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아닌 비빔면 시장 경쟁 과열팔도 독주시장에 오뚜기, 농심 가세겨울 한정판으로 붙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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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소현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코로나19 사태 이후 '직접' 보고 사는 것들이 줄었다. 소파에서 리모콘 버튼 하나로 홈쇼핑 주문이 가능하고, 침대에 누워 검지손가락만 움직이면 음식도, 전자제품도, 옷도 집앞으로 배달된다. 편해진 세상이라지만 가끔은 예상치 못한 물건이 배달오고, 상상한 그 맛이 아닐 때의 배신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이에 뉴데일리경제 유통부 기자들이 직접 제품을 시식, 체험해보는 기획 '대까기(대신 까주는 기자들)'를 준비했다. <편집자 주>  

    날씨가 추워졌지만 '비빔면' 시장은 여전히 뜨겁다. 수십년간 팔도가 독주해왔던 비빔면 시장에 오뚜기 진비빔면, 농심 배홍동이 뛰어들면서 시장의 판도가 바뀌고 있다. 경쟁과열에 여름면이라는 인식을 깨고 겨울 한정판 경쟁에 돌입한 비빔면 시장은 올해 1500억원 규모로 그야말로 '폭풍성장'하고 있다. 

    그럼에도 어쩐지, 겨울철 비빔면에는 손이 잘 가지 않는다. 하지만 겨울에만 먹을 수 있는 비빔면 조합이 있다면 이는 또 다른 이야기다. 눈꽃치즈토핑을 내세운 농심 배홍동, 미역국 블록으로 온기를 더한 오뚜기 진비빔면, 어묵국물 스프로 대적하는 팔도 팔도비빔면(제품명 가나다 순)을 본격 비교 시식해봤다.
  • ▲ ⓒ뉴데일리경제 황유정 디자이너
    ▲ ⓒ뉴데일리경제 황유정 디자이너
    ◇ "국물 없이 겨울느낌"… 농심 '배홍동'+눈꽃치즈

    농심 배홍동은 후발주자지만 무서운 기세로 비빔면 시장을 휩쓸고 있다. 올해 배홍동 비빔면은 200억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했다. 오픈 초기부터 모델 '유재석'을 내세운 마케팅으로 힘을 준 배홍동은 단숨에 비빔면 매출 2위 자리를 위협했다. 1위 팔도의 독주 시장이었던 비빔면 시장에 등장한 배홍동은 비빔면 시장 규모를 키우면서도 경쟁 구도를 바꾸는 위력을 뽐냈다. 

    배홍동 윈터에디션은 기존 제품의 참깨 토핑을 눈꽃 치즈 토핑으로 바꿔 색다른 맛과 모양을 연출한 것이 특징이다. 눈꽃 치즈 토핑은 카망베르와 체다, 파마산 등 세 종류의 치즈를 혼합해 고소한 맛과 향을 극대화했다. 치즈의 풍미가 비빔면 소스의 매콤한 맛과 색다른 조화를 꾀했다. 면과 소스를 비빈 후 눈꽃 치즈 토핑을 뿌리면 마치 비빔면 위에 눈이 내린 듯한 비주얼이 연출된다.

    농심 배홍동 윈터에디션 소비자 가격은 한 봉지에 1050원이다. 나트륨 1430mg(1일 영양성분 기준치에 대한 비율 72%), 탄수화물 88g(27%), 당류 18g(18%), 지방 25g(46%), 트랜스지방 0g(0%), 포화지방 12g(80%), 콜레스테롤 5mg 미만(1%), 단백질 9g(16%)로 구성됐다. 제품 칼로리는 1인분에 615kcal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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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데일리경제 황유정 디자이너
    강: 다른 두 비빔면과는 장르가 다르다. 비빔면 특유의 매콤함보다는 치즈의 향과 맛이 강렬. 치즈에 대한 선호에 따라 호불호가 크게 엇갈릴듯. 항상 먹기는 부담스럽고 가끔 치즈가 미친듯이 땡길 때, 한번쯤 고민해볼지도.

