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구와 협력…처분이력 있는 129곳 점검 부동산거래 중개업소 사기 가담시 '무방비'전문가 "피해자구제 확대하는 방향으로 해야"
  • 늘어선 부동산 중개업소 전경. ⓒ뉴데일리DB
    ▲ 늘어선 부동산 중개업소 전경. ⓒ뉴데일리DB
    서울시가 전세사기 연루 의심을 받는 공인중개사 특별점검에 나설 예정인 가운데 실효성에 대한 지적과 피해구제 확대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17일 시에 따르면 이번 특별점검은 25개자치구와 합동으로 진행된다. 지난 2월부터 7월까지 국토교통부와 2차례에 걸친 특별점검을 통해 공인중개사법 위반으로 행정처분 및 수사의뢰 등을 받은 129곳이 주요대상이다.

    시 관계자는 "일부 타지역에서는 수사를 받던중에도 불법행위를 지속한 공인중개사가 적발된 사례가 있다"며 "국토부 합동점검에서 적발된 업소에 대해 공인중개사법 위반여부를 재점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는 전세사기가 사회문제로 떠오르는만큼 예방차원 조치를 강화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다만 사기가 발생했다는 것을 인지하는 시점이 보증사고가 일어난 이후로 예방이 쉽지 않다는 관측도 나온다.

    서정렬 영산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전세사기 과정을 보면 맨처음 발생은 '사고'"라며 "이후 고소고발돼 보증금을 떼어 먹은 것이 확인되면 '사기'로 넘어가기 때문에 판단하기까지 절차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기는 사고로 유발되기 때문에 결국 임차인이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있는 장치가 있다면 전세사기 문제를 어느정도 해결할 수 있다"며 "임대인 지불능력이라든지 부채현황 등을 중개업소에서 미리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부연했다.

    현행 공인중개사법 25조 '중개대상물 확인·설명'을 보면 공인중개사는 의뢰인에게 △중개대상물의 상태·입지 및 권리관계 △법령의 규정에 의한 거래 또는 이용제한사항 등을 설명할 의무가 있다.

    그러나 집주인이 세금을 미납했는지 등은 설명의무 대상에서 빠져 있어 임차인이 관련 정보를 확인할 수 없었다.

    전세사기가 본격적으로 문제가 되자 지난 4월 해당법령 '임대차 중개시 설명의무'에 임대인이 납부하지 않은 국세 및 지방세를 공인중개사가 열람할 수 있도록 신청할 수 있는 조문이 추가됐다.

    하지만 공인중개사가 전세사기에 가담하는 등의 '도덕적 해이'가 발생하면 법조항 신설 효과가 무용지물이 된다.
  • 서울의 한 빌라촌 전경. ⓒ뉴데일리DB
    ▲ 서울의 한 빌라촌 전경. ⓒ뉴데일리DB
    앞서 지난 7월 경찰은 서울·경기 등 수도권 일대에서 353억여원을 편취한 일당 9명을 검거하고 3명을 구속했다. 이들에게 153가구가 피해를 입은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에 의하면 이들은 빌라 등 전셋값을 부풀려 매매가와 같게 맞춘뒤 전세와 매매를 동시에 진행해 세입자 보증금으로 매맷값을 치뤄 소유권을 몰래 이전시키는 '동시진행' 수법을 사용했다.

    사기행각을 주도한 피의자 2명중 1명은 현직 공인중개사로 드러났다. 그는 분양사업자와 중개보조원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피해자들을 안심시키고 이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때문에 결국 전세사기 문제는 피해자 구제책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실효성이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하지만 지난 6월부터 시행된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 및 주거안정에 관한 특별법(전세사기 특별법)'조차 피해자들을 제대로 보호해주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특히 이 법령 3조 '전세사기 피해자의 요건'중 △다수피해 발생 △기망·사기 의도 등을 증명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달 국회 국토위 소속 조오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토부로부터 제출받은 '전세사기 피해자 결정 부결 현황'을 보면 '요건 미충족'으로 피해자 결정이 부결된 552건중 530건이 해당조건을 증명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의 96.0%에 달하는 수치로 임대인의 사기 의도를 파악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숫자로 확인된 셈이다.

    또한 해당법안이 국회에서 논의되던 당시 피해자 성립요건중 전세보증금 규모가 특정범위로 한정돼 일부 피해자들은 사각지대에 놓였다.

    결정된 범위는 '3억원이하로 하되 시도별 여건을 고려해 최대 5억까지 조정'으로 보증금 5억원이상 피해자들은 손해를 인정받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서진형 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경인여대 교수)는 "전세사기로 인해 비아파트의 수요가 꺾이는 등 시장 변화가 나타나고 있는 실정"이라며 "피해자들을 구제하는 방향으로 정책이 나아가는 것도 맞지만 전세사기에 당하지 않도록 수요자들이 꼼꼼히 알아보는 것도 필요하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