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시장 향후 50조 폭풍성장 전망SK엔무브, '에너지 효율화 기업' 탈바꿈 위해 첫 진출GS칼텍스, 냉각유 'Kixx Immersion Fluid S' 서둘러 신사업 낙점HD현대오일 "검토중", 에쓰-오일 "기술개발중"… 언제든 참전 가능
  • ▲ GS칼텍스가 데이터센터용 액침냉각유를 출시했다.ⓒ GS칼텍스
    ▲ GS칼텍스가 데이터센터용 액침냉각유를 출시했다.ⓒ GS칼텍스
    국내 주요 정유사들이 '윤활유' 사업을 통한 '액침냉각' 시장에 잇따라 진출한다. 액침냉각을 기반으로 한 전력효율 시장이 향후 50조원 이상으로 성장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SK엔무브가 '에너지 효율화 기업' 탈바꿈 선언과 동시에 첫 발을 내 딛은 후 GS칼텍스도 산사업으로 낙점, 발을 들인 형국이다. 특히 윤활유의 경우 정유업계 누구나 시장 참여가 가능한 만큼 향후 영토확장을 놓고 치열한 한판 승부가 불가피해 졌다.

    현재 HD현대오일뱅크는 사업 참여를 검토중이며, 에쓰-오일(S-OIL) 역시 단순 사업 검토를 넘어 액침냉각용 윤활유 기술 개발을 진행중이다.

    국내 정유4사의 경우 '지상유전'으로 불리는 고도화설비율이 세계 최고 수준인 만큼 고급윤활기유 생산이 가능하고 이를 기반으로 한 윤활유 생산이 자유롭다. 고도화 설비를 지상유전으로 부르는 이유는 1차 정제 과정에서 50% 가까이 병산되는 벙커C유를 다시 고온 고압으로 깨 휘발유, 등경유를 다시 뽑아 내기 때문이다. 특히 이 과정에서 고급 윤활유를 생산할 수 있는 '3기유'가 병산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의 윤활유 부문 자회사 SK엔무브는 지난달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손잡고 업계 최초로 선박용 ESS 액침냉각 기술 개발에 나선다. 국제해사기구 온실가스 배출 규제에 따라 국내외 선박협회로부터 선박용 ESS 액침냉각 기술에 대한 선급 인증을 조기 확보할 예정이다. 

    앞서 SK엔무브는 특수냉각유를 사용한 SK텔레콤의 액침냉각 기술이 검증을 마치기도 했다. 향후 고급 윤활기유를 원료로 냉각효율과 안정성을 높인 열관리 플루이드를 개발해 향후 개화할 액침냉각 시장의 글로벌 선도기업으로 자리매김한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지난해 3월 데이터센터 액침냉각 시스템 전문기업 미국 GRC에 2500만달러(약 320억원)의 지분투자를 단행한 뒤 올해 8월 미국 PC 제조 및 정보기 솔루션 기업 델 테크놀로지 등과 기술 상용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는 등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데이터센터 뿐 아니라 전기차용 배터리, ESS 열관리를 위한 플루이드도 각각 특성에 맞게 개발하고 있다. 나아가 SK엔무브는 전기차용 냉난방 성능개선에 도움이 되는 '냉매 플루이드' 개발을 시도 중이다.

    박상규 SK엔무브 사장은 "데이터 사용량의 폭발적인 증가로 열관리를 통한 전력효율 증대가 미래 핵심 비즈니스 영역으로 부상할 것이다"며 "SK엔무브의 글로벌 1위 고급 윤활기유 경쟁력과 연구개발 역량을 바탕으로 액침냉각과 열관리라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GS칼텍스도 액침냉각 사업을 신사업으로 낙점하고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SK엔무브와 마찬가지로 전기차나 배터리 기업과 협력해 전기차 배터리, ESS용 배터리에 쓰이는 액침냉각유 개발에 속도내겠다는 전략이다.

    현재는 자사 윤활유 브랜드 '킥스'(Kixx)를 통해 액침냉각유 'Kixx Immersion Fluid S'를 출시한 상태다. 해당 제품은 협력업체들과의 실증평가를 통해 데이터센터 서버의 안정적 구동 및 열관리 기능에 대한 제품 검증을 완료했다. 식품 등급 인증과 생분해성을 보유한 합성 원료를 사용해 인체·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도 했다.

    이들이 앞다퉈 액침냉각 사업을 확대하는 데는 시장 성장성이 크기 때문이다. 액침냉각은 냉각유에 제품을 침전시켜 냉각하는 차세대 열관리 기술로 데이터센터·ESS 등 분야에서 각광받고 있다.

    전기 사용량이 늘고 장비 밀집도가 높아지면 발열을 제어하고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서는 열관리가 가장 중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이들은 향후 글로벌 액침냉각 시장 규모가 지난해 4260억원에서 2040년 42조원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는 "데이터센터의 경우 열관리 기술을 활용하면 공기를 이용한 공랭식 대비 총 전력효율을 약 30% 이상 개선할 수 있다"며 "향후 대규모 서버를 갖추는 곳들이 늘어나면서 이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관련 산업에 투자 규모도 커질 전망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