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 LG생건, 애경산업 3Q 실적↓중국 화장품 시장 성장 둔화·물류 대란 탓4Q 中 광군제 등 쇼핑 축제로 부진 만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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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 속 화장업계가 올해 3분기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였다. 중국 화장품 시장에서 성장세가 둔화하고 주요 원자재 가격 인상, 글로벌 물류대란 등 부정적인 영업 환경이 이어진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는 4분기 최대 쇼핑 축제를 통해 실적 부진을 만회한다는 전략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올해 3분기 매출은 1조214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5%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517억원으로 전년 보다 15.3% 감소했다. 핵심 계열사인 아모레퍼시픽의 경우 매출은 1.9% 증가한 1조1089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50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2% 감소했다. 

    LG생활건강은 올해 3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9% 감소한 2조103억원, 영업이익은 4.5% 증가한 3423억원을 기록했다. 화장품 사업의 올해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2% 감소한 1조267억원, 영업이익은 9.0% 증가한 2154억원을 기록했다.

    애경산업도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이 회사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6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1457억원으로 4.3% 줄었다.

    이 같은 실적 하락의 원인은 주력 사업인 화장품이 중국 시장에서 고전했기 때문으로 꼽힌다.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 등 화장품 매출에서 중국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하다. 중국 사업이 전체 해외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70%, 50% 수준으로 알려진다.

    여기에 전 세계적으로 물류 대란이 확산하면서 실적에 악영향을 끼쳤다.

    애경산업 관계자는 "3분기 코로나19의 재확산, 글로벌 물류 이슈, 주요 원부자재의 가격 상승 등 경영환경 악화의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화장품업계는 연말까지 이어지는 쇼핑 이벤트로 실적 반전을 노린다는 목표다. 이달 중국 광군제(光棍節), 미국 블랙프라이데이 등 각국 쇼핑 행사들이 줄줄이 예정돼 있어 소비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및 인플루언서 마케팅은 물론 럭셔리 브랜드를 중심으로 전용 프로모션을 인기 제품과 특별 기획 제품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실제 코로나19 여파가 중국 내에서 진정된 뒤 처음 열린 지난해 광군제에선 억눌렸던 소비가 폭발적으로 이뤄지는 보복소비가 나타나기도 했다.

    국내 화장품 업체 역시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두며 역대 최고 매출을 기록했다. LG생활건강은 지난해 광군제에서 5개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의 매출이 전년 대비 174% 신장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과 애경산업도 각각 100% 24% 신장했다. 

    단계적으로 코로나 이전의 일상으로 돌아가는 위드 코로나가 시작되면서 화장품 소비가 늘고 있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지난 10월29일부터 11월6일까지 전국 백화점 점포의 화장품 매출은 15.8% 증가했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광군제에 대한 예상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가운데 전반적으로 우려가 크지만 일부 업체들은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며 "만일 11일 광군제 매출이 지난해보다 10% 이상 넘어선다면 중국 소비 둔화에 대한 우려가 다소 완화될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시장 질서 유지와 소비자 보호 명목으로 중국 정부가 화장품 규제를 강화하고 있어 우려의 시각도 있다.

    박신애 KB증권 연구원은 "브랜드 경쟁력에 대한 불확실성에 더해 중국 소비심리 악화로 인한 수요 위축 우려까지 더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