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SK하이닉스, 각각 1%‧2%대 하락 간밤 TSMC 비롯 미국 반도체주 하락 여파에코프로 등 2차전지주 약세…테슬라發 투심 악화
  • 국내 증시가 하락 출발한 가운데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이 장 초반 약세를 기록 중이다. 앞서 지난밤 미국증시가 혼조세로 마감한 영향이다.

    특히 반도체주와 2차전지주가 일제히 약세를 보이고 있다. 간밤 TSMC, 테슬라 등 각각 반도체와 2차전지를 대표하는 기업들이 일제히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데 따른 나스닥지수 폭락 여파로 분석된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9시 45분 기준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일 대비 1.69%(1200원) 하락한 6만9800원, SK하이닉스는 2.40%(2800원) 떨어진 11만4100원에 각각 거래 중이다. 전날에도 두 종목은 각각 0.98%, 0.51% 하락한 바 있다.

    반도체 양대 산맥인 두 기업의 주가가 장 초반 약세를 보이는 배경으로는 지난 3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진 나스닥지수가 지목된다. 20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나스닥은 전장보다 294.71포인트(2.05%) 떨어진 1만4063.31에 마감했다.

    종목별로 보면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인 대만 TSMC가 부진한 2분기 실적을 발표한 여파로 반도체주 전반이 약세를 보였다. 실제 TSMC(-5.05%), 엔비디아(-3.31%), 인텔(-3.16%) 등이 급락했으며,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도 3.62% 하락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전날 TSMC는 상반기에 설비투자액 대부분을 파운드리 설비 증설에 썼다고 밝혔는데 업계 1위 입지를 강화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라며 "이는 국내 반도체 업종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코스닥 시장에선 2차전지주가 장 초반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테슬라가 영업이익률 쇼크에 9%대 급락하며 장을 마친 영향으로 풀이된다.

    같은 시각 에코프로비엠은 전 거래일보다 1.93%(7000원) 내린 35만5500원에 거래 중이다. 에코프로 또한 3.14%(3만4000원) 하락한 104만9000원을 가리키고 있다. 이밖에 엘앤에프는(-4.75%), 천보(-1.56%) 등도 하락하고 있다. 

    코스피 시장에서도 2차전지주인 LG에너지솔루션이 전일 대비 1.80%(1만원) 하락한 54만6000원에 거래 중이다. LG화학(-1.46%), 삼성SDI(-1.02%), 포스코퓨처엠(-3.12%) 등 2차전지 관련주의 주가가 일제히 내리고 있다.

    간밤 테슬라 주가는 9%대 급락하며 장을 마쳤다. 

    테슬라는 전날 실적 발표에서 공격적인 가격 정책에 힘입어 매출액이 큰 폭 늘었다. 그러나 이익률은 하락하면서 주가는 전일 대비 9.74% 폭락한 262.90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달 30일(261.77달러)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기술주 중심으로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되며 나스닥이 2% 하락한 점은 한국 증시에 부담"이라며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도 하락한 탓에 반도체 업종의 변화에 따라 국내 지수 방향성이 결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 연구원은 이어 “미국 경기 선행지수가 지속해서 위축되고 있어 미국 경기 둔화 우려가 부각된 점도 부담스럽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