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공협 법정단체화 의원입법 추진…2위 단체와 합병 직방 등 부동산 플랫폼 치명타…협회 독과점 우려 확산공정위도 난색…'반값중개' 등 소비자친화 서비스 물건너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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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인중개시장을 둘러싼 '밥그릇 싸움'이 격화되고 있다. 지난해 직방의 오프라인 중개업 진출 선언으로 촉발된 프롭테크 기업과 공인중개사간 갈등이 공인중개사법 개정안 발의로 더욱 고조되는 양상이다.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지속된 부동산 플랫폼 전쟁에서 공인중개사들이 승기를 잡은 분위기다. 정치권에서 공인중개사들의 최대 단체인 한국공인중개사협회(한공협)를 법정단체화하는 공인중개사법 개정안을 발의했기 때문이다.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여야의원 24명이 공동발의한 이 개정안은 한공협을 법정단체로 승격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개업 공인중개사들의 가입을 의무화하고 회원을 지도·관리할 수 있는 권한을 협회에 부여했다. 법을 위반한 회원에 대해서는 시·도지사와 등록관청에 행정처분을 요청할 수 있다.한공협은 개정안 발의에 적극 찬성하면서 입법화 지원을 위해 2위 단체인 새대한공인중개사협회와의 통합을 추진하고 있다.중개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는 약 50만명이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보유중이며 이중 약 11만5000명이 한공연, 1만5000명이 새대한에 가입돼 있다. 한공협은 통합 조건으로 새대한에 25억원을 지급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중개업계의 한 관계자는 "여아의원이 합의를 거쳐 발의한 개정안이니 통과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을 것으로 본다"며 "지금까지 허위매물이 발생해도 협회차원에서 법적으로 강제할 방도가 없었는데 이런 문제가 점차 해결되지 않겠나"고 말했다.공인중개사법 개정안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적잖다. 협회가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협회 미가입 중개사나 플랫폼 기업의 영업활동을 전방위적으로 제재할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에서다.이미 공인중개사협회는 직방, 다원중개 등 부동산 플랫폼업체와 갈등을 빚어왔다. 지난해 직방이 자회사 중개법인인 '온택트 파트너스'를 통한 부동산중개업 진출을 선언하자 협회는 ‘골목상권 침해’라며 즉각 반발했다.법적분쟁으로 번진 사례도 있다. 공인중개사협회는 부동산플랫폼인 다원중개가 ‘반값 중개’를 표방하며 사세 확장에 나서자 3차례나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또한 저렴한 중개비를 내세웠던 우대빵중개법인은 개업공인중개사 2명이 우대빵 소속 중개지점에 찾아와 외부유리창에 붙은 반값중개수수료 부착물을 떼라고 강요했다며 이들을 특수협박 및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소하기도 했다.공정거래위원회도 공인중개사의 협회 의무 가입을 규정한 다른 법안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특정협회의 독점적 지위로 사업활동 제한이나 경쟁제한적 행위가 발생할 수 있다"며 반대 입장을 낸바 있다.프롭테크업계는 한국공인중개사협회의 법정단체화 추진을 '공정경쟁 훼손·신사업 위축'으로 규정하고 공동대응에 나섰다.한국프롭테크포럼은 지난 25일 프롭테크 기업 10여개사와 함께 한국공인중개사협회(한공협) 법정단체화를 위한 '공인중개사법 일부 개정 법률안' 대응 긴급 간담회를 열었다.간담회에 참여한 프롭테크 기업들은 해당 개정안이 ▲특정 이익단체의 독점화에 따른 공정경쟁 기반 훼손 ▲프롭테크 신산업 위축 ▲소비자 편익 침해 및 서비스 다양성과 품질 저하 등 부작용을 초래할 것으로 보고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프롭테크 기업의 한 관계자는 "온라인 부동산 플랫폼은 끊이질 않는 허위매물과 서비스마인드 부족 등 기존 중개업계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에서부터 시작된 것"이라며 "그럼에도 협회는 자정 노력 없이 소비자 편의를 높일 혁신 서비스 도입만 무작정 막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법정단체는 공익적 목적성이 분명해야 하는데 전체 50만 공인중개사 중 10%만 대표하는 단체에게 그럴 자격이 있는지 의문"이라며 "개정안 통과로 협회가 독점적인 권한을 갖게 되면 미가입 공인중개사나 중개 플랫폼의 시장 진출 진입장벽 더욱 높아지고 결과적으로 공정 경쟁을 제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