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 브랜드 호황… 콜마·코스맥스 날았다 아모레·LG생건·애경 '반등 채비'…북미·일본 공략패션 예년 보다 따뜻한 날씨에 4분기 장사 발동동계엄령 사태로 소비심리 위축·외국인관광객 감소 우려
  • K-뷰티로 시작했다가 K-뷰티로 끝났다고 할 정도로 뷰티 업계는 올 한해 K뷰티 덕분에 호황을 누렸다. 특히 북미 시장 K-뷰티 열풍에 기회라 생각하고 적극적으로 투자하며 사업을 확장한 덕분에 큰 폭의 성장세를 누렸다. 패션업계는 최대 성수기 4분기에 예년보다 따뜻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가을 특수를 제대로 누리지 못하면서 아쉬움이 컸다. 한파를 기다리며 겨울 장사에 총력을 집중하는 모양새다. 다만 최근 계엄령 사태로 탄핵 시위 등 불안정한 정치 상황 속 소비 심리 위축이라는 변수가 떠올라 노심초사다. 올해를 달군 패션·뷰티업계 10대 뉴스를 꼽아봤다.
  • ▲ 사진은 한국콜마 종합기술원(왼쪽), 코스맥스 판교 사옥. ⓒ각 사
    ▲ 사진은 한국콜마 종합기술원(왼쪽), 코스맥스 판교 사옥. ⓒ각 사
    ◇ 코스맥스·콜마 K-뷰티 인디브랜드 약진에 날았다 

    올해 화장품 제조업자개발생산(ODM) '투톱'인 코스맥스와 한국콜마가 K뷰티 열풍에 힘입어 수출을 확대한 인디브랜드와 함께 호황기를 맞았다. 양사 모두 올해 1~3분기 분기별 최대 실적을 갱신했다. 양사의 실적을 견인한 것은 중소 인디 브랜드들이다. 전체 매출의 90% 이상이 인디 브랜드 제품을 ODM 사업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인디브랜드의 약진으로 덩달아 상승한 것이다.

    마녀공장, 조선미녀 등 국내 인디 브랜드들의 해외 시장에서 활약이 돋보였다. 마녀공장은 글로벌 최대 이커머스인 아마존을 시작으로 미국 대형 유통사인 코스트코·얼타의 온·오프라인 채널에 입점했다. 마녀공장 상반기 미국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98% 가까이 크게 증가했다. 조선미녀는 지난 11월 미국 LA에서 첫 팝업스토어 열었다. 지난해 14000억원 수준의 매출이 올해 3000억원 달성할 전망이다.
  • ▲ (왼쪽부터)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애경산업 본사ⓒ각사
    ▲ (왼쪽부터)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애경산업 본사ⓒ각사
    ◇ 뷰티 대기업 3사, 미국·일본 등 비중국에서 성장세 돋보여

    지난해 중국 내수 부진에 따라 힘든 시간을 보낸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은 올해 들어 비중국 시장에서의 성장세로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아모레퍼시픽이 북미사업에서 코스알엑스를 등에 업고 호실적을 기록했다. 지난 3분기 코스알엑스 실적이 편입되면서 미주 매출은 108% 증가했다. 

    LG생활건강과 애경산업은 일본에서 선전했다. LG생활건강은 글린트, VDL, 프레시안 등 다양한 브랜드 제품으로 현지를 공략하면서 지난 3분기 기준 일본 매출은 전년 대비 10.1% 증가했다. 애경산업은 메이크업 전문 브랜드 '루나' 인기를 앞세워 일본에서 팝업스토어를 여러 차례 열었고, 베트남 지역 등으로 진출 확대를 통해 글로벌에서 지속 성장하며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늘었다. 

  • ▲ 신세계사이먼 부산 프리미엄 아울렛 다이소 매장ⓒ신세계사이먼
    ▲ 신세계사이먼 부산 프리미엄 아울렛 다이소 매장ⓒ신세계사이먼
    ◇ 다이소 뷰티 맛집 돌풍… 뷰티 대기업도 다이소 전용 브랜드 론칭 

    올 한해 다이소는 ‘뷰티 맛집’으로 돌풍을 일으켰다. 다이소는 신성장 동력으로 뷰티 부문을 적극 키우고 있다. 올해 달라진 점이 있다면 인디 브랜드에서부터 뷰티 대기업 브랜드까지 라인업을 갖춘 것이다.

