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3사, 러시아로부터 10조 규모 수주대우조선 “선박 건조 중단은 아냐”러 수주 규모 큰 삼성重도 불똥 우려
  • ▲ 경남 거제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뉴시스
    ▲ 경남 거제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뉴시스
    러시아 경제 제재로 인한 후폭풍이 한국 조선업계로 확대되는 모양새다. 

    대우조선해양이 러시아 선주로부터 건조 대금(중도금)을 받지 못하면서 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조선 3사 전체로 위기가 확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19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전날 대우조선해양은 2020년 10월 러시아로부터 수주한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3척 중 1척에 대한 중도금이 기한 내에 들어오지 않아 선주 측에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고 공시했다. 

    당시 대우조선해양이 수주한 LNG 운반선 3척의 계약금액은 1조137억원 규모로, 이번에 계약 해지가 통보된 선박의 계약 규모는 약 3379억원이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약정한 일자가 지났음에도 선주로부터 중도금이 지급되지 않아 불가피하게 거래해지를 통보했고 현재 선주 쪽 답변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해지가 확정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아직 해당 선박 건조는 중단하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아직 선주 측과 연락이 닿지 않았기 때문에 이후 선주 측과 해당 수주 선박에 대한 다양한 방법들을 검토해 볼 것”이라며 “해당 선박은 아직 공정 초기 단계로 중단에 따른 피해가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되며 실제로 건조 중단까지 가는 경우는 없을 것으로 보여진다”고 덧붙였다.

    현재 러시아는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에서 퇴출되면서 러시아 기업들은 국내 조선사에 선박 건조 대금을 정상적으로 납입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통상 조선업계는 달러화로 결제하는데, 서방의 금융제재 탓에 러시아 기업의 달러 결제가 막히면서 러시아 선주들은 돈이 있어도 대금을 달러로 주고받는 게 어렵게 된 것이다.

    또 조선사들은 수주와 동시에 선박 대금을 한꺼번에 받는 것이 아니라 선수금을 적게 받고 인도 시점에서 대금을 많이 받는 형태의 ‘헤비테일’ 방식으로 수주 계약을 체결한다. 계약금은 수주 당시 이미 달러로 받아서 단기적으로 입을 피해는 적은 편이지만, 건조 도중 계약이 파기되면 건조 중단에 따른 피해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에서 수주한 조선사들은 대금 거래 도래일까지 선주들과 소통하며 좀 더 상황을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업계에 따르면 한국조선해양·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 등 조선 3사가 러시아로부터 수주한 금액은 약 80억 달러(한화 약 10조원) 수준인 것으로 파악된다. 이중 삼성중공업은 50억 달러로 가장 많고 대우조선해양(25억 달러), 현대중공업그룹(5억5000만 달러) 순으로 추정된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현재 선주 측과 건조 대금 지불에 관련해서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면서 “상황을 지켜보며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