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00~2700선 박스권 흐름에 테마주 순환매 장세 지속급등 테마주 중심 개미투자자 빚투 규모도 급증세…20조원 돌파레버리지 활용 투자 자칫 큰 손실…투자 신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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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스피 지수가 수개월째 2600~2700선 안팎 박스권 흐름을 벗어나지 못하자 석유주, 화장품주, 음식료 등 테마주 순환매 장세가 펼쳐지고 있다. 이 흐름을 탄 개미투자자들의 빚투(빚을 내 주식 투자) 규모도 커지는 모습이다.

    1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20조1216억원으로 집계됐다. 신용융자 잔고가 20조원을 돌파한 것은 지난해 9월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 7월 2차전지 테마열풍에 20조원대까지 증가했던 빚투 규모는 이후 증시가 지지부진하자 지난해 말 16조원대까지 내려갔다.

    이후 조금씩 늘어나며 지난 3월 다시 19조원대를 유지하다가 이달 들어 뚜렷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투자자가 증권사에 돈을 빌려 투자하고 아직 갚지 않은 자금이다.

    통상 주가 상승이 예상될 때 대출을 받아 주식을 매수하려는 수요가 늘면서 신용거래융자 잔고도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다시 빚투 규모가 연중 최대치로 늘어난 건 최근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확산하며 주가 상승에 베팅하는 수요가 늘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 4월에 이어 지난달에도 부진을 이어가던 코스피는 이달 들어 지난 14일까지 4.6% 상승했다.

    동해 심해 석유·가수 관련주와 함께 음식료, 인공지능(AI) 반도체 등 각종 테마별로 순환매 장세가 펼쳐지며 주가가 급등하는 것도 개미투자자들의 빚투 심리를 자극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신용잔고가 급증한 주식들은 최근 테마주로 묶이며 증시에서 급등세를 보이는 종목들이다.

    한국가스공사의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14일 기준 777억5200만 원으로 한 달 전인 지난달 13일(96억 원) 대비 무려 709.9% 급증했다. 이 기간 신용융자 잔고가 가장 많이 늘어난 종목도 한국가스공사다.

    이달 초 정부가 경북 포항 영일만 앞바다에 140만 배럴에 달하는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한국가스공사를 비롯한 석유·가스 업체를 중심으로 테마주의 주가는 널뛰고 있다.

    해태제과식품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한달 전 1억 원 수준에 불과했지만 지난 14일 기준 11억 원까지 급증했다. 롯데웰푸드, 농심홀딩스 등 다른 음식료주의 신용잔고도 마찬가지로 3~5배 늘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 소송 항소심 판결 이후 경영권 분쟁 가능성 등으로 '이혼 테마'에 급등한 SK 역시 빚투 규모가 크게 늘었다. 지난 14일 기준 SK의 신용융자 잔고는 728억4500만 원으로, 한 달 전(310억5200만 원)보다 134.6% 급증했다.

    전문가들은 증시 불확실성이 여전한 만큼 무리하게 이슈별 단기 테마를 추종하는 투자를 지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특히 레버리지를 활용한 투자는 자칫 큰 손실을 볼 수 있어 유의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신용잔고율은 수급 측면에서 부담으로 작용한다. 시장 하락 시 반대매매로 인한 추가 하락 가능성이 커지고, 하락 우려에 순매도가 다시 증가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테마주 위주의 빚투가 주식시장 전반에 걸쳐 나타나고 있는 형국"이라면서 "주가 급락 시 투매로 이어져 투자자 손실도 커질 가능성이 클 수 있는 만큼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