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만에 신규점 롯데마트 천호점 16일 오픈그로서리 상품 및 특화 매장으로 꾸며… 전체 비중 80% 차지강동구 유통업계 격전지로… "롯데마트 경쟁력 충분"
  • ▲ 롯데마트 천호점 입구 ⓒ롯데마트
    ▲ 롯데마트 천호점 입구 ⓒ롯데마트

    "롯데마트 천호점 매장이 잘 나왔네요. 기대 많이 됩니다."

    강성현 롯데마트·슈퍼 대표이사가 오픈을 하루 앞둔 15일 천호점을 둘러보고 직원들에게 남긴 말이다.

    롯데마트의 신규 매장 출점은 2019년 인천터미널·이천·수지점 이후 6년 만이다. 롯데마트는 업황이 악화된 2020년부터 외형 확장 대신 점포 효율화에 집중했다. 지난 4년간 양주·천안아산·의정부점 등 실적이 부진한 14개 점포를 폐점했다.

    그 결과 2022년에는 연간 흑자 전환(540억원)에 성공했으며 2023년 영업이익은 873억원까지 증가했다. 천호점은 4~5년간 내실을 다지는 과정을 마무리하고 출점 전략으로 복귀하는 신호탄이라 할 수 있다.

    16일 오픈 첫날 방문한 천호점은 10시 이전부터 소비자들로 붐볐다. 4548㎡(약 1374평) 규모로, 일반 대형마트의 절반 수준이었다. 매장의 80%를 신선식품과 즉석조리 식품을 포함한 그로서리(식료품)에 집중했다.

    천호점이 위치한 천호동과 성내동은 30대와 1인 가구 비율이 높아 차별화된 먹거리 콘텐츠를 주력으로 선보였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과거 대형마트는 상품 구색의 다양성을 중시하며 매장을 크게 설계하고, 많은 공간을 비식품에 할애했다"며 "온라인 커머스의 성장으로 비식품 매장의 효율성이 떨어지면서, 대형마트는 직영 매장의 규모를 축소하고 식품 위주의 매장을 구성하는 한편, 비식품 공간을 테넌트(임대)로 전환하는 등 공간 활용의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 ▲ 롯데마트 천호점 요리하다 코너 ⓒ롯데마트
    ▲ 롯데마트 천호점 요리하다 코너 ⓒ롯데마트

    실제 매장에 들어서자 롯데마트의 즉석 조리를 대표하는 롱 델리 로드가 27미터(m) 길이로 자리 잡고 있었다. 일반 매장과 비교해 약 50% 더 많은 상품을 선보이고 있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고객들이 취식 편의성을 고려해 즉석에서 바로 드실 수 있도록 전진 배치했다"면서 "요즘 고객들은 배달 음식에 익숙하고, 편의성을 갖춘 델리에 대한 니즈가 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소용량과 가성비를 콘셉트로 한 요리하다 월드뷔페 코너에서는 갈릭 치킨 스테이크·깐쇼새우·나시고랭 등 양식·중식·아시안 음식을 포함해 60여 개의 상품을 3000~4000원대 가격에 제공하고 있었다.

    이는 일반 매장의 평균 40종보다 많으며 해당 코너의 면적도 2배가 넓다고 마트 관계자는 설명했다.

    가공식품 코너에서는 냉동 간편식 특화 매장인 데일리 밀 솔루션(Daily Meal Solution)을 통해 오늘 뭐 먹지?에 대한 일상의 고민을 해결하는 다양한 상품을 제안하고 있었다.

    이 특화 매장은 일반 매장보다 70% 이상 많은 냉동 간편식 상품을 준비하고 있으며, 특히 냉동 밀키트 상품은 3배 이상 많았다. 

  • ▲ 롯데마트 천호점에서만 판매하는 강동맥주 ⓒ김보라 기자
    ▲ 롯데마트 천호점에서만 판매하는 강동맥주 ⓒ김보라 기자
    와인&리큐르존은 주류전문관 보틀벙커에서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꾸며졌다. 와인과 위스키 구색을 일반 매장보다 10% 이상 확대한 것이다. 헬시플레저 트렌드를 반영해 논알콜 와인존을 신규 구성해 눈길을 끌었다.

    특히 강동구의 랜드마크를 디자인에 담은 청량한 풍미의 강동맥주를 천호점만의 시그니처 상품으로 단독 선보이기도 했다.

    먹거리와 함께 실속형 장보기를 특화했다고 마트 관계자는 강조했다. 채소 매장에서는 끝장상품존을 운영하며, 고객의 장바구니 부담을 낮췄다. 끝장상품은 연간 판매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 구매 빈도가 높은 채소를 선정해 업계 최저가 수준으로 판매하는 상품을 말한다. MD(상품기획자)가 직접 경매에 참여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가격 경쟁력을 높여 일반 상품과 비교해 약 20% 이상 저렴하게 판매하고 있었다.

    이외 비식품 매장은 오늘좋은 숍인숍도 선보였다. 이 매장은 PB(자체브랜드) 상품 구성이 전체의 60%를 차지했다. 인지도 높은 브랜드의 상품이라도 효율이 낮은 상품은 과감히 줄이고 PB 상품을 중심으로 4900원, 7900원, 9900원, 1만2900원 등 900원 단위 균일가 특화존을 구성했다. 
  • ▲ 롯데마트 천호점 오늘좋은 숍인숍 ⓒ김보라 기자
    ▲ 롯데마트 천호점 오늘좋은 숍인숍 ⓒ김보라 기자

    천호점이 자리한 강동구는 오프라인 유통의 새로운 격전지로 주목받는 곳이다. 롯데마트 천호점 반경 2㎞ 이내에 약 17만 세대가 거주하고 있으며, 재개발·재건축을 통해 조성된 대규모 아파트 단지를 기반으로 지역 상권의 성장세가 가파르게 이어지고 있다.

    강동구에는 이마트 명일점, 이마트 천호점, 홈플러스 강동점 등 3개의 대형마트가 영업 중이다. 여기에 올해 상반기 중 이마트 강일점이 추가로 개장할 예정이어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강동구에는 이미 3개의 대형마트가 영업 중이지만, 기존 마트들이 노후화된 만큼 롯데마트가 경쟁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롯데마트는 천호점에 이어 오는 5∼6월 구리점도 다시 문을 연다. 이는 2021년 3월 폐점했던 자리에 4년 만에 재입점하는 것이다.

    강성현 롯데마트 대표는 "천호점은 롯데마트가 6년 만에 새롭게 오픈하는 점포로, 롯데마트의 핵심 경쟁력인 그로서리 전문 콘텐츠를 기반으로 고객 가치를 충실히 구현한 차세대 그로서리 전문점의 표준이 될 매장"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마트와 슈퍼 사업부 통합, 그로서리 전문점으로의 전환 등 롯데마트의 지속적인 성장 전략을 통해 양적·질적 성장을 동시에 이뤄내며 넘버원 그로서리 마켓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덧붙였다.