    인디브랜드 제품으로는 VT코스메틱의 다이소 전용 ‘리들샷 페이셜 부스팅 퍼스트 앰플’ 이 인기를 누렸고, 아모레퍼시픽·LG생활건강·애경산업 뷰티 대기업들도 잇따라 다이소 전용 세컨드 미모 바이 마몽드, CNP 바이 오디-티디, 투에딧 바이 루나를 각각 론칭하며 인기 대열에 합류했다. 

    LG생활건강이 지난 9월 다이소 전용 제품으로 출시한 ‘CNP 바이 오디 티디 스팟 카밍 젤’(피부 트러블 진정 효과 제품)은 출시 3개월 만에 10만개 이상 팔렸다. 

  • ▲ 어뮤즈ⓒ신세계인터내셔날
    ▲ 어뮤즈ⓒ신세계인터내셔날
    ◇ 신세계인터내셔날, 어뮤즈 713억원 규모 인수… “해외 사업 본격화”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지난 10월 네이버의 화장품 계열사 어뮤즈 지분 100%(37만3737주)를 713억원에 인수 완료했다. 어뮤즈는 걸그룹 아이브 멤버 장원영 '젤핏 틴트'로 입소문을 탄 중저가 인디 브랜드로 북미, 일본 등지에서 인기가 높다.

    럭셔리·프리미엄 위주였던 코스메틱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해외 사업을 본격화하기 위해 인수를 결정했다. 지난해 기준 360억원대 수준의 매출을 2028년까지 2000억원 규모로 키우겠다는 목표다.

  • ▲ CJ올리브영 N 성수점 ⓒCJ올리브영
    ▲ CJ올리브영 N 성수점 ⓒCJ올리브영
    ◇ CJ올리브영 N 성수점 오픈… 무신사 텃밭 성수서 뷰티 격돌

    CJ올리브영은 지난달 외국인 관광상권인 서울 성수동에 국내 최대 규모 올리브영N 성수점을 열었다. 총 5개 층으로 면적만 4628㎡(1400평)에 달한다. 올리브영의 뷰티 리테일 노하우를 집약한 미래 전략 매장으로, 글로벌 사업 확대를 위한 랜드마크 역할을 맡았다. 앞서 지난 8월 올리브영은 서울교통공사의 지하철 ‘역명 병기 판매사업’ 입찰에 참여해 3년간 ‘성수(CJ올리브영)역’으로 표기할 수 있는 권리를 낙찰받았지만, 매장 오픈에 앞두고 역명 병기권을 반납했다.  

    향후 무신사 뷰티와 성수동에 뷰티 격돌이 펼쳐질 전망이다. 성수동은 무신사 본사가 위치한 곳으로, 패션부터 뷰티까지 매장은 물론 다양한 팝업스토어를 운영· 강화하고 있어, 무신사 텃밭으로 불리는 지역이다. 무신사는 지난 9월 대규모 뷰티 성수 팝업 스토어를 운영한 바 있다.
  • ▲ 포근한 날씨 10월 31일 서울 남산을 찾은 관광객이 반팔 차림이다.ⓒ연합뉴스
    ▲ 포근한 날씨 10월 31일 서울 남산을 찾은 관광객이 반팔 차림이다.ⓒ연합뉴스
    ◇ “언제 추워지나”… 날씨에 속 타는 패션 업계 

    패션업계가 올해 가을 날씨가 실종되면서 4분기 특수를 제대로 누리지 못했다.

    통상 가을과 겨울 의류는 봄·여름 의류와 비교해 단가가 높아 업계에서는 성수기로 통하지만 10월까지 따뜻한 날씨가 지속되면서 가을 의류 재고 처리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 이에 따른 삼성물산패션·코오롱FnC·LF, 한섬 등 주요 패션기업들의 3분기 매출·영업이익 동반 감소했다. 12월 들어 한파를 기다리고 있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예년 대비 겨울철 장사에 속도가 안붙고 있다. 
  • ▲ 이랜드 스파오ⓒ이랜드
    ▲ 이랜드 스파오ⓒ이랜드
    ◇ 얇아진 지갑… 무신사스탠다드·스파오·유니클로 등 가성비 갑 SPA 브랜드 인기

    고물가·고금리로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가성비로 무장한 SPA브랜드의 올 한해 약진이 돋보였다. 특히 무신사 스탠다드는 올 한해에만 오프라인 16개 매장을 열며 공격적으로 몸집을 키웠다.