    : 치즈가루가 냄새와 비주얼을 압도. 하지만 오히려 독이 된 느낌. 기존 배홍동이 그리울 정도. 계속 먹으니 치즈가 스며들어 맛이 유해지긴 했음. 면은 타사에 비해 부들부들한 느낌이었음.

    임: 치즈 냄새에 일단 젓가락이 멈칫. 이거 괜찮은걸까. 일단 비벼보니 꾸덕한 '로제' 색이 난다. 오랜만에 느껴지는 '도전'의 향기. 하지만 입에 넣는 순간 응? 괜찮다. 부드러운 식감이 비빔면을 먹는 느낌은 줄여줬지만 새로운 맛은 짜릿해. 제품 개발한 분 무슨 생각이었을지 생각하며 먹게 되는 맛.

    조: 치즈가루를 뿌릴 때부터 훅 끼쳐오는 냄새에 맛을 보기 전부터 호불호가 나뉠 정도로 강력. 새콤달콤한 맛 뒤에 치즈 향과 맛이 달라붙어 오히려 풍미가 마이너스. 먹다보니 치즈가 스며들어 달콤한 맛은 중화되고 새콤한 맛만 부각되는 느낌. 차가운 면과 치즈가루의 조합은 아쉬움이 남았다.

    ◇ "우린 라면 말고 간편식도 잘해"… 오뚜기 '진비빔면'+미역국

    오뚜기는 겨울철 따뜻한 미역국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진비빔면 크리스마스 한정판’을 출시했다. 오뚜기 진비빔면은 지난 3월 출시 이후, 현재까지 약 5000만개가 판매되며 여름 계절면 시장의 새로운 강자로 떠올랐다. 계절면의 비수기인 9월 이후에도 꾸준히 판매되며 오뚜기의 인기 제품으로 자리잡았다.  

    동결건조 방식으로 생산된 미역국블럭이 들어있어 뜨거운 물만 부어 조리하면 참기름의 고소한 향이 나는 미역국을 진비빔면과 함께 즐길 수 있도록 한 제품이다. 기존 디자인에 미역의 초록색을 더해 성탄절 선물과 같은 겨울 시즌 ‘윈터 에디션’으로 새롭게 탄생했다.

    오뚜기 진비빔면 크리스마스 한정판 소비자 가격은 한 봉지에 1000원이다. 나트륨 1680mg(84%), 탄수화물 101g(31%), 당류 16g(16%), 지방 23g(43%), 트랜스지방 0g(0%), 포화지방 11g(73%), 콜레스테롤 0mg(0%), 단백질 12g(22%), 칼슘 147mg(21%), 식이섬유 8g(32%)로 구성됐다. 제품 칼로리는 1인분에 645kcal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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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데일리경제 황유정 디자이너
    강: 비빔면의 재해석. 기존 비빔면이 비빔국수나 비빔밀면을 베이스로 했다면 진비빔면은 쫄면스러운 면발이 특징. 맛은 보다 자극적이 됐다. 더 맵고, 더 달콤. 강렬한 빨간색 양념도 인상적. 진한 맛과 쫄깃한 식감 때문에 다른 비빔면의 맛을 다 압도해 버린다. 그런데 포함된 미역국은 애매. 보통 비빔면에 미역국을 먹나?

    김: 타사에 비해 매콤 새콤이 강한 비빔면. 매운맛 등 간이 제일 센편임. 양도 타사에 비해 많았음. 개인적으로 삼겹살이나 차돌 고기과 같이 먹을때 가장 맛있었음. 참깨와 김의 조화도 좋았음. 다만 비빔면의 굵기가 타사보다 굵었고 라면 면이라 아쉬웠음.

