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주총… 의결권 자문사 권고 잇따라글래스루이스 현 경영진 제안안 '찬성'MBK "편향적 잣대… 공신력 의심" 반발'집중투표제'에 ISS·ESG기준원 반대 권고서스틴베스트·ESG평가원·ESG연구소 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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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임시주주총회에 앞서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 견해가 속속 공개되고 있다. 의결권 자문사들은 대부분 현재 고려아연 경영진 손을 들어주는 의견이 잇따르자 MBK·영풍 측은 ‘편향적’이라며 공개 비판하는 등 반발의 수위를 높이며 양측의 신경전이 고조되고 있다.15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까지 고려아연 임시주총 안건에서글로벌 의결권 자문사 글래스루이스와 국내 의결권 자문사 서스틴베스트, 한국ESG평가원, 한국ESG연구소 등은 현 경영진 손을 들어줬고, 또 다른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 ISS와 국내 의결권 자문사 한국ESG기준원은 중립 의견을 냈다.외국인 투자자 표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 글래스루이스는 집중투표제 도입과 이사 수 상한 제한, 액면분할, 소수주주 보호 명문화, 사외이사의 이사회 의장 선임, 배당기준일 변경, 분기배당 도입 등 고려아연 현 경영진이 제안한 안건에 모두 찬성을 권고했다.글래스루이스는 “집중투표제는 특정 지배 주주를 과도하게 우대하기보다는 더 광범위한 주주 기반을 대표하는 이사회를 구성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며 “효율적인 의사결정과 모든 이사의 의미 있는 참여를 보장하기 위해 이사회의 구성원 수가 20명을 초과해서는 안 된다”고 설명했다.이사 후보에 대해서도 고려아연 측 추천 후보 7인 선임은 전원 찬성하고 MBK·영풍이 제안한 14인의 후보는 모두 반대했다. 집중투표제가 도입되면 고려아연 측 후보 중 4명에만 표를 집중해야 한다고 했다. 영풍의 거버넌스 이력과 영풍의 이해관계가 고려아연 다른 주주들의 광범위한 이해관계와 일치하는지 의문이라는 설명이다.글로벌 의결권 자문사의 권고가 고려아연 지분을 보유한 외국인 투자자 표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고려아연과 MBK 측의 희비가 갈렸다. 글래스루이스에 앞서 또 다른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 ISS는 집중투표제 도입 안건에는 반대하면서도 이사 수 제한, MBK·영풍 측이 제안한 사외이사 후보 중 4명 선임에만 찬성을 권고하며 사실상 ‘중립’ 의견을 낸 바 있다.MBK 측은 최윤범 회장 측 안건에 모두 찬성한 글래스루이스의 보고서에 대해 “편향적이며 논리적 모순이 있다”며 이례적으로 공개 비판하고 평가절하했다. 글래스루이스가 이사회 안건에 반대하는 경우 자체가 극히 드물며, 최 회장에 편향적인 의견으로 공신력이 의심된다고도 했다.MBK는 글래스루이스가 최 회장 측 인사로만 구성된 고려아연 현 이사회의 7명의 사외이사가 독립적이라고 판단한 점에서 편향적 의견이란 주장이다. 집중투표제를 주주들의 다양한 의견을 반영할 수 있다는 이유로 찬성하면서, 고려아연 이사회 추천 후보 4명에게만 찬성을 권고한 것도 모순적이라고 지적했다.고려아연 임시주총을 일주일여 앞두고 양측의 신경전이 극으로 치닫고 있다. 앞서 국내 의결권 자문사 한국ESG평가원과 서스틴베스트는 고려아연 현 경영진의 경영성과를 인정하면서 최 회장 측에 힘을 실어줬다. 한국ESG연구소는 집중투표제 도입엔 찬성하면서 이사 선임에서는 경영진이 추천한 후보 4명, MBK 측이 추천한 후보 3명에 찬성을 권고했다.한국ESG연구소는 “집중투표제 도입은 결과적으로 일반주주 권익 보호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며 “고려아연 경영 안정성 측면에서 지속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하되, 이를 예리하게 감독하고 견제할 수 있는 영풍·MBK 측 이사후보들을 일부 선임할 것을 권고한다”고 밝혔다.서스틴베스트, 한국ESG연구소와 함께 국내 3대 의결권 자문사로 꼽히는 한국ESG기준원은 사실상 중립 의견을 냈다. 고려아연 지분 4% 가량을 보유해 캐스팅보터로 지목되는 국민연금의 수탁자책임위원회(수책위)는 한국ESG연구소와 한국ESG기준원과 계약, 이들 권고를 반영해 의결권을 행사한다.한국ESG기준원은 집중투표제 도입에는 반대하면서 MBK 측이 제안한 총 14명의 신규 이사 후보 중 7명에 대해서만 찬성했다.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 가운데 집중투표제 도입에 반대한 곳은 한국ESG기준원과 ISS 두 곳이며 글래스루이스, 서스틴베스트, 한국ESG평가원, 한국ESG연구소 등은 찬성을 권고했다.고려아연 관계자는 “글로벌 양대 의결권 자문사는 물론 국내 주요 자문사까지 현 경영 체제 유지에 손을 들어주고 있다”며 “영풍과 MBK 측 역시 이런 권고에 공감하고, 회사의 장기적인 발전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이사회에서 합리적인 의견을 내는 구성원이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