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 당선시 바이든 정부 지원책 유지 가능성 커 건설업계 트럼프리스크 비상…중동정세 악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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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대통령이 대선을 3개월 앞둔 시점에 후보직을 사퇴하면서 판세가 급변하고 있다. 후임자로 카멀리 해리스 부통령이 떠오르면서 오는 11월 치러질 미 대선결과에 국내건설사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1일(현지시각) 민주당 대선후보직에서 사퇴한다고 발표했다. 현재 가장 유력한 차기 대선후보는 해리스 부통령으로 점쳐진다.만약 대선에서 해리스 부통령이 당선될 경우 국내건설사 리스크는 트럼프 전대통령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큰틀에서 바이든 행정부 경제정책을 이어받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특히 바이든 정부의 핵심 경제정책이자 국내기업들이 지원을 받고 있는 △반도체 및 과학법(CHIPS and Science Act)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반도체 및 과학법은 미국이 반도체분야에서 기술적 우위를 점하기 위해 반도체와 과학산업에 2800억원(366조원)을 투자하는 것으로 미국에 반도체시설을 짓는 기업에 보조금 30억달러를 지원한다.인플레이션 감축법은 오는 2030년까지 탄소배출량 40%를 감축을 목표로 에너지·기후변화프로그램에 3690억달러(471조원)을 투자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더불어 미국내 재생에너지 생산장려 차원에서 관련 기업을 대상으로 한 세제혜택 및 보조금·대출지원도 포함됐다.이러한 정책에 힘입어 국내건설사들은 미국현지에서 자동차·반도체·배터리 등 현지 생산설비 건설공사를 확대했다. 삼성물산은 삼성전자 오스틴법인의 테일러 반도체공장 사업을 추진했으며 현대엔지니어링은 현대차그룹의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그결과 지난해 미국수주액 역시 큰폭으로 증가했다. 해외건설통합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수주액은 99억8300만달러(13조8474억원)을 기록해 사우디를 제치고 해외수주액 1위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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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트럼프 전대통령이 당선될 경우 상황은 지금과 180도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우선 트럼프 전대통령은 바이든 행정부의 반도체 및 과학법·인플레이션 감축법에 대해 노골적으로 불만을 드러내 왔다.실제 트럼프 전대통령은 지난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와 인터뷰에서 "지금 우리는 대만이 우리나라에 새로운 반도체 공장을 짓도록 수십억달러를 주고있다"면서 "이제 그들은 그것도 다시 대만으로 가져갈 것"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대만 파운드리 업체인 TSMC를 겨냥한 발언이지만 국내기업들도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트럼프 전대통령 재선으로 국내기업들이 받고있는 보조금정책이 폐기될 경우 현지 신규공장 건설 및 증축 등이 감소할 수밖에 없다. 이는 곧 국내건설사들의 수주실적 저하로 직결된다.또한 중동정세 악화도 우려되고 있다. 트럼프 전대통령과 미국 공화당 지지층은 바이든 정부의 중동정책이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을 초래했다며 중동강경책을 예고한 바 있다. 국내건설사들의 수주텃밭인 중동정세가 복잡해지면 리스크도 덩달아 커진다.올상반기 기준 국내건설사 중동수주액은 100억3251만달러(13조8910억원)로 전체 해외수주액중 64.3%를 차지하고 있다.이처럼 중동지역 의존도가 높은 가운데 현지정세 불안 등으로 신규발주와 프로젝트가 지연되면 건설사들이 입는 타격도 불가피한 상황이 된다. 일각에서는 2019년 중동수주 급감사태가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트럼프정부 3년차였던 당시 중동지역 해외건설수주액은 47억달러를 기록하면서 2004년 35억달러이후 15년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한 바 있다.대형건설사 관계자는 "해리스 부통령이 당선된다고 해서 무조건적으로 안심할 수 있는 건 아니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 최측근이었던 만큼 중요한 경제정책 에 한해서는 유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국내기업 입장에서는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적은 상대"라고 분석했다.이어 "하지만 트럼프 전대통령은 이야기가 다르다. 바이든 정부가 해왔던 모든 정책을 폐기하고 강경한 자국우선주의로 돌아설 것이다. 국내 기업들 입장에서는 그만큼 불확실성이 커지게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