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회사 출신 첫 은행장영업력 정평, 임직원 신망 두터워첫 작품 '중소기업 특화점포'… 영업력 회복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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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병규 신임 우리은행장이 '영업력 회복'이라는 특명을 받고 3일 공식 취임했다.조 은행장은 이날 오후 본점에서 진행된 취임식에서 "'기업금융의 명가'로서 차별화된 서비스로 시장을 선도하고 기업과 동반성장해 나가자"고 주문했다.아울러 "중소기업 특화채널을 신설해 중소기업 지원을 강화하고 새롭게 성장하는 유망한 기업에 투자하는 등 기업금융 영업력을 극대화하자"고 당부했다.조 은행장은 또 은행의 핵심 가치인 ▲고객 ▲신뢰 ▲혁신 ▲전문성 등을 근본적 변화를 위한 4가지 원칙으로 제시하면서, 첫 번째 원칙은 '고객'과 관련해 "최적의 시점에, 최고의 경험을 제공하는 고객 지향형 채널을 완성하겠다"고 다짐했다.조 은행장은 이날 오전에 열린 주주총회에서 선임 절차를 거친 뒤 은행장 이‧취임식을 통해 전임 이원덕 은행장으로부터 바톤을 이어받았다. 임기는 내년 12월 말까지다.신임 조 은행장은 임기 시작 전부터 '최초' 타이틀을 여럿 달며 금융권 화제의 인물로 등극한 바 있다.지난 3월 취임한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금융권 최초로 시도한 '오디션 프로그램'을 거쳐 은행장에 선정됐고, 우리금융 내에선 자회사 대표 출신으론 최초로 은행장 자리에 오른 인물이 됐다.대내외 주목을 많이 받은 만큼 조 은행장에 대한 기대감도 상당하다. 특히 영업력 면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순익 기준 '4등 은행'으로 전락한 우리은행을 일으킬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실제로 지점장 첫 부임지(상일역지점)를 전국 1등 점포로 만든 일화는 은행 내에서도 전설로 남아있고, 본부 기업지점장이었던 2013~14년 은행 전체 KPI 1위와 2위에 오른 것은 덤이다.우리은행은 지난 1분기 순익 8595억원을 기록해 4대 시중은행 중 4위에 그치며 체면을 구겼다. 3위권 경쟁자였던 하나은행(9742억원)이 신한은행(9316억원)과 KB국민은행(9219억원)을 제치고 '리딩뱅크'에 올라 더 뼈아픈 결과였다.이 여파로 우리금융지주는 1분기 실적 면에서 NH농협금융지주에 뒤진 5위로 떨어졌다. 우리금융지주는 증권‧보험 등 비은행 계열사 부재로 은행에 대한 의존도가 타 금융지주 대비 절대적이다.영업력 회복을 위한 조 은행장의 첫 작품은 '중소기업 특화점포'가 될 전망이다. 우리은행은 이달 중 중소기업이 밀집해 있는 반월‧시화국가산업단지에 특화점포를 오픈해 기업영업에 힘을 주기로 했다.아울러 영업 최우선 전략에 맞춘 조직 개편도 이어진다. 현 영업채널 형태인 VG(Value Group)의 수를 기존 200여개에서 30~40개 늘려 영업점 및 고객에 대한 VG장의 관리를 강화한다.영업 외에도 풀어야 할 숙제가 산적하다. 700억 대 횡령사건으로 실추된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내부통제 강화에 나서야 하고, 상업은행 출신으로서 상업-한일 간 계파갈등 해소에도 적극 앞장서야 한다.이와 관련, 우리은행 내부 관계자는 "조 은행장의 경우 오디션을 통해 이른바 '라인'을 타지 않고 은행장에 오른 첫 케이스"라며 "능력(영업력) 면에선 조직 내에서 이미 정평이 나 있고, 직원들의 신망도 두터워 실적만 받쳐준다면 롱런이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