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자양PFV·DL-효제PFV 채무보증 공시채무보증 기업 재무부담 전이될 가능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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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주부진에 직면한 건설사들이 자체사업 추진을 위해 시행사 채무보증에 나서고 있다. 일부 재무리스크를 감수하면서 시행사 초기자금 확보를 지원, 고수익 자체사업을 본궤도에 올리려는 전략이다. 하지만 건설경기 불황 여파로 개발사업이 지연되거나 시행사 부채가 누적될 경우 자칫 '밑빠진 독에 물붓기'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2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최근 대우건설·DL이앤씨·HDC현대산업개발 등 대형건설사들이 채무보증을 통한 시행사 지원사격에 돌입했다.채무보증이란 기업이 빌린돈을 갚지 못할때 채무인수 등으로 빚을 대신 갚는 자금보충의무를 제공하는 것이다. 쉽게말해 '빚 보증'이다.채무보증 자체가 기업 위험지표로 인식되진 않지만 시장불황이 지속될 경우 채무보증기업 재무부담으로 전이될 가능성이 있다.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보면 대우건설은 지난달 21일 자양파이브피에프브이(PFV)에 대한 1055억원 규모 채무보증을 공시했다.자양파이브PFV는 자양5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 시행주체로 지난해말 기준 대우건설이 35%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해당 채무보증건에 대해 대우건설 측은 "자양5구역 공동주택 개발사업과 관련해 시행사 사업비 조달을 위해 자금보충 및 미이행시 채무인수 등 신용을 제공하는 건"이라고 설명했다.현재 자양5구역은 2개 사업주체인 자양파이브PFV(대우건설)와 자양5구역PFV(호반건설)간 합병논의가 진행중이다.내년 1월 사업시행인가 일몰전까지 합병이 완료돼야 본격적인 사업추진이 가능하다. 현행법상 정비사업엔 시행자 1곳만 참여할 수 있는 까닭이다.사업이 본궤도에 오르기전까지 자양파이브PFV에 대한 재무지원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실제로 자양파이브PFV는 2021년이후 3년째 영업손실이 지속되고 있다.지난해 감사보고서를 보면 자양파이브PFV는 26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부채는 1930억원으로 2000억원에 육박한 반면 자본총계는 마이너스(-) 43억원을 기록했다.DL이앤씨도 최근 효제PFV에 대한 3200억원 규모 채무보증을 공시했다.효제PFV는 DL이앤씨가 지분 66%를 보유한 관계기업으로서 서울 종로구 효제동 오피스개발사업 시행사다.현재 DL이앤씨는 효제동 98외 필지에 지하 7층~지상 12층·2개동 빌딩을 짓는 오피스 개발프로젝트를 자체사업으로 추진중이다.당초 2020년 부지를 매입해 2021년 착공에 들어갈 계획이었지만 부동산시장 불황 등이 겹쳐 사업이 지연됐다.착공이 미뤄지면서 효제PFV 총부채는 지난해말 기준 3099억원까지 늘었다. 총부채를 총자본으로 나눈값인 부채비율은 1518%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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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달 지엠지개발에 대한 1230억원 규모 채무보증을 결정했다.지엠지개발은 서울 강서구 마곡 D18-1블록 R&D센터 건립사업 시행사로서 HDC현대산업개발이 47% 지분을 보유중이다.2022년엔 매출이 잡히지 않아 3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해 매출이 38억원으로 늘면서 영업이익도 10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다만 총부채 917억원에 자본금이 마이너스 40억원으로 풀어야할 숙제로 꼽힌다.재무리스크 우려에도 불구하고 건설사들이 시행사 지원과 자체사업에 나서는 것은 고금리와 자잿값 인상 여파로 민간·공공사업 수주가 여의치 않은 까닭이다.대한건설협회와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조사결과 지난 5월 국내 건설수주는 13조9972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30.1% 감소했다.업계에선 사업확대 과정에서 채무보증액 증가는 불가피하나 시행사의 과도한 부채와 영업손실은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대형건설 A사 관계자는 "호흡이 긴 개발사업 특성상 시행사 초기손실은 어쩔수 없는 부분"이라며 "일단 착공에 들어가 매출이 발생하면 부채 등은 상당부분 털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그러면서 "다만 사업이 예정보다 지연되거나 부채가 과도하게 쌓이는 것은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부연했다.이지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고금리가 유지되는 상황에서 건설사 매출액과 수익성 감소, 자금조달 어려움이 예상된다"며 "기업상황에 맞는 유동성 및 재무안정성 관리가 이뤄져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