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0여가구 대단지, 164% 용적률…사업성 좋아녹천역·창동역 '더블역세권'에 노원역도 도보권전문가들, 거래 둔하지만 가격상승 기대감 유효
  • ▲ 서울 도봉구 창동에 위치한 '창동주공19단지아파트' 전경. 사진=정영록 기자
    ▲ 서울 도봉구 창동에 위치한 '창동주공19단지아파트' 전경. 사진=정영록 기자
    "재건축하면 좋지요. 뭐 반대할 이유가 있나요." (창동주공19단지아파트 입주민)

    서울 도봉구 창동에 있는 1700여가구 대단지 '창동주공19단지'가 안전진단을 통과하면서 재건축을 확정지었다. 지난달 인접한 '창동주공18단지' 역시 재건축을 확정지어 1980년대 조성된 창동지구에 새바람이 불 전망이다.

    22일 오전 찾은 창동주공19단지는 아파트 곳곳에 안전진단 통과를 축하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어 재건축 확정을 실감하게 했다.

    창동주공19단지는 1988년 준공돼 올해로 35년 차를 맞았다. 최고 15층, 12개동 총 1764가구 대단지로, 전용 59㎡부터 99㎡까지 평형이 다양하다. 보통 소형평형이 많은 주공아파트와 달리 19단지는 중대형 평형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

    애초 19단지는 2021년 안전진단을 추진해 '조건부 재건축(D등급)'을 받았다. 하지만 분야별 전문가 5인으로 구성된 도봉구 정비사업 신속지원단은 해당 아파트의 적정성 검토가 필요하지 않다는 결론을 내리고 재건축을 확정했다.

    현장에서 만난 입주민들은 재건축 확정에 대해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1905동 앞에서 만난 입주민 A씨(60대)는 "예전부터 재건축 얘기가 있었는데 이번에 통과가 돼 진짜 시작하나보다 그런 반응들"이라면서도 "아직 본격적으로 공사가 시작한다든가 하려면 시간이 많이 남았기 때문에 재건축에 대해 막 떠들썩한 분위기가 느껴지거나 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반면 재건축이 굳이 필요하지 않다고 말하는 입주민도 있었다.

    1904동에 거주하고 있는 입주민 B씨(60대)는 "재건축할 필요가 있겠나 하는 생각도 든다"며 "30년을 이 아파트에 살았는데 거주하기 불편하다는 느낌을 받진 않는다"고 말했다.

    1909동 인근에서 만난 입주민 C씨는 "아직 구체적인 계획이 나온 게 아니다 보니 이렇다저렇다 입장을 얘기하기가 좀 이른 상황"이라며 "아마 지금 재건축에 시큰둥한 일부 입주민분들은 이러한 이유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C씨는 재건축이 흥행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지금 아파트 입주민 대부분이 고령에 속한다"며 "신축아파트들도 미분양이 나오는 상황에 우리 단지가 재건축 한다고 젊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 ▲ 창동주공19단지아파트 전경. 사진=정영록 기자
    ▲ 창동주공19단지아파트 전경. 사진=정영록 기자
    재건축에 대해 다양한 반응이 나오고 있지만, 시장에서 이 단지 재건축을 주목하는 이유는 '입지' 때문이다.

    19단지는 수도권지하철 1호선 녹천역과 1·4호선 창동역이 도보 10분 거리에 있는 '더블역세권'이다. 또 2~3분 거리에 있는 중랑천을 건너 4·7호선 노원역까지 도보 17분가량 소요된다.

    아울러 인근에 월천초·노곡중이 도보 5분 안팎에 있어 '초품아(초등학교 품은 아파트)', '중품아(중학교 품은 아파트)'라고 할 수 있다.

    19단지 종합상가 내 위치한 D공인 관계자는 "19단지는 주변 1호선 역이 가깝고 노원역은 걸어갈 수도 있다"며 "노원 생활권을 공유하고 근처에 중랑천 산책로·대형마트·학교 등이 가까워 생활여건이 좋아 인기가 좋은 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매물 문의는 많지만, 거래가 활발한 상황은 아니라고 전했다.

    그는 "19단지 매물은 항상 있고, 보고 가는 분들도 있지만, 거래 성사는 많지 않다"며 "전용 68㎡의 경우 실거래가 기준 7억원 중후반대에 거래됐는데, 지금은 8억원 중후반대에 호가가 형성돼 웃돈을 주고 계약하기를 꺼리는 탓"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이날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정보시스템을 보면 전용 68㎡ 매물은 올해 거래된 9건이 6억9800만~7억8900만원에 거래됐다. 이외 2층 매물 한 건은 6월 5억6000만원에 손바뀜됐다.

    아울러 19단지 일대는 개발 호재가 잇따르고 있어 가격상승 여력은 충분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아파트 인근 창동역은 복합쇼핑타운이 들어서는 '창동 민자역사개발사업'이 진행 중이다. 2010년 사업주관사의 부도로 공사가 오랜 기간 중단됐지만, 지난해부터 공사를 재개했다.

    또한 도봉구간을 통과하는 GTX-C노선이 연내착공을 확정하면서 강남구 등 이동이 수월해질 전망이다. 뿐만 아니라 도봉천 수변공원조성·K팝 전문 공연장 '창동 서울아레나' 등 생활 인프라 개선 여력도 충분하다.

    단지 인근 E공인 관계사는 "19단지 일대는 개발 호재가 연속적으로 있어 상당한 관심을 받고 있다"며 "교통이나 생활여건 향상은 가격상승 여력이 충분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 ▲ 창동주공19단지아파트 재건축 확정을 축하하는 현수막. 사진=정영록 기자
    ▲ 창동주공19단지아파트 재건축 확정을 축하하는 현수막. 사진=정영록 기자
    일각에서 이미 시세에 가격상승분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반응이 나오는 것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이 관계자는 "호재와 관련해서는 보통 발표, 착공, 완공 순으로 가격이 상승하는 시점이 있다"며 "현재 19단지 가격변동분에 대해서는 전반적인 부동산시장의 움직임과 맥을 같이 했기 때문에 개발 호재에 따른 시세반영이 끝났다고 판단하는 건 섣부른 감이 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19단지의 사업성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했다.

    그는 "통상 용적률이 200% 밑이면 사업성이 좋다고 하는데 19단지 아파트는 용적률이 164%"라며 "층수가 많아지고 지하주차장 등 시설개선이 이뤄지면 관심이 분명 집중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도 "정비사업이 조합 주관으로 진행될지 신탁방식으로 추진될지 아직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사업 진행속도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19단지는 예비재건축추진위원회가 정비사업 물꼬를 트고 있다.

    이날 예비추진위 관계자는 "이제 막 안전진단 단계를 통과한 상태라 추후 정비구역 지정 관련 입안도 진행돼야 하기 때문에 예비추진위는 절차상 할 수 있는 지점까지 최선을 다하자는 입장"이라며 "가구 수가 많은 단지인 만큼 입주민들의 의견을 종합해서 결정하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