을 누리면서 이 기간 국내 증시의 일 평균 거래 대금(33조3500억원)은 지난해 4분기 수준(27조6000억원)을 뛰어넘었다.

    지난 2월 말 이후 코스피가 조정받으면서 증권주에 대한 투심 역시 경색됐지만 이달 실적 공개를 앞두고 다시금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는 것이다.

    가상화폐거래소를 운영하는 두나무의 미 증시 상장 추진도 중소형 증권주 급등에 영향을 주고 있다. 지난 2월 디지털 전략 일환으로 두나무 지분 6.15%를 취득한 한화투자증권은 관련주로 분류되며 폭등했다.

    한화투자증권우는 최근 6거래일 동안 지난 2일 하루를 제외하곤 전부 상한가를 기록했다. 지난 2일 한화투자증권 우선주가 투자경고종목으로 지정됐음에도 주가가 치솟자 한국거래소는 지난 7일 이 종목의 매매를 하루 정지했다. 보통주도 상황은 비슷하다. 거래소는 한화투자증권에 대해 오는 9일까지 단기과열종목으로 지정한다고 밝혔다.

    이같은 주가 폭등에는 한화투자증권과 두나무 간 협업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됐다는 평가다. 한화투자증권은 핀테크 기술을 기반으로 한 기업의 성장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판단, 디지털금융 협업을 목적으로 두나무 지분을 인수했다. 두나무는 암호화폐거래소 업비트와 주식 플랫폼 증권플러스를 운영하고 있다.

    다시 불붙은 우리종금의 인수설로 유안타증권의 주가 역시 폭등하고 있다. 최근 김종득 우리종금 대표이사가 증권사 인수 의지를 밝히면다.

    우리금융그룹 계열의 국내 유일 종합금융사인 우리종금은 그룹 내 증권사가 없어 실적 개선을 위한 증권사 인수 또는 전환 시나리오 등이 꾸준히 거론돼왔다. 때문에 지난 2019년 우리종금과의 M&A설이 제기됐던 유안타증권을 잠재적 매물로 판단한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몰린 것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중소형 증권주, 특히 우선주들의 폭등이 개별사들의 이슈가 과도히 반영된 덕분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때문에 단기 차익을 위한 추격 매수를 자제할 것을 당부한다.

    구경회 연구원도 "1월 중순부터 다소 부진하던 증권주가 반등하는 가운데 중소형사들이 갑자기 동반 급등해 시장의 관심을 끌고 있지만 결론적으로 중소형사들의 무차별적 급등은 다소 부담스러운 흐름"이라면서 "모든 중소형 증권사가 호재를 갖고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개별 회사마다 실적 및 상황에 대한 변화 여부를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도 "중소형 증권주에 대한 M&A 이슈가 부각되면서 관련 종목들이 급등하고 개별 기업의 우선주들이 강세를 보이는 등 일부 테마를 중심으로 자산이 쏠린 점은 부담"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