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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설 연휴 한파 예정… 등유價 폭등에 서민 등골 휜다

1월 둘째 주 등유 리터당 1503.3원… 1년 새 2배 가까이 올라설 연휴 최저 기온 영하 18도, 평년보다 낮을 전망GS칼텍스, 취약계층 대상 난방유 지원

입력 2023-01-21 08:00 | 수정 2023-01-21 08:43

▲ 서울 강남구 개포동 구룡마을. ⓒ이현욱 기자

"등유 두 드럼(400 리터)을 구입하는 데 60만원 넘게 나왔어요. 등유는 저같이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이 쓰는 난방연료인데, 가격이 너무 부담되는 거 같아요."

서울 강남구 개포동 구룡마을에 거주하는 황 모씨(73)는 "등윳값이 1년새 2배 정도 올랐다"며 이와 같이 말했다. 황씨는 겨울철에 등유 한 드럼으로 한 달을 버틴다. 매달 난방용 기름값만 30만원 가까이 내야 한다. 매달 연금 32만원으로 살아가야 하는 그에겐 엄청난 부담이다. 

황씨는 "최근에 전기료도 올라서, 기름을 온수기 틀 때만 사용하고 평소 전기장판에만 의존하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전했다. 

▲ 구룡마을. ⓒ이현욱 기자

등유는 도시가스 배관망 건설이 어려운 소외지역에 거주하는 취약계층의 난방용 연료다. 농어촌 및 도서 산간 등 지역에서 여전히 많이 사용된다. 2021년 말 기준 전국 도시가스 보급률은 수도권 90.6%, 지방 76.9%이다.

설 연휴 첫날인 21일부터 영하 18도까지 떨어지는 기습 한파에 취약 계층의 근심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저소득층이 주로 사용하는 난방연료인 등유 가격이 최근 가파르게 올랐기 때문이다. 

21일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기름보일러에 사용되는 실내등유의 국내 주유소 판매가격은 1월 둘째 주 1503.3원(리터당)으로 집계됐다. 2021년 평균 946.8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불과 1년 새 2배 가까이 오른 것이다. 

이 같은 등윳값 폭등은 공급 감소에 기인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가 천연가스 공급을 중단하자 이를 경유로 대체했는데 경유와 생산라인이 같은 등유가 소외됐다. 두 유종은 생산라인이 겹치기 때문에 경유 생산량이 늘면 등유 생산이 상대적으로 줄어든다. 여기에 위드코로나로 회복세를 맞은 항공유 소비도 등유 생산에 차질을 빚게 했다. 

구룡마을 주민 70대 윤 모씨는 "저희 마을 총 세대수가 약 650세대인데, 그 중 80세대가 등유를 사용한다"며 "대부분 일흔이 넘는 노인들이라 다들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얼어 죽지 않으려면, 최대한 아껴 쓰는 수밖에 없지 않겠냐"며 한숨을 깊게 내 쉬었다.

▲ 지난 18일 GS칼텍스 임직원들이 구룡망을에서 난방유를 배달하고 있다. ⓒGS칼텍스 제공

이에 정부는 지난 4일 비상경제장관회의를 열고 취약계층 난방비 부담 완화를 위해 등유 바우처의 가구당 평균 지원단가를 31만원에서 64만1000원으로 대폭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기업의 지원도 이어졌다.  

GS칼텍스 임직원들은 지난 18일 구룡마을을 찾아 등유 배달 봉사활동을 진행했다. 독거노인 및 이동이 어려운 가정에 직접 등유를 전달했다.

설 명절 전후에 진행되는 '설 맞이 난방유 지원'은 서울시 4개 마을(강남구 구룡마을 및 체비지마을, 용산구 청파동, 노원구 백사마을) 110가구와 여수지역 취약계층 가정 100가구 등 총 210가구에 제공되며 지원 물량은 총 4만2000 리터이다. 전체 지원액은 3억원이다. 

GS칼텍스 관계자는 "고물가 여파로 경제적 어려움이 커지는 상황에서 에너지 취약계층의 이웃들이 추운 겨울을 조금이나마 따뜻하게 보내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난방유를 지원하게 됐다"고 밝혔다.

구룡마을 한 주민은 "GS칼텍스 지원이 우리 같은 취약계층에겐 매우 큰 힘"이라며 "덕분에 따뜻한 설 연휴를 보낼 수 있을 거 같다"고 감사를 표했다. 
이현욱 기자 dlgus3002@new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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