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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생명이 새 대표이사를 선임했다. 매각 작업에 탄력이 불을지 관심이 쏠린다.
자산 36조 규모의 적잖은 덩치에 '조' 단위 인수금액이 예상되지만 과포화 상태인 보험업계 상황상 녹록치 않아 보인다.
향후 재무건정성 관리와 적정한 인수가 책정이 M&A의 관건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16일 동양생명은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저우 궈단(Jou, Gwo-Duan) 신임 대표를 선임했다. 임기는 3년.저우 궈단 대표는 1959년생으로 미국 코네티컷대 금융수학 박사를 취득했으며 타이캉보험그룹 부회장·CFO를 지낸 금융·보험업 전문가이다.
업계에선 그가 취임하면서 M&A 작업에 다시 불을 지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앞서 동양생명의 모기업이던 안방보험으로부터 자산을 넘겨받은 다자보험이 지난해 중국 현지에서 매물로 나오면서 매각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됐다.
다자보험은 2019년 부실에 빠진 안방보험 자산을 이관하기 위해 중국 당국 주도로 설립된 회사다. 중국보험보장기금(98.2%)·중국석유화학공사(0.55%) 등 국영기업 지분이 대부분이어서 사실상 중국정부 소유 기업이다.
동양생명은 보험업계 알짜매물로 꼽힌다. 지난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131.5% 늘어난 2498억원이다.
같은기간 영업이익과 투자손익은 3041억원과 3090억원으로 각각 134.5%, 59.9% 상승했다. 지급여력(RBC)비율도 당국 권고치(150%)를 훨씬 상회하는 223.6%로 안정적 자산 포트폴리오를 유지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최근 완전민영화에 성공한 우리금융지주가 유력 인수 후보자로 꼽힌다. 우리금융은 비은행 계열사 구성을 선언하 바 있으며, 최근 KB금융과 신한금융이 보험사들을 잇따라 인수하며 시너지를 내고 있는 점도 관련 관측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KB금융은 푸르덴셜생명을 인수했으며, 신한금융은 오렌지라이프에 이어 지난해말 BNP파리바카디프 손보 인수를 결정하며 생·손보사 라인업을 모두 구축했다.
다만, 2023년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을 앞두고 재무건전성 관리 여부가 변수가 되고 있다.
IFRS17은 보험사 부채를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해 손실금액이 이전보다 더 크게 책정된다. 손실금액을 보전할 수 있는 자본을 더 쌓아야 하는 상황이다 보니 매수후보군들은 동양생명의 행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인수가도 변수다. 동양생명의 지난해 3분기 기준 총자산은 36조 4548억원으로 국내 생보업계 7위 수준이다. 덩치를 감안할 경우 조 단위의 인수가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지만 인수후보군들은 아직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 2020년 교보생명과 AXA손보간 M&A 논의가 이뤄졌지만, 인수가에 대한 의견차로 최종 인수가 무산된 바 있다.보험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다자보험이 현지 매물로 나오면서 동양생명에 대한 매각설이 끊이지 않고 있다"며 "이번 수장 교체로 M&A 윤곽이 구체화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