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KT, 누구·기가지니 AI 스피커에 알렉사 탑재위치정보 등 알렉사 앱과 연동 서비스 미비영어학습에 적합하나, 영어 수준별 활용도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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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I 스피커 사용 범위가 영어로 확대하고 있다. 기존 AI 스피커에 영어 서비스를 적용하던 수준에서 빅테크와 제휴를 통해 영어 AI를 탑재했다.

    국내 AI 스피커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통신사에서 제휴한 AI는 아마존에서 개발한 ‘알렉사(Alexa)’다. 아마존은 알렉사를 AI 스피커 ‘에코’에 탑재해 2020년 글로벌 AI 스피커 시장에서 28.3% 점유율로 1위를 지키고 있다.

    알렉사가 시장에서 1위를 지켜온 배경은 ‘확장성’에 있다. 알렉사는 개발 생태계를 개방해 외부 기업들이 알렉사에 연동하는 기능을 쉽게 적용토록 했다. 해당 기능은 ‘스킬스(Skills)’로 불리며 알렉사 내에서 수만 가지 편의 기능을 제공한다.

    SK텔레콤과 KT는 알렉사 생태계에 참여하며 서비스 저변을 넓히기 위해 힘써왔다. 지난해부터 아마존 ‘알렉사 음성인식 상호호환성 이니셔티브(Voice Interoperability Initiative)’ 협력사로 활동해왔다. 그 결과 SK텔레콤은 2021년 12월 AI 스피커 ‘누구 캔들’에 알렉사를 도입했고, KT도 2월 ‘기가지니’ 셋톱박스에 알렉사를 적용했다. 

    기가지니를 통해 알렉사 서비스를 직접 사용해봤다. 알렉사 앱과 연동 미비로 사용자 경험의 질이 떨어지고, 무엇보다 알렉사와 소위 ‘티키타카’하며 대화하기가 쉽지 않았다.

    날씨 확인부터 위치 연동 문제로 난관에 봉착했다. 명령어로 ‘Alexa, How’s the weather today?‘라고 물어보면 거주지역 날씨를 우선 가르쳐주기 때문에 앱을 통해 위치를 설정해야 한다. 앱과 연결된 지도는 구글맵보다 표시하는 정보가 적어 거주지를 설정하는 데 실패했다.

    알렉사가 자랑하는 확장성 높은 ’스킬스‘ 연동도 쉽지 않다. 알렉사 앱을 통해 해당 기능을 활성화 시켜야 하고, 명령어도 숙지해야 한다. 스킬스에서 제공하는 기능은 일회성으로 사용해보고 다시 사용하지 않는 일이 다반사다.

    사용자의 영어 말하기 수준에 크게 영향을 받는 것도 문제다. 오디오북 ‘Audible’은 사용 가능하지만, 여러번 시도했음에도 다른 콘텐츠를 틀 수 없었다. 알렉사가 사용자의 말을 듣고 제안하는 식으로 답변을 요구하기도 하는데 이 때 리스닝과 스피킹이 되지 않으면 낭패를 봤다.

    기가지니의 경우 ‘Communication’ 카테고리에서 제공하는 전화, 메시지 기능은 사용 불가하다. 음악 카테고리에서 라디오 서비스 ‘TuneIn’을 제외하고는 음악 서비스도 미지원 상태다.

    기가지니에서 아마존 키즈 콘텐츠는 사용 가능하다고 하는데 실행할 수 없었다. 명령어로 ‘Alexa, open amazon kids’라고 했을 때 돌아오는 답은 ‘Hmm, I found a few skills that might help’라며 ‘Did you mean Amazon Shopping?’이라는 황당한 답변을 내놨다. 아마존 키즈 플러스를 물어봤을 때는 웹상 검색 결과를 화면에 띄웠다.

    KT 기가지니 AI 서비스 사업팀은 알렉사의 영어교육용 콘텐츠 사용가치를 높이기 위해 화면 UI를 적용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화면을 통해서 알렉사의 텍스트나 이미지를 출력하는 경우는 검색 결과나 키즈 콘텐츠 등 특정 조건에서만 이뤄져 매우 국한됐다.

    AI 스피커에 탑재한 알렉사 서비스는 아직 다듬어야 할 부분이 많다. 알렉사 앱과 연동 서비스, 사용자의 영어 실력에 좌우되는 제한적인 활용성은 개선해야 할 부분이다.

    KT 기가지니 AI 서비스 관계자는 “알렉사와 협업을 통해 영어 중심의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고 있다”며 “사용자 경험을 높이기 위해 서비스 가이드를 지속 안내하는 등 업데이트에 힘쓰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