    무신사 스탠다드 17개 오프라인 매장의 올해 1월~11월26일 방문객은 1028만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1~10월 오프라인 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 3.5배로 늘었다. 이랜드 스파오의 인기도 뜨겁다. 지난 1월부터 11월까지의 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 약 25% 증가했다. 스파오의 올해 매출은 6000억원을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유니클로는 올해 6년 만에 국내 시장에서 매출 1조원을 넘겼다.
  • ▲ 코오롱FnC가 중국·일본에 대한 마스터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한 미국 글로벌 골프웨어 브랜드 ‘지포어’.ⓒ코오롱FnC
    ▲ 코오롱FnC가 중국·일본에 대한 마스터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한 미국 글로벌 골프웨어 브랜드 ‘지포어’.ⓒ코오롱FnC
    ◇ 패션기업, 글로벌 시장 공략… 코오롱스포츠 중국 매출 국내 넘어서

    국내 패션기업들이 글로벌 시장 공략에 힘을 쏟았다. 코오롱FnC 대표 브랜드 코오롱스포츠는 중국 사업 호조로 올해 처음 중국 사업 매출이 국내 매출 규모를 뛰어 넘는다. 올해 중국 6000억원대, 국내 4000억원대 연매출을 각각 기록할 전망이다. 코오롱FnC는 지포어 본사와 중국·일본 시장 마스터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고, 내년부터 중국과 일본에서 지포어 브랜드를 직접 운영한다.

    한섬은 지난 6월 프랑스 파리에 글로벌 플래그십 스토어 ‘시스템 파리’를 오픈했다. 오픈 3개월만에 누적 방문객 1만명을 넘기며 현지 시장에 안착해 가고 있다. LF는 지난 5월 파리 프랭땅 백화점 런웨이· 9월 런던 패션위크 참가해 유럽 시장을 두드리고 있다. 

  • ▲ 할리데이비슨 컬렉션스 성수 팝업 매장ⓒ신세계인터내셔날
    ▲ 할리데이비슨 컬렉션스 성수 팝업 매장ⓒ신세계인터내셔날
    ◇ 패션·뷰티 달려가는 성수동 팝업스토어

    올해도 성수동 팝업스토어의 열기는 뜨거웠다. 패션부터 뷰티 기업들은 MZ세대와 외국인들이 몰리는 성수동에 팝업 스토어를 잇따라 열며 투자를 이어왔다. 쿠팡뷰티, 컬리뷰티, 무신사뷰티 등 이커머스 업계도 뷰티 사업을 확대하며 성수동에 팝업 스토어를 여러 차례 선보이며 흥행몰이 했다. 

    LF는 올해 안에 세 번의 르봉백 팝업 스토어를 연달아 오픈했고,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지난달 할리데이비슨 컬렉션스 론칭 기념으로 연 첫 팝업스토어의 장소로 성수를 낙점했다. 지난 10월 30일부터 11월 10일까지 12일간 열린 스파오 성수동 팝업스토어에는 누적 방문객 2만 명이 몰렸다. 특히 주말에는 일 평균 1500명 이상의 방문객들로 성황을 이뤘다.

  • ▲ 4일 오후 6시경 명동상권 풍경ⓒ이미현 기자
    ▲ 4일 오후 6시경 명동상권 풍경ⓒ이미현 기자
    ◇ 계엄령·탄핵 후폭풍으로 소비위축· K뷰티 찬물 우려 

    패션뷰티 업계가 연말 장사에 총력을 다하고 있는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령 사태로 소비심리가 얼어붙을지 노심초사하고 았다.

    특히 K뷰티로 몸집을 키웠던 뷰티 브랜드들은 이번 사태가 한국 이미지 타격, 외국인 관광객 감소, 소비위축으로 이어지면서 매출에 악영향을 미칠지 우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