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원가율 94.3%…대우·GS건설도 90% '육박'부동산한파·PF부실위기속 미분양량 10개월만 증가"하반기 매출감소 나타날듯"…해외수주·신사업 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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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시장 침체가 수년째 이어지면서 대형건설사들도 주택부문 원가부담이 지속되고 있다. 올해도 주택시장 전망이 어두운 가운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위기까지 겹치면서 건설기업 주력사업인 주택부문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건설사들은 해외수주와 신사업 확보 등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지난해 원가율 94.3%를 기록했다. 전년보다 1.5%p 상승한 수치다. 국내부문 건축 및 주택 원자재 영향이 지속된 탓이다.다른 건설사들도 90%에 육박하는 원가율을 기록하는 등 주택부문이 실적반등의 걸림돌로 작용되고 있다.대우건설은 지난해 영업이익 662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12.8% 감소한 수치다. 대우건설 원가율은 꾸준히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2021년 85.7%였던 원가율은 2022년 88%로 증가했고 지난해 3분기 기준 89.6%까지 급증했다.대우건설 측은 "주택건축사업부문의 원가율 부담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2022년 베트남THT 법인 실적 확대에 따른 기저효과 등으로 전년동기대비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지난해 검단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사고를 초래한 시공사 GS건설은 연간 영업손실 3884억원을 내면서 적자전환했다.GS건설 관계자는 "검단아파트 사고로 예상 손실금액 5524억원을 일시에 반영했다"며 "이후 품질향상 및 안전점검 활동 등을 포함한 고강도 쇄신을 위해 보수적인 원가 재점검 실시로 영입이익이 적자전환했다"고 말했다.부동산시장 한파가 이어지는 가운데 PF 부실위기까지 더해지며 건설사들의 주력사업을 자리매김했던 주택부문의 부진이 지속되는 모습이다.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말 기준 전국 미분양주택은 6만2489가구로 전월보다 7.9%(4564가구) 늘었다. 지난해 3월부터 9개월 감소했던 미분양주택이 10개월 만에 다시 상승전환한 것이다.특히 수도권 미분양도 한달새 3033가구 급증했다. 고금리와 분양가 상승 여파 등의 영향으로 풀이된다.악성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 주택도 1만857가구로 전월보다 3.7%(392가구) 늘었다. 악성미분양이 늘어날수록 PF대출 부실 위험도 높아지는 만큼 건설사들의 부담도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문제는 올해도 부동산시장 전망이 녹록지 않다는 것이다. 부동산플랫폼 직방에 따르면 부동산시장 선행지표로 통하는 서울 아파트 매매 신고가 거래비율은 지난 1월(14일 집계기준) 9.1%에 그쳤다.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고금리 충격과 경기위축 영향으로 불확실성이 높아진 집값 전망에 손절우려를 불러올 수 있는 고가 매입에 대한 심리적 저항감이 아파트 신고가 비율 하락으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한국신용평가는 올해 건설산업에 대한 전망을 '비우호적'으로 내놨다. 정승재 한기평 연구위원은 "높은 수준의 시장금리가 지속되는 가운데 정부 및 금융권의 대출관리 강화 등으로 지난해 하반기 이후 주택매수심리가 하락세로 전환됐다"며 "지방 및 비주택 수요 회복이 지연되는 상황에서 수도권 주택시장 불확실성 확대되고 있어 올해도 분양시장 전반의 부진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그러면서 "공급관련 선행지표들의 위축이 장기화될 경우 건설사의 외형성장 둔화도 불가피하다"며 "인허가-착공-매출 간 시차를 감안할 때 올 하반기부터 주택사업을 중심으로 매출감소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이에 건설사들은 해외수주와 신사업 등으로 사업포트폴리오 강화에 힘을 주는 분위기다.삼성물산은 에너지, 스마트시티, 홈플랫폼 등 신사업 성과창출을 본격화해 고수익 사업체계 전환과 수주 포트폴리오 확대를 통한 지속 가능한 성장체계를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2000억원에 그쳤던 신사업 수주를 올해 2조4000억원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지난해 해외현장으로 주택부진을 만회한 현대건설은 올해도 상반기중 수주가 유력한 사파니아프로젝트 등으로 목표치를 상회하는 신규수주를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대우건설도 리비아 재건사업, 이라크 알포항 PJ 등 해외 거점국가 뿐만 아니라 적극적인 신규국가 진출을 통해 양질의 수주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지난해 '어닝쇼크'를 기록한 GS건설도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사업기틀을 재정립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