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부당대출 보고 누락 가능성 시사손태승 전 회장 아내, 거액 대출 빌딩 매입처남도 부당대출 의혹… 우리은행 명예지점장 행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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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태승 전 우리금융그룹 회장의 친인척 관련 부당대출 사건의 실체가 하나둘씩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다.

    손 전 회장 아내 법인에서 우리은행을 통한 거액의 부동산 매입 대출을 일으키고, 처남은 우리은행 명예지점장 행세를 하는 등 그 민낯이 드러나고 있다. 

    게다가 우리은행이 부당대출을 인지했음에도 경영진에 대한 책임론을 피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무마하려 했다는 의혹에 힘이 실리면서 현 경영진들에 대한 책임론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의 부인 김 모씨가 친인척이 세운 법인을 통해 우리은행에서 139억7000만원을 빌려 165억원 규모의 빌딩을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부동산 임대업체는 손 전 회장의 부인과 또 다른 친인척이 절반씩 출자해 2021년 6월 설립됐다. 

    손 전 회장 부인은 우리금융의 또 다른 계열사인 우리자산신탁을 통해 부동산담보신탁 방식으로 돈을 빌렸다. 대출 이자율은 2.92%로 시장 금리보다 다소 높은 수준이었다. 

    이 대출은 1년 만에 타 은행으로 대환되면서 상환됐기 때문에 금융당국이 밝힌 손 전 회장 친인척 관련 부당대출 350억원에 해당하지는 않는다. 

    금융당국은 해당 대출이 절차와 조건을 갖춘 대출이라 법적으로 문제 될 건 없다는 입장이지만 도덕적 논란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금융지주 최고 의사결정자인 지주 회장의 아내가 회장 재임 기간 지주 산하 은행에서 대규모 대출을 받았다는 점에서 도의적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손 전 회장 처남은 우리은행 명예지점장 직함을 적시한 명함을 가지고 다닌 것으로 알려졌다. 

    회장 친‧인척이 뒷배를 과시하며 다녔는데 은행이 이를 거르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리은행 안팎에서는 우리은행이 이번 부당대출 사건을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이 커지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우리은행이 사문서 위조 등 금융사고 보고 누락이 있었는지 살펴볼 방침이다. 

    조사 결과 현 경영진이 부적정 대출과 관련한 내용을 지난 4월께 인지했음에도 관련 부실여신에 대한 대출 회수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질 경우 배임 의혹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금융감독원 고위관계자는 “우리은행은 자체검사에서 발견된 여신심사 소홀로 인한 부실 여신은 보고 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하지만 금감원 입장에서는 사문서 위조 등 금융사고 보고 누락 여부에 대해 살펴볼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