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계양 토지보상률 60%…3기신도시 최초 지구계획 승인남양주왕숙 등 4개 지구 대토보상 계획공고조차 안나와LH사태로 토지주들 불만 높아…단체행동 불사 시사
  • ▲ 공공주택지구 전국연대대책협의회가 국회 앞에서 규탄대회를 열고 있다.ⓒ강민석 뉴데일리 기자
    ▲ 공공주택지구 전국연대대책협의회가 국회 앞에서 규탄대회를 열고 있다.ⓒ강민석 뉴데일리 기자

    정부가 다음달부터 3기 신도시 사전청약을 시작한다고 밝혔지만 여전히 일부 지역에서는 토지보상 문제를 두고 주민들과 마찰을 빚고 있다. 특히 토지보상에 불만을 품은 토지주들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땅 투기 의혹 이후 더욱 강경해진 모습이어서 3기 신도시 개발이 순탄치만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3기 신도시 6개 지구 가운데 인천 계양신도시의 토지보상 진행률은 이달 초 60%를 넘어섰다. 인천 계양은 3기 신도시 사전청약 대상지 중 사업진척이 그나마 빠른 편으로 국토통부는 지난 2일 지구계획을 확정했다.

    지구계획은 토지이용과 용적률에 근거한 인구·주택 수용 규모, 기반시설 설치계획, 교통대책 등 토지이용 계획을 담고 있다. 인천 계양외 남양주왕숙·하남교산은 다음달 안에, 고양창릉·부천대장은 오는 10월쯤 지구계획을 모두 확정할 예정이라는 게 국토부의 설명이다.

    하지만 LH 사태 이후 3기 신도시 토지주들의 반발이 거센 상황이어서 향후 일정을 장담할 수 없다. 법적으로 토지주는 정부가 제시하는 보상가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 보상가액을 다시 산정할 것을 요구하는 수용재결을 신청할 수 있어서다.

    토지 강제수용이 결정되더라도 이주·철거 과정에서 주민들과의 갈등이 폭발할 수도 있다. 이는 인천 계양지구는 물론 3기 신도시 전체적인 일정에 커다란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있다.

    심지어 3기 신도시 6개 지구 가운데 인천 계양과 하남 교산을 제외하고는 대토 보상계획공고도 나오지 않은 상태다. 지난해 7월 국토부는 3기 신도시 토지 보상금이 시장에 풀려 가져올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대토보상을 적극 유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토지보상을 끝내야 지구계획을 거쳐 기반시설 조성·착공을 할 수 있지만 토지보상 지체로 인해 전체적인 사업일정이 지연될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시세보다 보상비가 현저히 낮은 '헐값수용'이란 반발이 거센 데다 LH 사태로 인해 신도시 지정 자체를 철회하라고 주장하고 있다.

    주민들의 단체 행동도 이어지고 있다. 전국 65개 공공주택지구 토지주로 구성된 '공공주택지구 전국연대대책협의회'은 15일 청와대, 여의도 국회의사당, LH경기본부, LH하남사업단, LH남양주사업단, LH과천사업단, LH고양사업단, 남양주 시청 앞 등 8곳에서 동시에 긴급 기자회견 및 규탄집회를 개최했다.

    이날 임채관 공전협 의장은 "정부가 서울집값 폭등을 잡기 위해 수도권의 허파인 대규모 그린벨트와 농지를 졸속으로 풀어 제3기 신도시를 추진해 왔지만 결과적으로 LH 땅 투기 원인만 제공하였을 뿐 역대 최고의 부동산 가격 급등이라는 부끄러운 성적표만 받아들게 되었다"고 비난했다.

    결국 3기 신도시 보상 작업의 전체적인 지연으로 인해 정부가 계획하는 2025년 입주는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업계 한 전문가는 "LH 사태 이후 정부를 믿지 못하겠다는 목소리가 커져 나머지 절반 정도의 토지보상 협상도 순조롭진 않을 것"이라며 "내달부터 진행하기로 한 사전청약도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