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혐의 소명 증거 삭제했다면 증거인멸"'보고서 삭제 지시' 서울청 정보부장 소환 예정'각시탈 남성' 2명은 혐의 없음으로 종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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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태원 참사를 수사 중인 경찰청 특별수사본부가 참사 직후 '이태원 안전우려 보고서'를 삭제하라고 지시한 상부 관계자들에게 증거인멸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고 11일 밝혔다. 

    특수본은 이날 서울경찰청 마포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어제(10일) 정보 보고서를 삭제한 용산 경찰서 정보관을 상대로 삭제경위를 확인했다"며 이 같이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박성민 서울경찰청 정보부장(경무관)은 참사 직후 용산서 정보과장 등 서울 시내 31개 경찰서 정보과장들의 SNS 단체 대화방에서 "정보 보고서를 규정대로 일괄 삭제하라"고 지시했다. 이후 용산서 정보과장과 계장은 해당 보고서를 작성한 용산서 정보관 A씨에게 PC에 있는 보고서 원본을 삭제하라고 지시, A씨는 이를 삭제했다. 

    해당 보고서는 핼러윈을 앞둔 지난달 26일 A씨가 작성한 '이태원 안전우려 보고서'로 "핼러윈 기간 많은 인파로 인한 사고가 우려된다"는 내용이다. 

    박성민 정보부장 등이 핼러윈 기간 이태원 안전 위험성을 사전 경고한 보고를 묵살했다는 지적이 제기될 것을 우려해 해당 보고서 삭제를 지시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경찰은 현재 용산서 정보과장과 계장을 해당 보고서를 사무실 PC에서 삭제하도록 회유·종용한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증거인멸·업무상 과실치사상)로 입건한 상태다. 

    조만간 박 정보부장에 대한 소환 조사를 벌인 뒤 입건 여부를 결정할 전망이다. 

    특수본 관계자는 "(해당) 카카오톡 문자는 확인했지만, 문자 내용은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없다"고 했다. 

    또 해당 보고서 삭제 경위와 관련해서는 "(A씨와 정보부장 간) 진술이 달라서 구체적으로 확인해야 한다"면서도 "(1차 압수수색 당일인) 지난 2일 삭제된 것으로 확인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본인 보관용도의 보고서를 삭제한 게 증거인멸에 해당하는가'라는 기자의 질문에 "범죄혐의를 소명하기 위한 증거를 삭제했다면 증거인멸이 된다"고 답했다. 

    아울러 특수본은 참사 당시 아보카도 오일을 뿌린 의혹을 받는 '각시탈 가면' 남성 2명에게 혐의가 없다고 판단해 수사를 종결했다고도 밝혔다.

    특수본 관계자는 "오일이 아닌'짐빔' 위스키를 뿌린 것으로 확인됐다"며 "압사와 관련성이 없어서 종결했다. 사고 원인에 대해서는 여러 다양한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이번 사고가 발생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