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층 3600가구 대단지로 탈바꿈…'토지임대부' 주택 포함무허가판자촌 방치…1999년 이후 화재 30건 안전문제 제기토지보상 난항 우려…인근 아파트단지 주민들 반발 예상
  • ▲ 서울 강남구 개포동 구룡마을 입구. 사진=박정환 기자
    ▲ 서울 강남구 개포동 구룡마을 입구. 사진=박정환 기자
    서울 마지막 판자촌인 강남구 개포동 구룡마을이 최고 35층·총 3600가구 규모 대단지 아파트로 재탄생 된다. 

    8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는 구룡마을 개발계획을 정하고 신속한 정비사업 추진을 위해 민간분양 없이 100% 공공이 주택을 공급하기로 했다. 이중 일부는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추진중인 '토지임대부' 주택으로 공급될 예정이다. 토지임대부 방식은 토지는 SH가 갖고 건물만 분양하는 것을 말한다. 

    구룡마을 재개발 역사는 30여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86년 아시안게임과 1988년 서울올림픽 준비과정에서 쫓겨난 철거민들이 모여 형성된 곳이 구룡마을이다. 구룡산 북쪽자락에 위치한 이 마을은 올림픽후 서울 각지 철거민들이 몰려들면서 최대 2000가구, 8000명으로 규모가 급증했다.
     
    1990년대초 한보그룹·중원·포스코건설 등이 재개발사업을 처음 추진했지만 불법투기꾼 난립과 서울시·강남구청간 갈등, 무허가건축물 거주민 분양권요구 등 문제가 얽히면서 전면 백지화됐다.  

    2011년 당시 오세훈 서울시장이 구룡마을에 대한 정비사업계획을 발표하며 다시 논의됐지만 부지활용방안과 보상방식을 두고 땅주인과 지자체간 합의가 불발돼 사업이 표류하게 됐다.

    그러는 사이 1999년부터 지금까지 30건이상 크고 작은 화재가 발생했고 올해에는 설연휴 직전인 1월20일 큰불이 나 주택 60채가 불타고 주민 500여명이 대피하기도 했다.

    잇따른 화재로 대책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오 시장은 구룡마을 현장을 찾아 "진행되고 있는 재개발사업이 빨리 되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이라며 사업추진 의지를 다시 내비쳤다.

    SH공사는 빠른 시일내에 구룡마을 토지보상공고를 낸 뒤 보상절차에 돌입할 예정이다. 감정평가에 따른 공시가격 기준으로 보상이 이뤄질 전망이다. 

    다만 재개발 추진을 위해 넘어야 할 산이 적잖다. 적용되는 용적률에 따라 구룡마을 인근 아파트단지 주민들이 조망권이나 교통체증 등을 이유로 반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여기에 일부 토지주들이 마을 건너편 개포동 아파트단지 수준의 땅값을 요구하는 것도 해결해야 할 숙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