    임: 미역국이 이렇게 싱거웠었나? 비빔면이 자극적인만큼 미역국이 죽어버린 대참사. 다 먹고 나서 생각해보니까 비빔면에 미역국 부어서 먹어볼 걸 이라는 생각도 든다. 미역은 비빔면이랑 잘 어울리나, 미역국의 맛을 온전히 느끼기 어렵다. 미역국 원샷 후 비빔면을 먹기를 추천. 아니면 누가 한번 부어서 먹어봐주세요. 저는 이거 시식하느라 한달치 비빔면 다 먹은 것 같아요. 당분간 비빔면 안 찾을 예정.

    조: ‘비빔면이라면 이래야지’라는 매콤새콤함이 강함. 참깨고명과의 조합도 나쁘지 않았으나 동봉된 미역국 블록은 글쎄. 비빔면이 맛이 세서 상대적으로 맛이 옅게 느껴진 부분도 없지 않겠으나 밍밍하다는 생각이 계속 들어. 동일하게 찬 물에 헹궜음에도 타사 제품에 비해 차가운 느낌이 들어 비빔면으로서의 아이덴티티는 확고.

    ◇ "1위 '클라스' 보여줄게"… 팔도 '팔도비빔면'+어묵국물 조합

    비빔면 강자 팔도가 겨울을 맞아 ‘팔도비빔면 윈터에디션’은 2018년 첫 출시 이후 매년 겨울 출시해온 시즌 한정 제품이다. 올해 선보이는 제품은 어묵업계 1위 ‘삼진어묵’과 협업해 특별한 어묵 국물 맛을 함께 즐길 수 있도록 기획했다. 기존 ‘팔도비빔면’에 ‘삼진어묵 국물 스프’를 별첨했다. 해당 스프는 실제 삼진어묵의 ‘어묵’을 분말화한 것으로, 원재료를 진하게 우려낸 깊은 국물을 맛 볼 수 있다.

    팔도는 이번 제품 출시로 ‘비빔면 윈터에디션’의 완판 기록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지난해 출시한 3차 에디션은 출시 한 달 만에 500만개를 완판하며, 300만개를 추가 생산해 총 800만개를 판매했다. 4차 에디션은 총 500만개 한정 판매하며, 가격은 기존 소비자가와 동일하다.

    팔도 비빔면 윈터에디션 소비자 가격은 한 봉지에 1000원이다. 나트륨 1610mg(81%), 탄수화물 82g(25%), 당류 13g(13%), 지방 19g(35%), 트랜스지방 0g(0%), 포화지방 9g(60%), 콜레스테롤 0mg(0%), 단백질 10g(18%)로 구성됐다. 제품 칼로리는 1인분에 540kcal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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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 매일 먹던 그 비빔면. 밀면과 국수 중간 어디쯤인 면발과 적당히 익숙해진 소스까지 비빔면의 표준. 그런데 이번 겨울 에디션에 포함된 삼진어묵 국물은 새롭다. 추운 겨울 맵고 짠 비빔면을 먹다가 호호 불어가며 마시는 진한 어묵국물에 가슴이 웅장해진다.

    김: 타사에 비해 소스가 묵직. 그래서 인지 고추장 맛이 많이 남. 비빔장의 고유의 맛을 느낄 수 있음. 평소 많이 먹는 비빔면이라 가장 무난했고 면이 가장 얇아 면에도 잘 스며든 느낌. 

    임: 겨울엔 어묵국물이지. 그리고 비빔면과 최고의 조합을 꼽으라면 단연 어묵국물. 이 조합을 뛰어넘을 조합 있을까? 한국인이라면 다 아는 맛들의 완벽 조합. 겨울에 빨개진 손으로 먹던 길거리 포장마차 어묵국물맛. 팔도비빔면 맛은 모르면 간첩신고 111.

    조: 비빔면의 근본. 가느다란 면과 진한 소스 맛이 강점. 많이 먹어왔던 만큼 무난했으나 타사 제품들과 번갈아 먹다보니 맛이 약간 묻힌다는 느낌도 조금. 매콤, 새콤한 맛 모두 타사 제품의 중간 정도의 위치로 특별히 부각되지는 않았으나 먹다보니 가장 먼저 다 먹은 제품. 근본은 근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