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3.6%↑…제주 4.6%↑·강원 4.3%↑·충남 4.0%↑통계청 "서울 조사대상 많고 지역따라 품목별 가중치" 해명원화약세 겹쳐 체감유가 100달러 상회…KDI "물가상승 압력"
  • ▲ 물가.ⓒ뉴데일리DB
    ▲ 물가.ⓒ뉴데일리DB
    인플레이션(지속적인 물가상승) 압력이 거세지면서 소비자물가가 3%대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지역별로는 이미 4%를 웃도는 시·도가 속출하고 있다. 벌써 4%대 고물가가 형성된 곳은 비수도권으로, 지방 서민들의 경제적 부담이 더욱 커지는 모습이다.

    정부는 물가상승률을 3%대로 붙잡기 위해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지만, 가파른 상승세의 국제유가가 시차를 두고 국내 물가에 반영될 예정이어서 물가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10일 통계청의 1월 소비자물가동향을 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4.69(2020년=100 기준)로 1년 전과 비교해 3.6% 올랐다. 지난해 11월(3.8%) 이후 4개월 연속 3%대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물가가 4개월 연속 3%대 상승률을 보인 것은 지난 2010년 9월부터 2012년 2월까지 1년6개월 연속 기록 이후 근 10년 만이다.

    문제는 앞으로 물가가 더 오를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는 지난 9일 내놓은 2월 경제동향에서 "최근 국제유가가 다시 높아지며 물가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산에 지난해 12월 배럴당 73.2달러까지 떨어졌던 두바이유의 경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이 불거지면서 지난달 27일 87.80달러로 고점을 경신했다. 두바이유 가격이 이처럼 높은 수준을 기록한 것은 2014년 10월 이후 7년 3개월만이다. 설상가상 원화 가치 급락(원/달러 환율 상승)이 겹치면서 체감되는 유가는 이미 배럴당 100달러를 넘었다는 의견이 나온다.
  • ▲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54차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회의'를 주재하며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54차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회의'를 주재하며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정부는 물가 잡기에 안간힘이다. 물가상승률이 4%대로 올라서면 물가 상승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신호를 줄 수 있다는 판단이 깔렸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회의를 열고 "2월 소비자 생활물가 안정을 위해 모든 정책적 역량을 투입하겠다"고 했다. 그는 "국제유가가 90달러를 웃돌고 글로벌 공급망이 차질을 빚는 등 공급측 요인에 내수회복 등 수요 견인까지 더해지면서 (물가) 상방 압력이 가속화하고 있다"면서 "가공식품과 외식 가격이 분위기에 편승해 가격 담합 등 불법 인상이 없게 이달 중 공정거래위원회 등이 점검을 할 것"이라며 "12개 외식가격 공표 등 시장 감시 노력을 대폭 강화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 ▲ 지역별 소비자물가 등락률.ⓒ통계청
    ▲ 지역별 소비자물가 등락률.ⓒ통계청
    그러나 지방은 지난해 11월부터 이미 물가상승률 4%를 웃도는 시·도가 속출하고 있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지난해 10월 지역별 소비자물가는 강원이 3.7%로 가장 많이 뛰었고 다음으로 전북 3.6%, 광주·전남 3.5%, 충북·경북·제주 3.4% 등이었다. 하지만 11월 들어서면서 제주 4.5%, 전남 4.4%, 광주·강원 4.3%, 전북 4.2%, 경북 4.1%, 울산 4.0% 등으로 4%대 상승률을 보이는 시·도가 급증했다. 서울은 2.9%로 가장 낮았다.

    12월에 이어 1월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제주 4.6%, 강원 4.3%, 경북 4.2%, 충남 4.0% 등으로 나타났다. 제주와 가장 낮은 상승률을 보인 서울(3.1%)은 1.5%포인트(p)나 차이가 났다. 일부 조사품목은 거의 2배나 차이 났다. 생선회(외식)의 경우 서울은 상승률이 8.3%였던 데 비해 제주는 16.1%나 껑충 뛰었다. 제주, 강원, 경북은 3개월 연속 4%대 물가가 이어졌다.

    통계청 관계자는 "공업제품은 큰 차이가 없지만, 제주는 주차료 같은 개인서비스 요금에서 차이가 두드러진다"면서 "(물가동향은) 전국 40개 도시를 대상으로 조사하는데 지역마다 지출비중에 따른 가중치가 조금씩 다르다. 어느 조사품목의 가격이 올랐는데 특정지역에서 그 품목의 가중치가 높다면 오름폭이 더욱 크게 벌어질 순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기본적으로 서울이 지방보다 조사대상 수가 많다"면서 "서울지역에 (관련 서비스가) 몰려있어서 그런 것 같기도 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