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회사 출신 첫 은행장영업력 정평, 임직원 신망 두터워첫 작품 '중소기업 특화점포'… 영업력 회복 강조
  • ▲ 우리은행은 3일 서울 중구 본점에서 신임 조병규 은행장 취임식을 가졌다. 조병규 은행장은 취임사에서 기업금융 명가 부활의 포부를 밝혔다.ⓒ우리은행
    ▲ 우리은행은 3일 서울 중구 본점에서 신임 조병규 은행장 취임식을 가졌다. 조병규 은행장은 취임사에서 기업금융 명가 부활의 포부를 밝혔다.ⓒ우리은행
    조병규 신임 우리은행장이 '영업력 회복'이라는 특명을 받고 3일 공식 취임했다.

    조 은행장은 이날 오후 본점에서 진행된 취임식에서 "'기업금융의 명가'로서 차별화된 서비스로 시장을 선도하고 기업과 동반성장해 나가자"고 주문했다.

    아울러 "중소기업 특화채널을 신설해 중소기업 지원을 강화하고 새롭게 성장하는 유망한 기업에 투자하는 등 기업금융 영업력을 극대화하자"고 당부했다.

    조 은행장은 또 은행의 핵심 가치인 ▲고객 ▲신뢰 ▲혁신 ▲전문성 등을 근본적 변화를 위한 4가지 원칙으로 제시하면서, 첫 번째 원칙은 '고객'과 관련해 "최적의 시점에, 최고의 경험을 제공하는 고객 지향형 채널을 완성하겠다"고 다짐했다.

    조 은행장은 이날 오전에 열린 주주총회에서 선임 절차를 거친 뒤 은행장 이‧취임식을 통해 전임 이원덕 은행장으로부터 바톤을 이어받았다. 임기는 내년 12월 말까지다.

    신임 조 은행장은 임기 시작 전부터 '최초' 타이틀을 여럿 달며 금융권 화제의 인물로 등극한 바 있다.

    지난 3월 취임한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금융권 최초로 시도한 '오디션 프로그램'을 거쳐 은행장에 선정됐고, 우리금융 내에선 자회사 대표 출신으론 최초로 은행장 자리에 오른 인물이 됐다.

    대내외 주목을 많이 받은 만큼 조 은행장에 대한 기대감도 상당하다. 특히 영업력 면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순익 기준 '4등 은행'으로 전락한 우리은행을 일으킬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로 지점장 첫 부임지(상일역지점)를 전국 1등 점포로 만든 일화는 은행 내에서도 전설로 남아있고, 본부 기업지점장이었던 2013~14년 은행 전체 KPI 1위와 2위에 오른 것은 덤이다.    
    우리은행은 지난 1분기 순익 8595억원을 기록해 4대 시중은행 중 4위에 그치며 체면을 구겼다. 3위권 경쟁자였던 하나은행(9742억원)이 신한은행(9316억원)과 KB국민은행(9219억원)을 제치고 '리딩뱅크'에 올라 더 뼈아픈 결과였다. 

    이 여파로 우리금융지주는 1분기 실적 면에서 NH농협금융지주에 뒤진 5위로 떨어졌다. 우리금융지주는 증권‧보험 등 비은행 계열사 부재로 은행에 대한 의존도가 타 금융지주 대비 절대적이다.

    영업력 회복을 위한 조 은행장의 첫 작품은 '중소기업 특화점포'가 될 전망이다. 우리은행은 이달 중 중소기업이 밀집해 있는 반월‧시화국가산업단지에 특화점포를 오픈해 기업영업에 힘을 주기로 했다.

    아울러 영업 최우선 전략에 맞춘 조직 개편도 이어진다. 현 영업채널 형태인 VG(Value Group)의 수를 기존 200여개에서 30~40개 늘려 영업점 및 고객에 대한 VG장의 관리를 강화한다.

    영업 외에도 풀어야 할 숙제가 산적하다. 700억 대 횡령사건으로 실추된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내부통제 강화에 나서야 하고, 상업은행 출신으로서 상업-한일 간 계파갈등 해소에도 적극 앞장서야 한다.

    이와 관련, 우리은행 내부 관계자는 "조 은행장의 경우 오디션을 통해 이른바 '라인'을 타지 않고 은행장에 오른 첫 케이스"라며 "능력(영업력) 면에선 조직 내에서 이미 정평이 나 있고, 직원들의 신망도 두터워 실적만 받쳐준다면 롱런이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