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예타 완료 5건중 통과는 3건..전년의 절반재개발·재건축사업 수주 '출혈경쟁' 불가피
  • ▲ 서울 강남권 일대의 재건축 아파트 전경.ⓒ연합뉴스
    ▲ 서울 강남권 일대의 재건축 아파트 전경.ⓒ연합뉴스
    올 상반기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한 신규 SOC(사회기반시설)가 지난해의 절반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대형공사가 줄면서 먹거리를 걱정해야 하는 건설사들이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 수주에 총력을 다하면서 출혈경쟁이 발생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24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 동안 예타 결과를 받아든 SOC는 총 5건으로 나타났다. ▲서울~양평 고속도로 건설사업 ▲시흥배곧 서울대병원 건립 ▲혁신원자력 연구개발 기반조성사업 ▲성남도시철도 2호선 사업 ▲중규모 LPG 배관망 구축사업 등이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9건 대비 절반 가까이 줄어든 수준이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예타를 통과한 사업도 전년 동기(6건)에 비해 반토막이 난 3건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특히 성남도시철도 2호선과 중규모 LPG 배관망 구축사업 등은 올 상반기 예타의 문턱에서 주저앉았다.

    '판교 트램'으로 불리는 성남도시철도 2호선은 판교지구원마을12단지~판교테크노밸리~판교역을 거쳐 정자역과 운중동으로 갈라지는 총연장 13.7㎞의 노선으로, 17개역, 차량기지 등이 들어선다.

    성남시는 총사업비 3550억원 규모의 성남도시철도 2호선의 예타 통과가 어렵다고 판단해 자체 재원으로 사업을 추진하기로 하고 예타를 철회했다.

    총사업비 4643억원 규모의 중규모 LPG 배관망 구축사업은 비용편익(B/C)이 0.35에 그치며 경제성을 확보하는 데 실패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대형공사의 예타 통과 물량이 줄었다는 건 건설사들의 먹거리가 그만큼 줄어들었다는 걸 의미한다"며 "가뜩이나 코로나19 여파로 해외수주 역시 불투명한 상황에서 건설사들의 수주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대형 건설사들은 최근 재개발·재건축사업 수주를 두고 '출혈경쟁'이 벌어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오는 28일 시공사 선정총회를 앞둔 서울 서대문구 북가좌6구역 사업을 놓고 DL이앤씨(옛 대림산업)와 롯데건설이 치열하게 맞붙고 있다. 총 사업비만 4000억원대에 달하면서 두 건설사의 수주경쟁이 과열되자 서대문구가 불법행위 단속반 운영까지 나선 상황이다.

    이달 들어 시공사 선정작업이 본격 진행되고 있는 동작구 노량진3구역 재개발 사업(1012가구 예정)을 두고선 GS건설과 포스코건설의 2파전이 전개되고 있다. 하반기에 시공사 선정에 나설 동작구 흑석9구역은 롯데건설과 현대건설이 양강 구도를 보이는 곳이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정부의 택지공급 부족과 재건축 규제 강화로 일감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면서 "건설사들의 지나친 경쟁은 출혈 수주와 분양가 상승 등의 문제를 불러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