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CEO 소집한 금감원…"리서치‧랩‧신탁문제 사장에 책임"

금융감독원이 증권사에 올바른 리서치 문화 정착을 위한 자정 노력을 요구했다. 이와 함께 불법행위를 전제로 하는 랩‧신탁 영업 관행에 대해선 엄정히 대처할 것임을 강조했다. 

금감원은 5일 증권사의 영업 관행 관련 최근 현안 사항에 대해 소통하기 위해 국내외 27개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한 업계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날 금감원은 리서치 관행상 문제점과 향후 개선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또 특정금전신탁·랩어카운트 등 고객자산 관리 실태 및 불법적 영업 관행에 대한 당부를 전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함용일 부원장은 "증권사의 리서치보고서와 랩‧신탁 관련 영업 관행 개선은 우리 증권업계의 오래된 숙제"라며 "자본시장 질서와 투자자 보호에 반하는 것이라면 하루빨리 개선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특히 증권사 리서치보고서의 신뢰도 제고와 올바른 리서치 문화 장착을 위한 자정 노력을 강조했다.

함 부원장은 "다수 증권사가 그간의 관행에 대한 자성 없이 국내 시장환경만 탓하는 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특히 애널리스트가 조사분석자료를 악용해 부당이득을 취하는 사례가 종종 발생함에 따라 리서치 보고서에 대한 신뢰가 더욱 악화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리서치보고서의 신뢰도 제고를 위해선 금융투자협회를 중심으로 증권업계 공동의 적극적인 변화 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라며 "금융당국은 리서치부서의 독립성 제고를 위해 애널리스트의 성과평가, 예산배분, 공시방식 개선 및 독립리서치 제도 도입 등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금투협 및 증권업계는 잘못된 리서치 관행을 바로잡겠다고 밝혔다. 일부 애널리스트의 불법행위가 근절될 수 있도록 내부통제 강화 등 자정 노력을 강화해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업계는 "국내시장의 높은 매수포지션 비중, 리서치보고서 무료 제공 등 시장환경이 리서치 관행에 영향을 미친 점도 있다"라며 "지식재산권을 존중하는 시장 참여자의 인식개선 및 증권사의 보호 노력도 중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금감원은 이와 더불어 랩‧신탁 관련 불건전 영업 관행은 'CEO의 관심과 책임의 영역'이라고 강조했다.

함 부원장은 "더 이상 고객자산 관리‧운용과 관련한 위법행위를 실무자의 일탈이나 불가피한 영업 관행 탓으로 돌릴 수는 없다"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컴플라이언스, 리스크관리, 감사부서 등 어느 부서도 위법행위를 거르지 못했다면 이는 전사적인 내부통제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은 매우 심각한 문제"라며 "내부통제의 최종 책임자인 최고경영진과 무관하다고 할 수 없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제라도 증권업계가 자산관리시장의 불건전‧불법 관행을 확실히 근절해 금융투자상품에 대한 자기책임 원칙이 확립될 수 있도록 내부통제 개선 등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라고 덧붙였다.

금감원은 이와 더불어 증권사 직원의 주가조작 개입 혐의와 애널리스트 및 펀드매니저의 사익 추구 등 불법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잘못된 관행을 유발하는 부적절한 인센티브 체계를 재설계해야 한다고 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앞으로도 주요 자본시장 현안 이슈가 발생할 경우 증권업계와 수시로 긴밀히 소통하고 적극 협력하면서 대응 방안을 모색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