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연초대비 32% 급등…코스피 거래대금 역전 현상 지속2차전지 쏠림 뚜렷…개인 순매수에도 외인·기관 '팔자'코스닥 빚투·공매도 증가세 뚜렷…과열 우려 갈수록 커져
  • 갈수록 짙어지는 경기침체 우려에도 코스닥이 개인투자자의 매수세에 힘입어 아슬아슬한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밸류에이션 부담에도 2차전지 등 특정 업종에 쏠림이 지속되면서 과열 경보등이 켜지고 있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3월부터 지난 11일까지 코스닥 지수는 13.56% 상승하며 종가 기준 900선 돌파를 목전에 뒀다. 연초 대비해선 무려 32.34% 상승하면서 전세계 주식 지수 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 

    코스닥은 연일 상승랠리를 이어오며 거래대금도 크게 늘었다. 거래대금이 유가증권시장 거래 대금을 웃도는 현상도 지속되고 있다. 

    지난 11일 코스닥시장 거래 대금은 16조8424억원으로 코스피 거래대금(14조505억원)보다 많았다. 올 들어 1월 18일부터 11일까지 57거래일 동안 4거래일을 제외하고 코스닥 거래대금이 코스피 거래대금을 모두 역전했다. 

    이날 기준 코스닥 시가총액(425조원)이 코스피(2014조원)의 21% 정도에 불과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코스닥 시장에 투자심리가 쏠려있다는 의미다.

    코스닥에서도 2차전지 소재·부품 관련주들로 투심이 몰렸다. 금리인상 여파로 반도체 등 전통적인 증시 주도주가 부진한 사이 2차전지가 지수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코스닥 상승세를 이끈 핵심 2차전지주는 에코프로비엠, 에코프로, 에코프로에이치엔 등 에코프로 그룹주다. 올해 들어 이날까지 에코프로비엠은 219.76%, 에코프로는 646.60% 상승했다. 

    증권가에선 2차전지주의 주가가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첫 매도 리포트도 나왔다. 하나증권은 12일 에코프로의 목표주가를 45만4000원으로 제시하면서 투자의견을 '매도'로 하향했다.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배터리산업의 성장가치, 메탈비지니스의 차별적 가치를 모두 담고 있는 기업으로, 섹터 내 커버리지 기업 중 미래 준비가 가장 잘된 기업이라고 판단한다"면서도 "현 시총은 5년 후 예상 기업 가치를 넘어섰다. 2030년 실적을 주가에 반영하려면 당분간 중장기 실적을 확인해가는 상당기간 조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문제는 과열 우려에도 개인투자자들의 자금이 2차전지 관련주로 계속 향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달부터 이달 11일까지 에코프로의 개인 순매수액은 1조1418억원, 에코프로비엠의 경우 8092억원이다.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해당 종목들을 팔아치우고 있다. 같은 기간 에코프로를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6662억원, 4694억원어치 순매도했다. 에코프로비엠 역시 3241억원, 4747억원씩 팔아치웠다.

    2차전지 관련주의 주가가 조정을 받을 경우 코스닥 지수 전체가 흔들릴 가능성은 물론 개인 투자자의 손해도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더욱이 빚투(빚내서 주식투자)가 급증하고 있다는 점도 과열 국면 신호로 해석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코스닥 신용융자금액은 약 9조9764억원으로, 코스피(9조4181억원) 코스피보다 5600억원가량 많다. 연초(7조7568억원) 대비 29% 늘어난 수준이다.

    공매도의 선행지표로 불리는 대차거래 잔고액도 10일 기준 81조4095억원으로, 지난 2021년 12월 7일(78조) 이후 1년 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증권사 한 PB는 "지수가 잘 간다해도 2차전지 등 일부 섹터를 들고 있냐 없냐에 따라 박탈감이 더한 시장이다. 많은 리서치에서 특정 종목들의 과열을 우려하고 있어 밸류에이션을 감안해 보수적인 관점을 취하고 있다"면서도 "시장에서 소외될 수 없어 일정 부분 들고가며 아슬아슬하게 지켜보는 상황"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