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공유하기

로고

금융권 '여성 이사 할당제' 반쪽… 대부분 사외이사 1명에 그쳐

국회 입법조사처 "구색용 전락"공시의무·제재규정 없어 실효성 논란역차별 우려도… "성별 보다 능력 우선"

입력 2022-08-12 12:41 | 수정 2022-08-12 13:12

▲ (왼쪽부터) 김조설 신한금융지주 사외이사, 송수영 우리금융지주 사외이사, 권선주 KB금융지주 사외이사, 권숙교 하나금융지주 사외이사.ⓒ각 사

이달 5일부터 자산규모 2조원 이상 상장사면 이사회를 특정 성(性)으로만 구성할 수 없는 이른바 ‘여성 이사 할당제’가 본격 시행되면서 금융지주들도 일제히 여성 사외이사 진용을 갖췄다.

그러나 이사회 규모와 상관없이 형식적으로 여성 이사 1인만 확보한 수준에 그쳐 법적 규제를 피하기 위한 구색 맞추기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여성이사 선임의무를 어기더라도 별도의 제재 규정이 없다는 점도 현행법의 맹점으로 떠올랐다. 

12일 국회입법조사처는 ‘여성이사 할당제의 향후 과제’를 발간하고, 이사회의 규모와 무관하게 여성이사 1인만을 의무화하는 조문이 양성평등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제고 목적을 달성하기에 충분한지 논의가 필요하다며 이같은 문제를 제기했다. 

여성이사 할당제는 자본시장법 제165조의 20에 따라 자산총액이 2조원 이상인 주권상장법인의 경우 이사회의 이사 전원을 특정 성(性)으로 구성하지 못하게 규정한 것으로 지난 5일부터 본격 시행됐다. 

우리나라의 유리천장지수와 이사회의 여성이사 비율이 선진국 기준 최하위를 차지한 현실을 고려해 양성평등에 기여하고 이사회구성의 다양성을 통한 ESG 경영을 도모하기 위해 도입됐다. 

이에 따라 KB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등을 비롯한 국내 대형 금융회사들은 일제히 여성 사외이사를 들였다. 대부분 여성 이사 1인을 확보했으나 KB금융지주는 2015년부터 여성 사외이사 1명을, 2020년부터는 2명을 유지해 오고 있다. 신한금융도 2명의 여성 사외이사를 확보했다.

문제는 당초 의안에 있던 여성이사 선임의무를 준수하지 않으면 사업보고서에 이를 공시하도록하는 문구가 삭제됐다는 점이다. 

또 여성이사 선임의무를 준수하지 않더라도 별도의 제재규정이 없어 여성이사 할당제가 강행규정인지 여부도 불명확하다. 때문에 여성이사 할당제를 준수하지 않는 기업에게 어떤 영향이 있는지 파악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또 여성이사 할당제를 도입한 해외국가 사례를 보면 제도의 실효성을 위해 이사회 규모에 따라 그 비중을 달리하고 있으나 국내 자본시장법은 1인의 여성이사 선임만을 의무화했다는 점도 논란거리다. 

실제로 지난 2008년 여성이사 할당제를 도입한 노르웨이는 이사회 구성 인원에 따라 양성의 비율이 최소 40%를 넘도록 의무화했다. 이를 위반한 경우 벌금뿐 아니라 상장폐지, 기업해산까지 이를 수 있다고 규정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여성이사 선임에 따라 기업의 가치와 주주의 이익, 기업지배구조 개선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여성이사의 수가 임계치에 도달해야한다”며 “이사회 규모와 무관하게 단지 1인의 여성이사를 두는 것은 ‘토크니즘(사회적 소수 집단의 일부만을 대표로 뽑아 구색을 갖추는 정책적 조치)’에 지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여성이사 할당제를 1인만을 선임하는 조문으로 변경하고 공시의무를 삭제한 점에 대한 심도있는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여성이사 비율을 상향조정할 경우 기업의 사적자치를 침해할 수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여성이사 강제 할당은 ‘성별보다 능력위주의 인사원칙’을 무시하는 역차별”이라며 공정 가치에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이나리 기자 nalleehappy@naver.com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뉴데일리 댓글 운영정책

자동차

크리에이티비티

금융·산업

IT·과학

오피니언

부동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