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임 적격 판정 불구 복수 후보 경쟁 요청'디지코' 성과 뚜렷, 경선 통해 '연임 당위성' 확보 나서KT이사회, 복수 후보 추가 심사 위원회 한 차례 더 진행키로위원회 결정 후 KT이사회 최종 후보 선택… 내년 3월 정기주총서 최종 확정
  • ▲ 구현모 KT 대표 ⓒKT
    ▲ 구현모 KT 대표 ⓒKT
    구현모 KT 대표가 '연임 적격' 판단을 받았지만, 복수의 후보와 경쟁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KT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의 지배구조 안정성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14일 KT이사회에 따르면 대표이사후보심사위원회(이하 위원회)는 13일 구 대표의 연임 적격 판정을 내렸다. 위원회는 지난달 8일부터 심사에 돌입, 두 차례의 면접을 진행해 이 같은 결과를 도출했다.

    당초 KT이사회는 구 대표의 연임이 적격으로 결정될 경우 차기 대표이사 후보에 단독으로 추천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구 대표가 복수 후보 검토를 요청함에 따라 추가 심사에 들어가기로 했다.

    구 대표가 복수 후보와 경선 의지를 밝힌 배경으로는 KT 지분 10.35%를 보유한 국민연금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단일 주주로는 KT 최대지분을 보유한 국민연금이 최근 '소유분산기업'의 합리적 지배구조를 언급했기 때문이다. 소유분산기업은 재벌그룹과 달리 KT나 포스코와 같이 확고한 지배주주가 없는 기업이나 금융지주 등을 의미한다.

    국민연금은 올해 3월 주주총회에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이유로 박종욱 경영부문 사장의 사내이사 연임을 반대, 무산시킨 바 있다. 박 전 사장과 함께 정치후원금 사법 리스크를 안고 있는 구 대표도 이에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이다. 때문에 경선을 통해 국민연금으로부터 "제대로 인정받겠다"는 구 대표의 의중이 깔려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구 대표의 '디지코(DIGICO, 디지털플랫폼기업)' 전략이 성과로 이어진 점도 국민연금 표심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전망이다. 구 대표 취임 후 KT 시가총액은 약 6조 9000억원에서 약 9조 5000억원으로 늘어났으며, 영업이익도 44.2% 증가했다. KT 직원 대다수가 가입된 제1노조 역시 구 대표의 연임을 지지하고 나선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업계 관계자는 "구 대표 본인 스스로도 연임에 대한 자신감이 높은 상황"이라며 "경선을 통해 국민연금은 물론, 회사 안팎으로부터 연임의 당위성을 인정받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한편, 구 대표의 요청에 따라 KT이사회는 복수 후보에 대한 추가 심사 위원회를 한 차례 더 진행할 방침이다. 위원회 결정 이후 KT이사회는 최종 후보를 선택,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확정하는 구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