吳시장, 주택공급→속도조절 입장 선회취임 한달, 규제완화 정책無 시장 실망
  • 최근 재건축 단지 가격이 무섭게 치솟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정비사업 속도조절 카드를 꺼내들었다. 시장에서는 집값안정을 이유로 주택공급 공약이 흐지부지될까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4일 부동산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오세훈 시장의 취임 이후 행보를 두고 갑론을박이 펼쳐지고 있다.   

    취임 첫 날부터 오 시장이 재건축·재개발 속도조절을 언급한데 이어 지난 3일 서울시가 잠실주공5단지 재건축 심의를 보류한 것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오세훈 시장은 당선 전까지만 해도 취임 일주일만에 재건축 규제를 풀겠다고 공언했지만 결과적으로 실현되지 않았다. 

    오히려 취임 첫 날부터 신중론을 꺼내들었고 "정상적 시장기능을 훼손하는 투기적 행위가 잔존하는 부동산 상황에서는 재개발·재건축 정책을 추진할 수 없다"고 공식 발표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많은 이들이 문재인 정부가 추구하는 정책 스탠스와 똑같다며 실망감을 쏟아내고 있다. 심지어 취임 한달차를 맞았지만 1호 공약으로 내세웠던 스피드 주택공급 실현 관련 정책을 찾아볼 수 없다보니 비판의 수위가 높아지는 분위기다.

    하지만 현재 재건축 단지 가격만 오르는 상황에서 섣불리 공급계획을 발표했다 집값만 들쑤실 수 있다며 오 시장의 속도조절론을 지지하는 입장도 있다. 

    부동산 시장이 불안정해지면 민간 재건축·재개발 추진 당위성이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실제로 지난해 급등하던 부동산 시장이 올해 2월을 기점으로 안정세를 찾았는데 지난 달 오세훈 시장 취임 이후부터는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집값 오름 현상이 다시 나타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지난 3일 발표한 4월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결과에 따르면 서울주택 종합 가격 상승률은 0.35%로 전월대비 상승폭이 0.03%포인트 줄어들었다.

    눈길을 끄는 점은 서울 주택종합 가격 상승률이 2월 이후 축소됐다. 지난 2월 0.51%까지 오르다 3월 0.38%, 4월 0.35% 등 내림곡선을 그리고 있다. 

    다만, 강남구와 송파구, 서초구는 각각 0.50%, 0.44%, 0.42%를 기록하며 여전히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 취임 이후 정비사업 기대감에 재건축 단지에 매수세가 쏠리면서 다시 집값 상승세가 이어지기 때문이다. 규제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맞물리며 주요 재건축 단지 위주로 매물회수, 신고가 거래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여기에 서울시와 발 맞출 국토부가 민간 정비사업 규제 완화에 회의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어 향후 오세훈 서울시장의 주택공급론은 힘을 받기 어렵다는 의견도 나온다.

    차기 국토부 장관 후보자로 거론되는 노형욱 후보자는 2·4대책 이행에 강한 의지를 보였으나, 민간 재건축 추진 첫 단추인 정밀안전진단 규제 완화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이다.

    오세훈 시장이 민간재건축 정상화를 위해서는 안전진단 기준을 개선해야한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으나, 정비사업 활성화를 위한 제도 개선은 신중해야 한다고 못을 밖았다.

    이와 관련 정비사업 초기 단계를 밟고 있는 목동신시가지 단지 한 재준위 관계자는 "오세훈 서울시장은 당선 전까지만해도 재건축 규제 완화로 표를 챙긴 뒤 갑자기 신중론을 꺼내들며 시장에 혼선을 주고 있다"며 "취임한지 한달차가 됐는데 어떻게 재건축을 추진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정책이 없어 실망스럽다"고 언급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