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센터·아파트 지하주차장 등 활용…시장규모 年 20%↑공기단축·안전사고 예방…GS·대우·반도 공장 가동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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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들이 탈현장(OSC, Off Site Construction) 행보를 가속화하고 있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과 공급망 쇼크 등으로 안전사고 예방 및 비용 절감의 중요성이 대두되는 가운데 '사전제작 콘트리트공법(PC, Precast Concrete)'이 효과적인 탈현장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2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최근 현장에서 PC공법의 수요가 급증하자 아예 생산공장을 짓고 시장에 뛰어드는 업체들이 늘고 있다.PC공법은 건물에 쓰이는 기둥이나 보, 슬라브 같은 콘크리트 구조물을 공장에서 우선 제작한뒤 현장으로 옮겨 조립하는 시공 방식이다.기존 방식보다 공사기간이 단축돼 효율성이 좋고 현장작업이 줄어 안전사고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건설폐기물이 적어 최근 강조되는 ESG경영 강화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낼 수 있다.그동안 이 공법은 주로 물류센터 시공에 적용됐다. 그러던중 2020년부터 코로나19와 새벽 배송시장 성장에 힘입어 물류센터 공급이 급증하면서 수요가 급증했다.특히 반도체공장과 지식산업센터, 아파트 지하주차장으로 활용 범위가 넓어지며 시장규모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PC시장 규모는 연평균 10~20%씩 급성장해 2025년 1741억달러로 성장할 전망이다.이에 그동안 아웃소싱 형태로 PC를 적용해 온 건설사들은 아예 공장건설이나 자회사 인수 등을 통한 수직계열화로 PC사업 전반에 뛰어들고 있다.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2010년대 초만해도 대부분 영세업체가 PC공장을 운영했고 대형건설사중에선 그룹의 반도체공장 건설을 통해 독보적인 기술력을 보유한 삼성물산이 충북 음성과 충주 두곳에 공장을 열었을뿐"이라며 "그러던 중 삼성물산이 2019년 골조시공전문기업인 케이세웅건설에 충주공장을 매각하면서 시장다변화가 가속화됐다"고 말했다.대우건설은 자회사인 대우에스티를 통해 PC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대우에스티는 충북진천에 15만㎡ 규모의 강교구조물 제작공장을 PC공장으로 리모델링하고 PC 양산에 나서고 있다.GS건설도 자회사인 지피씨를 통해 충북음성 14만8426㎡ 부지에 연간 10만㎥의 PC 양산이 가능한 자동화 생산공장을 가동중이다.반도건설은 올해 5월부터 경기여주 PC 자동화 생산공장을 본격 가동하고 있다. 이 공장은 HCS(Hollow Core Slab, 할로우코어 슬래브) PC를 연간 4만㎥까지 생산할 수 있다. 1년후부터 공장가동이 안정화되면 6만㎥까지 생산량을 높일 수 있다는게 회사측 설명이다.공장증설에 더해 PC기술 경쟁도 치열하다.현대건설은 교량 하부구조 전체에 PC공법 적용이 가능한 조립식 교각시스템을 개발하고 특허 등록을 마쳤다. 교량 하부구조를 구성하는 피어캡과 기둥을 현장이 아닌 공장에서 사전제작하면 품질관리가 용이해지고 기초판 공사와 병행할수 있어 공기단축과 비용절감이 가능하다.대우건설은 아파트 옥탑구조물 시공에 국내 최초로 '하프(Half)-프리캐스트 콘크리트(Precast Concrete·PC)' 공법을 적용했다. 이는 2개월 가까이 소요된 구조물 설치기간을 일주일 수준으로 줄이는 효과를 나타낸다.건설업계 관계자는 "PC공법은 최근 다양한 영역으로 활용 범위가 넓어졌지만 '조립식은 튼튼하지 않고 안전성이 떨어진다'는 편견 탓에 주거용 아파트건설에는 도입이 미뤄져 왔다"며 "최근 아파트 지하주차장 등에 PC공법이 적용되고 공공아파트 조성에도 도입이 가시화됨에 따라 향후 PC 수요는 더욱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또다른 관계자는 "PC공법을 이용한 주택건설이 활발한 유럽에 비해 국내기술력은 아직 걸음마 수준"이라며 "최근 대형사들의 시장 진출로 기술발달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이지만 한정된 시장규모로 인한 출혈경쟁과 치킨게임도 우려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