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동해 앞바다 석유·가스 매장 가능성 언급'산유국 기대감'에 석유가스 株 무더기 상한가"아직 탐사 초기단계, 단기 테마주에 투자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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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망구조 도출지역이 표기된 이미지 ⓒ연합뉴스
    정부의 동해 심해 유전탐사 시추 승인 소식에 석유개발 관련주가 급등하고 있다. 증권가 일각에서는 이틀 연속 무더기로 상한가를 찍는 석유·가스 관련주에 대한 투자 경고등을 울리고 나섰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기준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 상한가를 기록한 종목 10개 중 7개가 석유 관련주였다. 대장주인 한국가스공사는 3일 종가 기준 전 거래일 대비 8900원(29.87%) 오른 3만8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 외 한국석유는 29.98% 상승한 1만7950원, 흥구석유는 30% 뛴 1만6250원, 대성에너지는 29.91% 오른 1만990원, 화성밸브는 29.94% 높은 6640원을 기록했다. 동양철관과 한국ANKOR유전도 각각 29.89%, 29.74%로 크게 올랐다. 가스주들도 일제히 올랐다. SK가스는 6.72% 오른 19만500원, 서울가스는 3.21% 오른 5만7900원, 인천도시가스는 3.53% 오른 2만6400원으로 마감했다.

    한국가스공사는 도시가스용 천연가스 수입을 독점하는 공기업이다. 동해의 해저유전 개발이 성공하면 가장 큰 수혜가 기대되는 종목인 셈이다. 한국가스공사가 도입한 도시가스용 천연가스를 각 가정에 공급하는 역할을 하는 건 대성에너지와 경동도시가스(13.62%) 같은 도시가스업체들이다.

    이들은 동해 심해 유전 개발 기대감에 주가가 치솟았다. 같은 날 오전 윤 대통령은 "경북 포항 영일만 앞바다에서 막대한 양의 석유·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물리탐사 결과가 나왔다"며 "최근 140억배럴에 달하는 석유·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결과가 나왔고, 유수 연구 기관과 전문가들의 검증도 거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산업부가 탐사 시추 계획을 승인했고, 내년 상반기까지 어느 정도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에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동해 석유·가스 매장 가치는 삼성전자 시가총액의 5배 정도"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이번 발표가 단기 테마성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정부의 발표대로 동해의 심해유전에 많은 양의 석유·가스가 묻혀 있더라도 당장 관련 기업들의 수익으로 연결되기까지는 쉽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문경원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동해 심해유전에 석유·가스의 매장이 확인되면 2027~2028년부터 탐사를 시작하고, 상업적인 개발은 2035년부터 이뤄질 것"이라며 "최소 5개의 시추공을 뚫을 예정이고, 개당 1000억원 이상의 비용이 소요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시추 이전까지 결과를 예단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유재선 하나증권 연구원은 "아직 탐사 초기 단계로 확신을 갖기에는 다소 이른 시점이기 때문에 추가 진행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며 "생산까지 이어진다고 가정하는 경우 가스·석유 공기업 수혜가 일부 존재할 수 있다"고 했다.

    박형중 우리은행 애널리스트도 "장기 테마성 이슈에 그칠지는 앞으로 자원 매장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축적되는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지금 당장 앞으로의 전망에 대해서 판단하기는 어려운 단계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서 에너지 관련주들에 대한 옥석 가리기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