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광석, 작년 11월 톤당 90달러에서 145달러로 올라우크라 사태 장기화로 원자재 가격 상승세 지속추가적인 제품가격 인상 가능성에 수요처와 갈등
  • ▲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로 원자재 및 철강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로 원자재 및 철강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이 장기화 국면에 돌입하면서 철광석 등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철강제품 가격에 대한 상승 압박이 커지는 가운데 철강업계는 자동차·조선 등 수요처와의 가격협상에 난항이 예상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이달 2일 출고분부터 강관제품 가격을 톤당 10만원, 동국제강은 이달 1일부터 냉연도금 전 제품의 가격을 톤당 5만원 인상했다. 세아베스틸은 지난 7일 출하분부터 특수강 제품에 대해 톤당 최대 15만원을 올렸으며, 포스코는 최근 냉연도금 제품 가격을 톤당 5만원 인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철강업체들은 원자재 가격 상승을 반영해 가격을 올렸다고 밝혔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철광석 가격은 지난해 11월 톤당 90달러 수준에서 현재 145달러까지 치솟았다. 냉연도금 강판용 소재인 아연 가격도 같은 기간 톤당 3200달러에서 4200달러로 올랐다. 

    철강업계는 가격 상승 추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우크라이나 지정학적 리스크가 원자재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박성봉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주요국들의 러시아에 대한 제재가 본격화되면서 양국의 원자재 수출 차질 우려가 심화되고 있다”면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철광석 수출은 전세계 물량의 4% 수준으로 철강 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방민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우크라이나에서 수출되는 철강 제품의 60%가량이 오데사, 초노모르스크 등 흑해 항만을 통해 출하되는데 현재 이들 항만 운영이 전면 중단됐다”면서 “러시아산 강점탄 수출 차질 우려가 호주산 강점탄 가격을 자극하면서 호주산 강점탄 가격은 최근 톤당 480달러를 돌파하며, 연초 대비 30% 이상 급등했다”고 말했다. 

    철강 가격의 상승은 자동차·조선·건설 등 수요처에 도미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철강업계는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해 철강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지만. 수요처에서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특히 철강업계와 연간 두 차례 후판 가격을 협상하는 조선 업계는 더 이상의 가격 인상을 감내하기 어렵다는 분위기다. 후판 가격은 2020년 하반기 톤당 60만원에서 현재 110만원으로 두 배 가까이 올랐다. 조선 업계는 후판 가격이 5만원 인상되면 연간 2000억원 이상의 추가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자동차업계에서도 자동차용 강판 가격이 상승한다면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으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수익성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건설업계의 경우에도 국내 30개 건설사 자재구매 담당자 모임인 대한건설사재직협의회가 최근 현대제철에 철근가격 인상을 반대하는 입장을 전달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이전에도 원자재 가격이 오름세를 보이고 있었다”면서 “이번 사태로 인해 원자재와 철강 수요가 더욱 타이트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가격인상 요인이 있지만 고객사들에게 이를 반영하기는 쉽지 않다”면서 “협상 과정에서 합리적인 결론을 도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