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5만5천원 24GB 출시, KT-LGU+ 6만원대 검토데이터 차등지급 불균형 논란... 1만원 '4배' 차이이통사 ARPU 하락 불가피... "자율 경쟁 환경 먼저 조성돼야"
  • 가계통신비 부담 완화를 위한 '5세대 이동통신(5G) 중간요금제' 서비스가 시작부터 난항을 겪고 있다. 다양한 요금 구간을 반영하지 않았다는 소비자들의 지적이 나오면서 국내 이동통신3사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통3사는 이달 중 5G 중간요금제를 순차적으로 출시한다. 

    SK텔레콤은 월 5만 9000원에 24GB 데이터를 제공하는 5G 중간요금제를 선보였다. 기존 5만 5000원 요금제에 4000을 더 내면 11GB에서 13GB가 추가되는 것. 

    KT도 현재(월 5만 5000원, 11GB)에 7000원을 더한 월 6만 2000원에 30GB 데이터 제공하는 안을 마련 중이다. LG유플러스 역시 기존(5만 5000원, 12GB) 대비 몇 천원을 더 내는 고객들에게 30GB 데이터 제공을 골자로 하는 요금제를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정치권과 소비자단체를 중심으로 해당 요금제가 실효성이 없다며 비판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1GB 당 금액을 계산했을 경우 요금제에 따른 데이터 차등지급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SK텔레콤의 6만 9000원 요금제는 110GB의 데이터를 제공, 627원에 1GB를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5만 9000원 중간요금제는 24GB의 데이터를 제공, 2458원에 1GB를 이용할 수 있는 구조다. 즉 1만원 차이에 데이터는 4배 가까이 차이가 나는 셈이다.

    KT와 LG유플러스가 마련 중인 중간요금제 역시 이 같은 데이터 불균형 비판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정치권과 소비자단체는 월 6만원 안팎에서 50GB 이상의 데이터를 제공하는 요금제 구간이 나와야 할 것을 주장한다.

    서울YMCA시민중계실은 "기존 요금제와 고가 요금제 사이에 새로운 요금제를 하나 끼워 넣는다고 중간요금제가 되는 것이 아니다"라며 "데이터 제공량의 1GB당 요금에서 그 차이가 매우 현격했던 문제를 해결하자는 것이 중간요금제 도입 요구의 핵심"이라고 비판했다.

    이통3사는 이 같은 지적에 벙어리 냉가슴을 앓고 있다. 5G 중간요금제 출시로 사용자들이 저가 요금제로 갈아타면서 이통3사의 가입자당평균매출(ARPU)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점에서다. 실적으로 연결되는 ARPU 감소는 곧 수익화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여기에 올해 말까지 5G 28㎓ 대역 기지국 설치를 위한 막대한 자금도 재무적 압박의 요인이 되고 있다. 이통3사가 올해 4월까지 구축한 28㎓ 5G 기지국은 5059개에 불과, 추가로 4만대를 구축해야 하는 실정이다. 글로벌 경기침체 속에서 이통사들의 숨통을 틔워줘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유럽, 일본 등 해외 이통사들은 요금 인상을 통해 자구책을 모색하는 상황"이라며 "국내 이통사들에 대한 무조건적인 압박이 아닌 자율성을 통한 시장 경쟁 환경도 지켜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