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 2960억, 우리은행 2664억 등"우려단계 아니지만 예의주시"고승범 "장기화 걱정… 2조 긴급 편성"
  • ▲ 고승범 금융위원장 ⓒ뉴데일리
    ▲ 고승범 금융위원장 ⓒ뉴데일리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를 두고 금융권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국내 금융회사의 러시아에 대한 익스포저는 6000억원에 달하는 데다 향후 전개에 따라 동유럽 전반으로 타격이 확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금융당국은 사태 장기화에 대비해 2조원의 긴급자금을 편성하기로 했다. 

    25일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금융시장 합동 점검회의'를 열고 "최대 2억원 규모의 긴급 금융지원프로그램을 가동할 것"이라며 "국내외 금융시장에 미칠 파급효과를 적시에 탐지해 기민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금융회사 러시아 익스포져·외화유동성 상황과 불확실성이 확대된 국내외 금융시장 동향을 점검했다. 

    9월말 기준 국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익스포저는 6063억원 규모다. 시중은행 중 현지법인을 두고 있는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이 각각 2960억원, 2664억원으로 전체 익스포저 규모의 92.7%를 차지하고 있다. 

    이밖에 신한은행은 357억원, 국민은행은 56억원으로 나타났다. 

    또 러시아에 사무소를 둔 기업은행과 산업은행이 각각 8억원과 2억원을, BNK부산은행과 BNK경남은행이 각각 러시아내 12억과 4억원 규모로 파악됐다.

    앞서 22일 미국 정부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라 러시아 국책은행을 비롯한 특수은행 등 42개사를 제재대상에 올렸다. 이후 동맹국인 유럽연합(EU), 영국, 일본 등도 거래 중단에 나서자 우리나라도 외환거래를 중단했다. 

    이와 관련해 금융당국에서는 미국이 제재대상에 올린 국책은행은 대외협력·방산과 관련된 은행으로 국내 은행들과 거래가 많지 않아 큰 영향을 없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다만 사태가 악화될 때에는 현지에 진출한 국내 기업과 은행들이 받는 충격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수 있다. 

    특히 현지 진출기업들을 중심으로 추가 제재로 자금동결 등이 이뤄지게 되면 어려움 가중될 수밖에 없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러시아내 익스포저가 우려할 단계는 아니나 미국이 러시아 은행을 제재대상으로 올리면서 거래가 중단돼 파급 효과에 대해 면밀히 살피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