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계 사모펀드, 렌터카 1·2위 업체 연달아 인수SK·롯데렌터카 합산 점유율 36% 달해중국 BYD 국내 진출과 맞물려 '윈윈' 가능성렌터카 외에 자율주행 등 중국 위협 가시화
  • ▲ 어피티니의 주요 투자 레코드. SK렌터카도 포함되어 있다. ⓒ어피니티 홈페이지 캡쳐
    ▲ 어피티니의 주요 투자 레코드. SK렌터카도 포함되어 있다. ⓒ어피니티 홈페이지 캡쳐
    홍콩계 사모펀드인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어피니티)가 SK렌터카에 이어 롯데렌탈을 인수하면서 국내 렌터카 시장에서 지각 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특히 중국 BYD의 국내 진출과 맞물려 자동차·렌터카 분야를 향한 중국의 공습이 본격화되고 있는 것.

    13일 업계에 따르면 어피니티는 롯데와 이달 6일 롯데렌탈 경영권 지분 매각을 위한 구속력 있는 양해각서(바인딩 MOU)를 체결했다. 

    거래 대상은 호텔롯데와 부산롯데호텔이 보유한 롯데렌탈 지분 56.2%이며, 매각 금액은 1조6000억원이다. 이번 거래는 내년 2월 중순 본계약 체결, 금융당국 승인을 거쳐 6월 말 최종 거래 종결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어피니티는 이달 8월 SK네트웍스와 SK렌터카 지분 100%를 8200억원에 인수했다. 

    올해 3분기 기준 국내 렌터카 시장 점유율은 롯데렌터카(20.8%), SK렌터카(15.7%), 현대캐피탈(12.8%), 하나캐피탈(6.2%) 순이다. 나머지 44.5%는 중소, 영세업체들이 차지하고 있다. 

    어피니티가 롯데렌탈 인수를 완료하면 국내 렌터카 1위와 2위 업체를 동시에 보유하면서 합산 점유율은 36.5%까지 상승하게 된다. 

    어피니티는 롯데렌탈을 향후 3년간 SK렌터카와 별도 법인으로 운영하며, 이 기간 동안에는 롯데 브랜드를 사용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기존 렌터카 사업 일변도에서 벗어나 소비자의 차량 운행 데이터를 수집·관리하는 등 사업 영역을 다변화한다는 목표다. 
  • ▲ 올해 중국모터쇼에서 BYD 부스 모습. ⓒ뉴시스
    ▲ 올해 중국모터쇼에서 BYD 부스 모습. ⓒ뉴시스
    민병철 어피니티 대표는 롯데와 바인딩 MOU를 체결한 후 “롯데렌탈과 SK렌터카를 모빌리티 서비스 기업으로 성장시키겠다”면서 “국내 렌터카 시장은 성장성과 확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렌터카 업계에서는 어피니티가 BYD와 협력 관계를 맺으면서 국내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BYD는 글로벌 전기차 1위 업체이며, 최근 한국 진출을 공식화했다. 이미 지난해 말부터 한국 시장 판매, 서비스 네트워크 구축을 시작으로, 국내 전기차 인증 절차를 진행해왔다. 

    특히 국내 BYD 판매는 국내 딜러사인 도이치모터스, 삼천리 외에 중국 최대 자동차 유통그룹인 하모니오토의 한국법인이 나눠 맡게 되는 구조다. 

    어피니티와 BYD가 힘을 합치게 되면 BYD는 렌터카를 통해 보다 원활하게 국내 시장에 진출할 수 있다. 어피니티는 중국 전기차를 앞세워 다양한 소비자 니즈를 충족시키면서 시장 지배력을 강화할 것으로 분석된다. 

    아울러 국내에서 렌터카를 통해 중국 전기차가 확산되면 국내 이용객들의 각종 주행정보 등 자율주행에 필요한 데이터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최영석 원주한라대학교 미래모빌리티학과 교수는 “롯데렌터카와 SK렌터카는 특히 장기렌터카 분야에 강점이 있고 중국 자본이 이를 확보했다는 데 의미가 크다”면서 “게다가 단순 렌터카 사업이 아니라 테슬라와 같이 로보택시, 자율주행 데이터 확보하는 의도도 있어 중국의 공세가 거세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도 “중국 자본이 국내 자동차, 렌터카 시장을 두고 공격적인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면서 “BYD와 ‘윈윈 관계’가 형성된다면 향후 국내 자동차, 렌터카 시장 모두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